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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대의원제'는 왜 개혁 대상이 됐나…계파갈등 재점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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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딸·친명 "당원 표 등가성 실현"
비명 "지역 분포 균형추"
'이재명 힘 싣기?' 당내 비판도

더불어민주당이 '돈 봉투 의혹'을 계기로 '대의원제 폐지' 요구에 직면했다. 친명계(친이재명계) 의원들과 강성 당원인 '개딸(개혁의 딸)'들을 중심으로 이같은 주장을 내세우면서 당 일각에선 이재명 대표에게 유리한 구도를 만들기 위한 것라는 비판이 거세다. 총선을 10개월 앞두고 당 지도부가 혁신안을 고심 중인 가운데 이러한 개혁이 이뤄질지 주목된다.


24일 민주당 청원 사이트인 국민응답센터에 따르면 '대의원제 폐지'를 요구하는 청원이 5만명의 동의를 얻어 당의 의무 답변 대상이 됐다. 해당 청원자는 "이번 돈 봉투 사건의 시발점은 국민의힘도 폐지한 대의원제도에 있다고 본다"라며 "당원들의 목소리를 듣지 않고 기득권적인 당 운영을 해온 민주당은 당연히 비판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같은 청원 이후 당내에서 대의원제 폐지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계속되고 있다. 민주당혁신행동은 지난 22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당 혁신, 당원 민주주의 강화가 정답"이라며 "표의 등가성에 위배되고, 나아가 민주주의를 왜곡시키는 대의원 제도부터 폐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같은 날 원외지역위원장협의회도 대의원제도 폐지를 포함한 혁신안을 당 지도부에 전달했다.


민주당 대의원제도는 무엇?
민주당 '대의원제'는 왜 개혁 대상이 됐나…계파갈등 재점화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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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민주당은 1만6000명의 대의원이 있다. 이는 권리당원 114만명의 14% 가량이다. 대의원은 국회의원, 지역위원장, 당직자, 지역 핵심당원 등으로 구성되며 각 지역위원회에서는 정기적으로 대의원을 선출한다. 대의원은 주로 전국대의원대회에서의 당대표, 최고위원 선출, 당헌 제·개정 절차 등에서 권한을 행사한다. 당 지도부를 뽑는 전당대회 투표 반영 비율은 권리당원 40%, 대의원 30%, 여론조사 25%, 일반당원 5% 등이다. 대의원 1명의 표가 사실상 권리당원 50~60명 표인 만큼 대의원 표의 가치가 지나치게 높다는 주장이 제기된 것이다.


민주당은 과거 호남지역에 편중된 당원수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대의원 제도를 도입했다. 영남 등 당원이 적은 지역의 대의원을 둬 표의 가치를 보정하는 장치였다. 중진인 안규백 민주당 의원은 지난달 페이스북에서 "호남이 우리 당의 뿌리인 것은 맞지만 전국정당으로서의 의사 결정 과정이 왜곡돼서는 안 된다"며 "대의원에게는 편중된 권리당원의 지역적 분포에 있어 균형추를 잡는 막중한 역할이 부여돼 있는 것"이라고 필요성을 주장했다.

민주당 '대의원제'는 왜 개혁 대상이 됐나…계파갈등 재점화



그러나 대의원제는 최근 불거진 '돈 봉투 의혹'의 원인으로 지목됐다. 지난 2021년 5월 송영길 전 대표가 선출된 전당대회 당시 대전 동구 지역위원장이었던 강래구 한국공공기관감사협회장이 이정근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을 통해 당내 의원들에게 불법 자금을 건넸다는 의혹이 알려지면서다. 지역위원장이 소수의 대의원을 관리하는 선거 방식에선 '금권 선거' 위험이 커질 수 있다는 점이 대두된 것이다. 당시 전당대회 투표 반영비율은 대의원 45%, 당원 40%로 대의원 비중이 더 높았다. 검찰이 당시 전당대회에서 금품을 전달받은 것으로 보고 있는 이들도 대의원에 해당한다.


'개딸'로 지칭되는 강성 당원들은 '표의 등가성'을 지적하고 나섰다. 일정한 당비는 낸 권리당원이 과거보다 증가한 상황을 반영해 이들의 투표 반영 비율을 높여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일각에선 "모든 당원들의 표는 같은 가치로 인정받아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실제 지난해 8월 열린 민주당 전당대회에서는 이같은 요구를 반영해 대의원표 비율이 45%에서 30%로 15%포인트 줄였다.


대의원제 폐지하면 이재명에게 유리?
민주당 '대의원제'는 왜 개혁 대상이 됐나…계파갈등 재점화 [이미지출처=연합뉴스]

문제는 당내 현역 의원들 사이에서 대의원제 폐지를 두고 또다시 계파에 따라 의견이 나뉘고 있다는 점이다. 당내 대표적인 '친명계(친이재명계)'인 김용민·민형배 의원은 지난 12일 의원총회를 앞두고 국회 소통관에서 당내 11개 단체와 기자회견을 열고 대의원제 폐지를 주장했다.


이들은 "권리당원이 늘수록 상대적으로 대의원의 표 가치는 더 높아져 대선 전 권리당원 33표에 해당하던 대의원 1표의 가치가, 권리당원 114만명의 오늘에는 권리당원 54표에 맞먹을 만큼 치솟은 역설적인 상황"이라며 "이는 표의 등가성을 보장하는 민주주의 평등선거의 원칙을 정면으로 위배하는 매우 비민주적인 관행"이라고 비판했다.


정청래 최고위원도 지난 22일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마무리 발언으로 "민주당 선거에선 당대표도 1표, 당원도 1표를 행사해야 한다"며 "대의원제를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튿날 안민석 의원도 페이스북에 "이 대표와 민주당은 대의원제 폐지와 중앙위원회 컷오프 폐지를 신호탄으로 과감한 민주당 혁신에 올인하자"고 썼다.


비명계 "대의원제 전국정당 위해 필수"

비명계(비이재명계) 사이에선 친명계에서 대의원제 폐지를 공개 주장하고 나선 점에 대해 의혹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친명계가 권리당원의 영향력을 확대해 이재명 대표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한 의도라는 것이다. 비명계는 그동안 이 대표를 비롯한 친명 지도부가 개딸과 '결별'해야 한다고 요구해 왔는데, 대의원제 폐지로 인해 강성 지지층인 권리당원의 영향력이 커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박용진 의원은 "돈 받은 사람이 문제라면 국회의원의 지분을 없애거나 지역위원장을 없애야지 왜 애먼 대의원 제도를 없애려 하느냐"며 "이것은 오히려 민심과 더 멀어지는 일을 만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비명계에 속하는 박광온 원내대표도 지난달 30일 KBS '뉴스9'에서 "대의원제는 어느 정도 폐해가 있는 것이 이번에 드러나긴 했지만, 민주당의 전국 정당화를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제도"라며 "현재 드러난 폐해만으로 대의원제를 폐지해야 한다고 이야기하는 것은 아직 시기상조"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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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민주당이 총선 10개월을 앞두고 정치 개혁을 위한 혁신 기구를 내놓기로 발표했다. 이 때문에 대의원제 폐지도 하나의 정치개혁 수단으로 고려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 대표는 지난 22일 원외지역위원장들과 간담회에서 "이제 민주당의 당내 민주주의 확보와 정치 개혁, 정치 혁신에 대한 이야기를 본격적으로 할 때가 되지 않았나 싶다"며 당 혁신을 예고했다.




박준이 기자 giv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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