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하루만보 하루천자]"독서모임 왔다가 걷기까지"…'숭례문학당'의 인기비결

시계아이콘02분 43초 소요
언어변환 숏뉴스
숏 뉴스 AI 요약 기술은 핵심만 전달합니다. 전체 내용의 이해를 위해 기사 본문을 확인해주세요.

불러오는 중...

닫기
뉴스듣기

생산적·발전적인 취미 갖고 싶은 각계각층서 관심
코로나19 시기에도 책 읽고 온라인서 비대면 토론
책만 읽다 약해진 체력…이제는 하루10㎞씩 걸어

[하루만보 하루천자]"독서모임 왔다가 걷기까지"…'숭례문학당'의 인기비결
AD

서울 숭례문광장 길 건너편 한 작은 빌딩엔 '숭례문학당'이라는 간판이 붙어 있다. 그리 넓지 않은 공간에 테이블과 의자, 책 수백권이 꽂힌 책장이 전부이지만 2008년 12월 첫 모임 이후 15년째 많은 사람들이 이곳에서 함께 독서를 하고 이야기를 나누고 글을 쓰고 있는 독서 공동체다. 학생부터 주부, 회사원, 공무원, 변호사나 의사 같은 전문직까지 직업과 나이, 사는 지역도 모두 다르지만 '책'을 매개로 생각을 나누고 열띤 토론을 하고, 여기서 한걸음 더 나아가 운동까지 함께 하며 몸과 마음의 건강을 찾고 있다. 숭례문학당 운영을 맡고 있는 김민영 이사(사진 왼쪽)와 김민석 사무국장(오른쪽), 그리고 100일 걷기 모임을 운영하고 있는 조혜원 강사(가운데)를 만났다.


[하루만보 하루천자]"독서모임 왔다가 걷기까지"…'숭례문학당'의 인기비결 지난 3일 서울 중구 남대문로5가에 위치한 '숭례문학당'에서 김민영 이사(왼쪽부터)와 조혜원 강사(100일 걷기 모임 운영자), 김민석 사무국장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허영한 기자 younghan@

소통하고 공감할 수 있는 '생산적인' 취미
[하루만보 하루천자]"독서모임 왔다가 걷기까지"…'숭례문학당'의 인기비결 김민영 숭례문학당 이사. 사진=허영한 기자 younghan@

흔히 독서는 혼자서도 충분히 할 수 있는 활동이라고 여긴다. 하지만 책을 읽은 뒤 혼자만의 감동을 느끼거나 깨달음을 얻는데서 끝나지 않고 같은 책을 읽은 누군가와 그 소감을 나누다보면 나와는 다른 관점,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새로운 시각으로 그 책을 바라볼 수 있다. 이런 경험에 매료된 사람들 몇몇이 모여 숭례문학당이 시작됐다. 혼자서는 책 읽기가 재미 없어서, 또는 발전적인 취미를 갖고 싶은 이들이 합류하고, 지적이면서도 생산적인 이야기를 나누고 싶거나 나와는 다른 분야에서 일하는 사람들과 교류하고 싶어서 동참하는 사람들이 더해지면서 학당 내 모임의 종류와 회원 수도 불어났다. 현재까지 숭례문학당에 가입한 회원은 1만2000명을 넘어섰고 운영중인 소모임만 120개, 활동강사도 40여명에 이른다. 모임 기간이나 횟수에 따라 다르지만 회원이 보통 월 몇 만원, 오프라인 모임의 경우 평균 회당 2만원 정도의 비용을 지불하면 이것이 학당 운영비와 강사료(모임 리더)로 운영되는 구조다.


독서토론 전문강사로도 활동중인 김 이사는 "모임을 하다 보면 현대인들이 얼마나 고도의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는지 여실히 드러난다"며 "책을 잃고 글을 쓰면서 자신 속에 감춰진 분노나 화를 직면하게 되고, 다른 사람들과 생각을 나누면서 그런 감정들을 해소할 수 있어 정신적으로도 건강해진다"고 귀띔했다. 스스로가 정서적으로 편안해지고, 타인의 사고나 감정을 받아들이고, 그렇게 시야가 넓어지는 과정을 경험하게 되니 일단 한번 독서모임을 시작하면 꾸준히 참여하고, 때로는 좀 더 구체적인 주제를 정해 또 다른 모임을 만들게 된다.


[하루만보 하루천자]"독서모임 왔다가 걷기까지"…'숭례문학당'의 인기비결 김민석 숭례문학당 사무국장. 사진=허영한 기자 younghan@

전국 각지에서 모임에 참여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온라인 독서토론 모임도 시도했다. 처음엔 카카오톡 단체 채팅방을 이용했는데,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스마트폰 하나만 있으면 참여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예상 외로 좋은 반응을 얻었다. 김 사무국장은 "코로나19 확산으로 대면 모임이 불가능해진 동안 'ZOOM(줌)'과 같은 화상회의 플랫폼이 대중화하면서 학당의 독서 모임도 순식간에 온라인으로 옮겨갔다"고 설명했다. 현재 모임 5개 중 4개는 온라인으로 진행되고 있고, 여기엔 해외에 거주하는 회원들도 참여하고 있다.


10년 넘게 독서토론 모임을 운영해 온 이력이 쌓여 숭례문학당이 만들어낸 독서토론 모델은 체계적인 교육 프로그램으로 자리잡았다. 학당에서 양성한 독서토론 강사들이 전국 지방자치단체나 도서관, 학교나 기업 등에서 독서토론 모임을 이끌고 프로그램을 전수하고 있다.


김 사무국장은 "'트레바리'나 '아그레아블'과 같이 다른 독서 기반 커뮤니티 비즈니스들도 여럿 있지만 숭례문학당 독서토론의 경우 책 본연의 내용에 대한 탐구, 인문학적 접근에 무게를 두고 있다"며 "지식 전달형 강좌나 프로그램과 비교할 때 개인의 해석이나 판단, 비판적인 시각을 기르는데 더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책 읽고 걸으면서 경험하는 치유의 힘
[하루만보 하루천자]"독서모임 왔다가 걷기까지"…'숭례문학당'의 인기비결 조혜원 숭례문학당 강사. 사진=허영한 기자 younghan@

걷기 모임도 김 이사의 제안으로 시작됐다. 김 이사는 "가만히 앉아 책만 읽는 동안 급격하게 체중이 불어난 탓에 2013년 즈음 서울성곽부터 서촌, 북촌, 한강까지 무작정 걷기 시작했다"며 "다른 회원들과 함께 각자 걸은 기록을 카카오톡에 공유하고 한달에 한번 쯤은 오프라인에서 만나 같이 걷기도 하면서 그 과정을 책으로 내고, 결국 정규 모임으로도 이어졌다"고 했다.


조 강사는 처음엔 독서 모임을 하려고 들어왔다가 걷기에 빠져, 결국 걷기운동 강사가 됐다. 매일 아침, 강서구 서울식물원 주변을 10㎞씩 뛰거나 걷는다. 그는 "혼자 하면 규칙적으로 매일 운동하기 쉽지 않지만, 모임을 통해 서로 인증하고 격려하다 보면 계속할 수 있는 힘이 난다"며 "꾸준히 운동량을 늘릴 수 있도록 기록을 집계하고 관리해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수년간 걷기로 건강을 다지고 성취감을 맛보고 나니 이후엔 달리기나 웨이트까지 운동을 늘려 건강한 몸을 갖게 됐다"고 자랑했다. 숭례문학당의 걷기 모임에선 매일 운동 후 짧게나마 소감이나 단상을 적도록 해 사색하는 시간을 갖게 한다. 김 이사는 "결국 숭례문학당이 추구하는 바는 '몸과 정신의 건강'"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에게 40~60대를 위한 필사하기 좋은 책과 걷기 좋은 길을 추천해 달라고 부탁했다. 김 이사는 "현장에서 중장년 회원들에게 가장 반응이 좋았던 책 중 하나는 정혜신 박사의 '당신이 옳다'였다"며 "필사로는 김훈 작가의 '칼의 노래'가 가장 이상적"이라고 꼽았다. 그는 또 지하철 경복궁역에서 내려 청운문학도서관, 윤동주문학관을 거쳐 수성동계곡으로 이어지는 편도 한 시간 코스의 길을 가장 좋하한다고 했다. 조 강사는 서울 방화대교 남단에서 행주대표 남단 사이 한강 둔치에 있는 강서습지생태공원을 꼭 한번쯤 가봐야 할 걷기 코스로 소개했다. "갈대밭 사이로 난 탐방로를 걷다 보면 각종 수생식물과 철새를 구경할 수 있고, 여름엔 사방이 너무 푸르러 여기가 서울인가 대관령인가 싶을 정도에요." 얼마 전 경기도 의정부시 고산동으로 이사했다는 김 사무국장은 "새롭게 조성된 신도시엔 도로도, 산책길도 잘 마련돼 있다"며 "이곳저곳 구경 삼아 길을 나서면 동네 한바퀴 4㎞ 쯤은 금세 걷는다"고 말했다.


[하루만보 하루천자]"독서모임 왔다가 걷기까지"…'숭례문학당'의 인기비결



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5.12.0209:29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병원 다니는 아빠 때문에 아이들이 맛있는 걸 못 먹어서…." 지난달 14일 한 사기 피해자 커뮤니티에 올라 온 글이다. 글 게시자는 4000만원 넘는 돈을 부업 사기로 잃었다고 하소연했다. 숨어 있던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나타나 함께 울분을 토했다. "집을 부동산에 내놨어요." "삶의 여유를 위해 시도한 건데." 지난달부터 만난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비슷한 상황에 놓여있었다. 아이 학원비에 보태고자, 부족한 월급을 메우고자

  • 25.12.0206:30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를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 보려고 한다. 전문가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확산하는 부업 사기를 두고 플랫폼들이 사회적 책임을 갖고 게시물에 사기 위험을 경고하는 문구를 추가

  • 25.12.0112:44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법 허점 악용한 범죄 점점 늘어"팀 미션 사기 등 부업 사기는 투자·일반 사기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구제 대상에서 제외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부업 사기도 명확히 전기통신금융사기(보이스피싱)의 한 유형이고 피해자는 구제 대상에 포함되도록 제도가 개선돼야 합니다."(올해 11월6일 오OO씨의 국민동의 청원 내용) 보이스피싱 방지 및 피해 복구를 위해 마련된 법이 정작 부업 사기 등 온라인 사기에는 속수무책인 상황이 반복되

  • 25.12.0112:44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나날이 진화하는 범죄, 미진한 경찰 수사에 피해자들 선택권 사라져 조모씨(33·여)는 지난 5월6일 여행사 부업 사기로 2100만원을 잃었다. 사기를 신

  • 25.12.0111:55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기자가 직접 문의해보니"안녕하세요, 부업에 관심 있나요?" 지난달 28일 본지 기자의 카카오톡으로 한 연락이 왔다.기자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

  • 25.12.0513:09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출연 :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12월 4일) "계엄 1년, 거대 두 정당 적대적 공생하고 있어""장동혁 변화 임계점은 1월 중순. 출마자들 가만있지 않을 것""당원 게시판 논란 조사, 장동혁 대표가 철회해야""100% 국민경선으로 지방선거 후보 뽑자" 소종섭 : 김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용태 :

  • 25.12.0415:35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2월 3일) 소종섭 : 국민의힘에서 계엄 1년 맞이해서 메시지들이 나왔는데 국민이 보기에는 좀 헷갈릴 것 같아요. 장동혁 대표는 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것이었다고 계엄을 옹호하는 듯한 메시지를 냈습니다. 반면 송원석 원내대표는 진심으로

  • 25.11.2709:34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1월 24일)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에 출연한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은 "장동혁 대표의 메시지는 호소력에 한계가 분명해 변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또한 "이대로라면 연말 연초에 내부에서 장 대표에 대한 문제제기가 불거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동훈 전

  • 25.11.1809:52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지난 7월 내란특검팀에 의해 재구속된 윤석열 전 대통령은 한동안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다. 특검의 구인 시도에도 강하게 버티며 16차례 정도 출석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윤 전 대통령의 태도가 변한 것은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이 증인으로 나온 지난달 30일 이후이다. 윤 전 대통령은 법정에 나와 직접

  • 25.11.0614:16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1월 5일) 소종섭 : 이 얘기부터 좀 해볼까요? 윤석열 전 대통령 얘기, 최근 계속해서 보도가 좀 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국군의 날 행사 마치고 나서 장군들과 관저에서 폭탄주를 돌렸다, 그 과정에서 또 여러 가지 얘기를 했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강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