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부진에 고개숙인 셀트리온 서정진 "경영진에 강력지침 줄 것"

경영일선에 복귀한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명예회장이 최근 주가 부진에 대해 주주들에게 사과했다.

서 명예회장은 28일 오전 인천 송도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린 셀트리온 주주총회에 참석, "주주총회 시작 전에 주주분들께 사과 인사를 드리러 왔다"면서 "회사가 잘해서 직원들이 보람을 느끼고 주주들이 손해 안 보게 해야 하는데,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며 고개를 숙였다. 그는 "일이 생각처럼 되지 않아 힘들게 해드려 가슴이 아프다"며 "오늘 주주총회 끝나고 나면 저까지 함께 뛰어서 더 열심히 하겠다"고 밝혔다.

서 명예회장은 "올해 1월이 되자마자 제일 먼저 유럽에 가 27개국 업무점검을 했다. 위탁생산(CMO) 사이트도 돌면서 점검했고, 3일 전에도 미국과 캐나다의 직접판매를 정비하고 왔다"며 "지금까진 명예회장으로 직원들을 격려하러 갔지만, 주주총회가 끝나면 그룹 총수로서 경영진에게 강력한 지침을 주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저도 여러분과 같은 똑같은 주주"라며 "모든 주식이 제 이름으로 돼 있고, 아내나 아이들 이름으론 없다. 창사 이래 지금까지 주식 판 적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러분들의 심정을 충분히 알고 있고, 그룹을 대표해 죄송하다는 말씀드린다"고 재차 고개를 숙였다. 주주들의 의견을 청취하겠다는 뜻도 드러냈다. 그는 "질문하실 게 있다면 주주총회 후 질의응답 시간에 피하지 않고, 무시하지 않고, 형식적인 답변 안 하고 진심으로 모두 답할 것"이라며 "무제한으로 질문받고 답변하겠다"고 밝혔다.

서 명예회장은 주주들에게 "(지금처럼)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이 시기에는 나라도 와서 힘 합치는 게 좋을 것 같아 왔다"며 "너그럽게 봐주시고 정상적인 주주총회가 되도록 도와달라. 감사하다"며 말을 맺었다.

서 명예회장은 이날 주주총회 시작 전 사내이사가 아닌 셀트리온그룹 명예회장 자격으로 주주들에게 발언했다. 이날 셀트리온그룹 3개사 주총이 예정대로 끝나면 서 명예회장은 2년 임기로 사내이사 겸 이사회 공동의장을 맡게 된다. 이날 일부 주주들은 최근 셀트리온의 주가 부진에 항의하는 뜻으로 피켓 시위를 벌였다. 일부 주주는 서 명예회장의 발언 전 주가 부진에 대해 고성을 내지르며 항의하기도 했다.

송도=이명환 기자 lifehwan@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