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1일 사실상의 코로나19의 ‘엔데믹(감염병의 주기적 유행) 선언’을 하면서 코로나는 끝이 보이고 있다. 하지만 미지의 감염병X(Disease X)에 대한 위협은 지금도 지속되고 있다. 감염병의 출현 주기는 짧아지고 있어 머지 않아 감염병X가 나타날 거란 전망도 있다. 방역당국 관계자는 “2003년 사스가 발생 후 6년 뒤 신종플루가 나타났고 이어 4년이 지나서는 코로나19가 시작됐다”며 “감염병 대응 역량을 새로운 차원으로 구축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질병관리청은 관계부처 합동으로 마련한 ‘신종감염병 대유행 대비 중장기계획’을 이날 발표했다. 신종 감염병이 발생했을 때 늦어도 200일 안에 백신을 개발하고 하루 확진자 100만명에도 대응 가능한 의료체계를 구축하는 게 골자다.
질병청은 이를 달성하기 위한 10대 핵심과제를 마련했다. 우선 언제 나타날지 모를 감염병의 조기경보를 위한 통합 감시체계(감염병 종합지능 플랫폼)를 구축한다. 따로 활용되고 있는 해외와 국내 감시 등 정보를 통합하고 하수·오수 감시 인수공통감시 등 다양한 데이터를 종합 분석하는 것이다. 또 감염병X가 호흡기 감염병일 가능성이 높은 만큼 이를 중심으로 임상감시, 병원체·변이감시 등을 대폭 강화한다.
코로나 교훈은 병상 확보였다. 코로나가 한창 심했을 땐 행정명령으로도 목표 병상을 확보하는 데 10주 이상 걸렸다. 이에 더 큰 규모의 감염병X가 와도 대응할 수 있도록 일주일 내 동원 가능한 중환자 치료 가능 상시병상을 약 3500개 확보한다. 이는 코로나19 유행 초기 확보한 약 700개 병상의 5배 수준이다. 필수 인력도 늘린다. 인구 10만명 미만 시군구에서도 역학조사관을 배치하도록 하고 중환자실 및 감염병 병동 내 전문인력도 확충한다.
팬데믹 발생 전 대비 단계에서 백신·치료제 신속 개발 체계를 구축한다. 호흡기바이러스, 출혈열바이러스등 국내 우선순위 감염병을 선정하고 우선순위병원체 및 시제품 백신을 사전에 생산, 프로토타입 라이브러리에 비축한다. 또 메신저 리보핵산(mRNA) 등 핵심 플랫폼 확보를 추진한다. 국립감염병연구소의 감염병 연구개발(R&D) 기획 기능을 강화하고,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및 민간기구들과 성과지향적 협력을 한다. 질병청 관계자는 “이를 통해 팬데믹 발생 100일 또는 200일 이내 신속한 백신·치료제 개발을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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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병청은 중장기계획 79개 세부과제별 이행 계획을 수립하고, 주기적인 실적 점검을 실시할 계획이다. 지영미 질병청장은 “미래 팬데믹은 우리가 예상하지 못하는 모습, 방식으로 올 수 있기에, 발생 최대치에 대비한 방역 역량을 준비할 것”이라고 밝혔다.
변선진 기자 s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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