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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육아휴직 늘었다지만…"여전히 '회사 분위기'가 좌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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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 육아휴직 수 꾸준히 늘고있지만
육아휴직 쓴 아빠들 "개인 용기 필요"
기업 규모 작을수록 휴직 더 어려워
"기업 차원 대안 함께 제시돼야 해"

[아시아경제 황서율 기자] #직장인 김영진씨(40)는 육아휴직을 쓰고 지난해 12월 말부터 초등학생 아이와 해외여행을 다니고 있다. 회사 일이 너무 바빠 마음에 걸렸지만 이미 아내는 육아휴직을 1년 사용했고, 겨울방학 기간 보살필 사람이 마땅치 않아 육아휴직 신청을 할 수밖에 없었다. 다행히도 김씨의 부서장은 그의 사정을 배려해 비교적 수월하게 신청할 수 있었다. 그러나 김씨는 바쁜 업무 상황을 고려해 최대 휴직 기간인 1년을 다 쓰지는 못하고 아이의 방학 기간인 3개월만 신청했다. 김씨는 "남자들이 육아휴직을 쓴다고 하면 아직은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며 "회사 분위기에 따라 육아휴직 사용 가능성이 갈리는 건 여전히 존재한다"고 말했다.


아빠 육아휴직 늘었다지만…"여전히 '회사 분위기'가 좌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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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의 육아휴직 비중이 매년 늘고 있지만 여전히 '회사 눈치' 탓에 육아휴직 신청이 꺼려진다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육아는 여성의 몫이라는 사회적 인식과 복직 후 불이익에 대한 두려움이 회사에 육아휴직을 당당하게 요구하지 못하게 만드는 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회사 규모가 작을수록 육아휴직 활용 비율이 낮았다.


31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육아휴직자 수는 13만1087명으로 이 중 남성은 28.9%(3만7885명)로 집계됐다. 남성 육아휴직의 비율은 2019년 21.2%에 이어 2020년 24.5%, 2021년 26.3% 등 꾸준히 증가 추세다. 올해 30%대 돌파도 기대된다.


수치상 남성 육아휴직 비율이 늘고 있지만, 남성이 실제로 육아휴직을 신청하기까지는 적지 않은 용기가 필요하다. 금융업에 종사하는 윤모씨(37)는 아내가 육아휴직을 소진한 이후 이달부터 본인이 휴직을 신청하고 하루종일 아이와 시간을 보내고 있다. 그는 아이가 어린이집에 입소하기 전까지 부모가 아닌 다른 누군가에게 맡겼을 때 드는 비용과 불안감을 감당하느니 직접 아이를 보살피는 게 낫다는 판단하에 이 같은 선택을 했다. 윤씨는 "육아를 한 번이라도 해본 사람은 육아휴직을 사용하는 것에 대해 안쓰럽게 생각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면서도 "그러나 아직까지 남성이 육아휴직을 쓰는 것에 대한 시선이 그렇게 우호적이지는 않은 것 같다"고 했다. 이어 "결국 육아휴직 사용에는 개개인의 용기가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근무자 수가 적은 회사일수록 육아휴직 사용은 더욱 힘든 분위기다.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앱 '블라인드'에선 회사 눈치로 남성 육아휴직을 쓰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게시글과 댓글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용자 A씨는 "법적으로 사용은 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실제로 육아휴직을 사용한 주변 동료는 윗사람의 눈치로 신청한 육아휴직 기간을 채우지 못한 채 돌아와야만 했다"고 설명했다. 다른 이용자들도 "사용은 자유지만 복직 후 펼쳐질 상황은 미지수"라는 반응이 주를 이룬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1년 '기업체 규모별 육아휴직자'에 따르면 전체 기업에서 300명 이상 규모 기업의 남성 육아휴직자 비중이 71%로 높은 반면 50~299명 규모는 14.5%, 5~49명 규모는 10.5%, 4명 이하 규모는 3.2% 등으로 회사 규모가 작을수록 남성 육아휴직 비율이 급격히 낮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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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육아휴직 사용에 개인의 선택이 존중될 수 있도록 불이익이 없음을 명시하는 등 기업 차원의 대안도 함께 제시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도남희 육아정책연구소 연구위원은 "기업 규모와 상관없이 육아휴직을 사용할 수 있다고 얘기해도 남성들 스스로 불이익이 있지 않을까라는 두려움이 있다"며 "기업 규정 내에 불이익이 없다는 점을 명시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또한 그는 "중소기업의 경우 내 업무를 보조하거나 대체할 사람이 주변에 없다는 것이 낮은 육아휴직 사용률의 원인인데 이전에 연구한 내용에 따르면 중소기업 중에서도 CEO의 의지가 뚜렷했던 경우는 육아휴직을 자유롭게 쓸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황서율 기자 chest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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