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PT-4가 PPT·엑셀 뚝딱…오피스 잡무 끝낼까

구글·MS, 업무용 SW에 생성형 AI 적용
컴퓨터에 AI 비서 탑재…"업무 생산성 높인다"

명령어만 입력하면 워드 문서가 파워포인트로 바뀌고 발표 원고까지 만들어준다. 숫자만 쓰인 엑셀 파일을 주면 주요 트렌드를 분석해준다.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이 업무용 소프트웨어(SW)에 챗GPT 같은 생성형 인공지능(AI)을 적용한 결과다. 사용자 컴퓨터에 사무용 잡무를 돕는 AI 비서가 하나씩 생기는 셈이다.

MS는 16일(현지시간) 'AI와 함께하는 일의 미래(The Future of Work with AI)' 행사에서 MS 365 코파일럿(Copilot)을 공개했다. 코파일럿은 부조종사를 뜻한다. 기장인 인간 옆에서 업무를 돕는 일종의 AI 비서라는 의미를 담았다. 미국의 AI 스타트업 오픈AI가 최근 공개한 초거대 AI GPT-4를 활용했다.

코파일럿은 워드, 엑셀, 파워포인트, 아웃룩(이메일), 팀즈(협업툴) 등에 적용된다. 각 SW를 사용할 때 코파일럿과 대화할 수 있는 채팅창이 뜬다. 사용자는 채팅창에 원하는 작업을 문자로 입력하면 된다.

[사진출처=MS]

예를 들어 '신제품 공개 행사에 고객사 초청 이메일을 써달라'고 하면 메일을 뚝딱 써낸다. 길이나 문체까지 선택할 수 있다. 워드로 작성한 문서를 요약·편집해주기도 한다. 분기 실적이 담긴 엑셀 파일을 열고 '주요 트렌드를 분석해 달라'고 하면 결과를 내놓는다. 팀즈로 화상회의를 하다 흐름을 놓쳤을 때 '어떤 얘기가 오갔는지 알려달라'고 하면 정리해준다.

각 SW 간 호환도 가능하다. '워드 문서를 10장짜리 파워포인트로 만들어달라'고 하면 몇 초 만에 만들어낸다. AI가 슬라이드 디자인을 선택하거나 알맞은 이미지를 찾아 넣는다. 발표자용 원고까지 덧붙여준다.

MS는 수개월 안에 모든 사무용 SW 제품에 코파일럿을 탑재할 계획이다. 정확한 출시 시기와 가격 등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사티아 나텔라 MS 최고경영자(CEO)는 "코파일럿은 문서 작성·소싱·편집 시간을 절약해준다"며 "키보드와 마우스 없이 컴퓨터를 사용하지 못하는 것처럼 코 파일럿 같은 AI 모델 없는 컴퓨터는 상상하기 어려워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구글도 앞서 자사 업무용 SW에 들어가는 생성형 AI 기능을 공개했다. AI는 구글 독스, 지메일, 구글 슬라이드, 구글 시트 등 구글 워크스페이스에서 업무를 지원한다.

MS와 마찬가지로 지메일과 구글 독스에서 주제를 입력하면 초안을 자동으로 만들어준다. 클릭만으로 메일 내용을 더 자세하게 작성하거나 축약해준다. 어조를 재미있게 하거나 전문적으로 바꾸기도 한다. 여러 번 주고받은 이메일 내용을 요약하고 브리핑이나 캠페인 문구로 작성해준다. 이를 구글슬라이드의 프리젠테이션 문서로 바꿔주기도 한다.

업무용 SW에 생성형 AI를 활용하면서 생산성을 향상시켜 줄 것이라는 평가다. 하정우 네이버클라우드 AI랩 소장은 페이스북을 통해 "SW를 넘어 개인이나 기업이 보유한 데이터를 활용하고 쉬운 사용자 경험(UX)까지 갖춰 막강한 업무 도구의 비전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다만 MS는 오류 가능성을 여러 번 강조했다. AI가 업무를 보조해도 사람의 확인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제라드 스패타로 MS 부사장은 "때때로 코파일럿은 '유용하게' 틀릴 것"이라며 "비록 완벽하지는 않지만 이용자에게 유리한 출발점을 제공한다"고 했다. 코파일럿이 사실이 아니거나 부정확한 내용을 담는 경우 이용자는 코파일럿이 만들어놓은 초안을 보고 실수만 바로 잡으면 되기 때문에 여전히 유용한 도구라는 얘기다.

최유리 기자 yrchoi@asiae.co.kr
오수연 기자 syoh@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