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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연기념물 뿔쇠오리 학살 혐의…마라도서 쫓겨난 길냥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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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고양이 42마리 제주 본섬으로 반출
"제주시 관리 하에 안전하게 보호할 것"

제주마라도 길고양이 일부가 멸종 위기인 천연기념물 뿔쇠오리를 위협한다는 지적에 따라 3일 제주 본섬으로 반출됐다.


3일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제주도 세계유산본부 등은 이날 마라도에서 구조한 길고양이 42마리를 바지선에 싣고 모슬포항으로 옮겼다. 보호 시설 관리 등은 세계유산본부가 총괄 책임을 맡고 고양이 돌봄은 동물 단체가 담당할 것으로 알려졌다.


고양이들은 제주시 조천읍 세계유산본부로 와서 건강 검진을 받고, 건강한 고양이는 세계유산본부 옆 보호시설에서 생활하게 된다. 건강에 이상 소견을 보이거나 중성화가 필요한 고양이는 제주대학교 야생동물구조센터에서 치료하게 된다.


길고양이들은 대체로 건강에 이상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천연기념물 뿔쇠오리 학살 혐의…마라도서 쫓겨난 길냥이들 마라도 고양이 살펴보는 윤영민 교수 [사진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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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이송 작업은 마라도에 서식하는 길고양이들이 천연기념물 뿔쇠오리를 먹잇감으로 사냥한다는 지적에 따라 이뤄졌다.


천연보호구역인 마라도는 천연기념물 뿔쇠오리와 더불어 슴새 등 주요 철새들의 중간 기착지이자 번식지다.


하지만 마라도에서는 매년 뿔쇠오리 사체가 발견됐으며 지난달 24일에도 4마리의 뿔쇠오리 사체가 나왔다. 해당 사체의 정확한 사인은 나오지 않았지만, 뿔쇠오리가 공격받은 모양으로 봤을 때, 전문가들은 고양이의 공격을 받았을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실제로 2018~2018년 조사 당시 뿔쇠오리 개체 수 가운데 5% 이상이 고양이에게 피해를 본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세계유산본부는 마라도에서 지난달 27~28일 사전 작업을 거쳐 이달 1~2일 길고양이 구조작업을 벌였다. 세계유산본부는 이달 말께 동물단체와 함께 마라도에 남아 있는 길고양이를 추가로 구조할 계획이다.


천연기념물 뿔쇠오리 학살 혐의…마라도서 쫓겨난 길냥이들 상처 입은 뿔쇠오리 [사진출처=연합뉴스]

이번 이송 작업은 주민이 입양을 희망한 10여마리 고양이들을 제외하고 시행했으며, 마라도에 남은 고양이들을 대상으로 뿔쇠오리가 찾아오는 2월 말부터 6월 초까지는 실내에서만 지내도록 지침을 마련할 예정이다.


한편 일각에서는 마라도에서 고양이들을 반출하는 게 해법이냐는 반발도 나오고 있다. 전국 길고양이 보호단체 연합 관계자들은 "뿔쇠오리 4마리 시체가 발견된 곳은 개들이 고양이를 몰이하는 곳이라 고양이가 영역 활동을 할 수 있는 데가 아니라고 본다"며 "고양이들이 뿔쇠오리를 죽였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라고 주장했다.



또 "마라도 고양이를 마을 안에서 주민과 어울려 사는 '길고양이'와 절벽 일대에 살며 새들을 위협하는 '들고양이'로 구분해, 들고양이만 반출했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면서도 "일단 반출이 결정됐으니, 고양이들이 안전히 지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구나리 인턴기자 forsythia26@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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