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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경제회복, 中에 달렸다?…올해는 기대말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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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미국, 유럽을 중심으로 올해 경기침체 경고가 짙어지는 가운데 전 세계의 눈은 중국에 쏠리고 있다. 코로나19 방역 규제를 완화한 중국의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이 글로벌 경제를 견인하는 성장 동력 역할을 할 것이란 기대감에서다. 하지만 이번만은 중국에 기대를 걸어선 안 된다는 경고도 쏟아진다. 과거 경제 반등을 이끈 중국 정부 주도의 부양정책이 어려운 상황인 만큼, 중국 경제가 전 세계에 미칠 파급력도 예년만 못할 것으로 관측됐다.


"글로벌 경제회복, 中에 달렸다?…올해는 기대말아야" [이미지출처=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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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스트리트저널(WSJ)은 13일(현지시간) 최근 중국의 경제 회복세가 정부의 막대한 재정 부양·투자가 아닌 소비자들 주도로 이뤄지고 있다면서 이같이 분석했다. HSBC의 프레데릭 노이만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은 강한 경제 회복을 이루겠지만, 이번에는 경제 반등의 성격상 다른 나라들에 미치는 성장의 파급 효과가 훨씬 약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과거 중국의 경제위기 극복 모델은 정부 차원의 대규모 재정 부양, 투자 등으로 요약됐다. 이는 중국의 성장률을 끌어올리는 것은 물론, 전 세계 경제 회복에도 직접적인 도움으로 이어졌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가 대표적인 예다. 하지만 이번에는 이러한 중국 정부 주도의 대규모 부양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각 지방정부의 부채 문제가 심각한데다, 필요한 인프라 시설도 이미 다 구축된 상태다. 여기에 중국 부동산시장마저 부진을 이어가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 중국 경제의 반등은 소비자가 주도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최근 시그널도 소비자들로부터 확인되고 있다. WSJ가 '제로 코로나' 완화 이후 초기 데이터들을 분석한 결과, 식당, 술집, 여행 등 중국 국내 서비스업이 크게 성장하고 있음이 나타났다. 중국의 소비자신뢰지수도 여전히 낮은 수준에 머물렀다. 이는 부유층은 지갑을 열고 있지만 대다수 중국인들은 지출 대신 저축을 선택하고 있음을 가리킨다. WSJ는 "소비자 주도의 중국 경제 회복세는 국외가 아닌, 중국 국내 시장에 그칠 수 있다"며 "세계 경제 회복을 위해 중국에 의지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앞서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중국의 국내총생산(GDP)이 5.2%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1.4%), 유로존(0.7%)와 비교해 확연한 성장세다. 글로벌 경제 성장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규모기도 하다. 아세안+3 거시경제연구실의 호에 에 코르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미국과 유럽이 급격히 둔화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올해 중국의 반등이 매우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옥스퍼드이코노믹스는 올해 중국의 GDP가 5% 증가하더라도 글로벌 전체 성장률을 겨우 1.5% 끌어올릴 것으로 예측했다. 이는 옥스퍼드이코노믹스의 종전 예측에서 0.2%포인트 상향조정된 것에 불과하다.


골드만삭스 역시 중국의 리오프닝이 올해 글로벌 경제 성장률을 1%포인트 더 높일 것으로 추산하면서도 이러한 성장이 주로 에너지 수요 증가, 해외여행 등에 기인할 것으로 분석했다. 이 경우 가장 큰 수혜자는 산유국, 가까운 아시아 국가들에 그칠 수 있다. 오히려 전 세계적으로는 중국발(發) 수요 증가에 따른 에너지 가격 재상승 등 역풍도 우려된다. 골드만삭스는 중국 내 서비스업과 거의 무관한 미국 경제는 오히려 중국의 리오프닝에 따른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올해 성장률이 0.04%포인트 감소할 수 있다고 추산했다.


여전히 취약한 중국의 고용 시장, 부동산 침체 등에 대한 우려도 쏟아진다. WSJ는 "성장률이 급격히 오르더라도 근본적인 문제는 중국 경제에 남아 있다"면서 지방 정부의 막대한 부채, 각종 부동산 산업 부양 조치에도 침체된 시장 등을 지적했다. 이는 소비 지출 회복에도 걸림돌 이 될 수밖에 없다. 지난 팬데믹 기간 중국 가계에 지급된 지원금은 서방 국가들에 비해 훨씬 적다. 지난해 저축액은 2조6000억달러지만 대부분 장기 저축으로 묶어둔 탓에 당장 쓸 수 있는 돈은 30%도 채 되지 않는다고 이 신문은 지적했다.



최근 명품 제조사들이 중국 부유층의 소비 회복에 따른 호황을 기대하는 반면, 소비자 대상인 글로벌 기업들에선 더 신중한 분위기도 확인된다. 콜게이트 팔몰리브의 노엘 왈라스 최고경영자(CEO)는 중국 리오프닝에 대한 기대감에도 판매가 여전히 부진하다며 "중국은 큰 물음표"라고 밝혔다. 뉴욕에 본사를 둔 리서치회사 로디움 그룹의 로건 라이트 중국시장 리서치 디렉터는 중국의 소비 회복이 "얕고 단기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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