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첫차인생]①강남을 깨우는 6411번 '이웃사촌'

시계아이콘02분 51초 소요
숏뉴스
숏 뉴스 AI 요약 기술은 핵심만 전달합니다. 전체 내용의 이해를 위해 기사 본문을 확인해주세요.

불러오는 중...

닫기
뉴스듣기 글자크기

구로에서 강남까지, 새벽첫차 두 대 동시 출발
6411번 승객, 강남빌딩 새벽을 밝히는 그들

편집자주매일 새벽 공기를 마시며 삶의 이야기를 열어가는 사람이 있다. 아직은 많은 이가 잠들어 있는 시간, 첫차를 타고 하루를 시작하는 이들이다. 새벽 버스의 온기를 채워가는 사람, 수많은 물품을 전달하느라 분주한 새벽 배송 기사 그리고 인생의 밑그림을 이제 막 그리기 시작한 노량진의 청춘들. 저마다 삶의 이야기는 다르고, 가려는 길도 차이가 있지만 고단한 삶에서 희망의 불씨를 찾아간다는 공통점이 있다. 2023년에도 힘차게 '첫차인생'을 열어갈 그들의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 보자.

[아시아경제 윤슬기 기자] "건물 청소하는 분들이 주로 새벽 첫차를 타시는데, 타는 사람이 워낙 많아서 2대가 함께 출발한다."


지난달 27일 오전 3시40분. 어둠이 짙게 깔린 새벽, 6411번 버스 차고지는 첫차 운행 준비에 한창이다. 버스 기사 김우석씨(63)와 김정호씨(54)는 이날 첫차 버스 담당이다. 차고지 사무실에서 익숙한 모습으로 운행 준비에 나섰다. 버스 기사는 운행 전에 음주운전 측정을 하고, 이상이 없어야 운행이 가능하다. 승객 편의를 위한 돈통 준비도 기본 중 기본이다.


새벽 첫 버스는 한 대가 운행할 것 같지만 6411번 버스는 두 대가 동시에 운행하는 게 특징이다. 서울 구로구 거리공원에서 출발해 강남구 개포동까지 왕복하는 6411번은 서울을 운행하는 수많은 버스 중 하나가 아니다. 영화로도 나왔을 정도로 유명한 버스다.


그 사연은 고(故) 노회찬 전 정의당 의원의 2012년 당 대표 수락 연설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 버스에 타시는 분들은 새벽 3시에 일어나서 새벽 5시 반이면, 직장인 강남의 빌딩에 출근해야 하는 분들이다."

[첫차인생]①강남을 깨우는 6411번 '이웃사촌' 2022년 12월 27일 오전 3시40분께 서울 구로구 거리공원에서 출발하는 6411번 버스가 차고지에서 대기하고 있다. 사진=윤슬기 기자 seul97@
AD

"사실상 그동안 이런 분들(6411번 승객들)에게 우리는 투명정당이나 다름없었다. 정치한다고 목소리 높여 외치지만 이분들이 필요로 할 때, 이분들이 손에 닿는 거리에 우리는 없었다." 정치인 노회찬의 자성은 우리 정치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어디로 가고 있는지 되묻고 있다. 그렇게 6411번 버스는 서민 삶을 대변하는 상징이 됐다.


버스 운전 경력 12년의 김우석씨는 이곳에서 일한 지 3년이 됐다고 한다. 매일 구로와 강남을 오가며 건물 청소하는 분들을 태워 목적지에 당도하게 하는 게 그의 일과다. 일반적인 직장인들은 아침 7~8시가 가장 바쁜 출근 시간이겠지만, 멀리 떨어진 강남 빌딩으로 향하는 이들이 많이 이용하는 6411번 버스는 새벽 4~5시가 가장 바쁜 시간이다.


버스가 첫 번째 정류장에 도착하자 3~4명의 승객이 올라탔다. 강남에서 청소 일을 하는 방모씨(69)는 일부러 2~3정거장을 걸어와 노선의 시작 지점에서 버스를 탄다. 방씨는 "1시간 정도 서서 가는 게 힘들어서 차고지 정류장까지 걸어온다"면서 "처음엔 새벽길 걷는 게 무서웠는데 적응되니 할만하다"고 말했다.


[첫차인생]①강남을 깨우는 6411번 '이웃사촌' 2022년 12월 27일 오전 3시40분께 서울 구로구 거리공원에서 출발하는 6411번 버스가 차고지에서 대기하고 있다. 이날 새벽 기온 영하 4도를 기록했다. 사진=윤슬기 기자 seul97@

방씨가 매일 새벽 버스를 타는 이유는 소박했다. "내 용돈 내가 벌어 쓰고, 손주들 용돈 주고…나는 그게 좋아." 그의 웃음은 새벽 생활의 고단함을 잊게 했다. 6411번 버스 승객들은 매일 같은 시간 승차해서 비슷한 공간(강남 일대)에 내리기 때문에 버스가 맺어준 이웃사촌이다.


굳이 하는 일과 목적지를 묻지 않아도 눈빛과 눈빛으로 서로의 상황을 이해한다. 매일 만나던 버스의 이웃이 어느 날부터 보이지 않을 때는 혹시 건강 문제가 있는 게 아닌가 걱정해주는 관계. 팍팍한 서울 인심을 고려할 때 타인에 관한 그러한 관심은 익숙한 풍경이 아니다. 6411번 버스는 매일 그렇게 아직은 이 사회가 살아갈 만한 공간이라는 것을 확인하며 새벽을 열어간다.


버스를 운행하는 기사나 승객이나 새벽 생활은 삶의 일부가 돼 버렸다. 김우석씨는 "(새벽 버스를 몰기 위해) 출근하려면 3시에는 나와야 한다. 요즘은 날씨도 쌀쌀해서 새벽 출근이 힘들긴 하지만 본업이니까 괜찮다(웃음)"고 말했다.


방씨도 "별로 힘들지 않다. 일찍 출근해서 일하는 것 자체가 삶"이라고 전했다. 20년 넘게 6411번 첫차를 타고 출근했다는 이기술(68)씨 역시 "습관이 돼서 힘들지 않다"고 말했다.


[첫차인생]①강남을 깨우는 6411번 '이웃사촌' 2022년 12월 27일 새벽 5시30분께 도곡동에 있는 한 회사에서 청소 노동을 하는 최모씨(64)가 출근을 서두르고 있다. 사진=윤슬기 기자 seul97@

6411번 버스 승객들이 남보다 일찍 하루를 시작하는 이유는 직장인들이 출근하기 전에 건물 청소를 마무리하기 위함이다. 화장실과 사무실, 엘리베이터와 복도 등 회사 곳곳의 청결을 유지하는 게 이들의 임무다. 강남구 도곡동의 한 회사에서 청소 일을 하는 최모씨(64)는 "청소라는 게 열심히 해도 티가 잘 안 나는데, 안 하면 확 티가 난다"고 말했다.


방씨는 오전 5시30분부터 일을 시작한다고 했다. 방씨는 "직원들도 내가 청소하면 불편해하고, 나도 직원들이 있으면 일하기 쉽지 않아서 일찍 출근해 일한다"고 설명했다. 최씨는 오전 6시30분부터 오후 3시까지가 업무 시간이다. 최씨는 6411번 버스를 타고 1시간 30분 정도 지난 후에 하차했다.


작업복으로 갈아입은 최씨는 가장 먼저 13층 여자 화장실로 향했다. 그는 청소용 쓰레기통으로 쓰는 파란 고무통을 챙겨 각 칸의 휴지통을 비우는 것으로 업무를 시작했다. 최씨가 맡은 청소 구역은 13층 전체와 10층 남녀 화장실이다.


[첫차인생]①강남을 깨우는 6411번 '이웃사촌' 2022년 12월 27일 새벽 5시40분께 청소 노동자 최씨가(58) 화장실 쓰레기통을 비우고 있다. 사진=윤슬기 기자 seul97@

최씨는 "정확한 평수는 모르지만 한 100평 정도 되는 것 같다"면서 "재택이나 휴가 중인 직원들 제외하면 매일 출근하는 직원은 50여명 정도 된다"고 전했다.


일하는 손이 둔해질까 최씨는 맨손으로 먼지를 닦았다. 음료와 음식물쓰레기가 뒤섞인 쓰레기에서는 악취가 났지만, 그는 개의치 않았다. 최씨는 쓸고, 닦고, 비우고, 채우는 일을 반복했다.


13층에서 개수대 3곳, 화장실이 딸린 사장실 2곳을 청소하고 70개가 넘는 직원들의 개인 휴지통을 비웠다. 13층과 10층의 남녀 화장실 세면대와 변기를 일일이 손걸레로 닦고, 대걸레로 바닥을 청소했다. 어지럽게 놓여 있던 휴지통은 깨끗하게 비워졌고, 사무실도 말끔하게 치워졌다.


최씨의 아침 업무는 7시40분께 마무리됐다. 청소를 마치자 사무실 직원들이 하나둘 출근을 시작했다. 최씨가 쉬는 시간을 갖기 위해 휴게실로 돌아왔을 때에서야 창문 너머로 아침 햇빛이 드리웠다. 서민들의 새해 소망은 언제나 그렇듯 건강이다. 최씨의 새해 소망도 마찬가지다.



"바라는 것은 다른 게 없다. 자식과 손주들이 건강한 것, 그것 하나다."




윤슬기 기자 seul97@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5.05.2815:10
    윤희웅 "남은 기간 여론 변동폭 제한적"
    윤희웅 "남은 기간 여론 변동폭 제한적"

    공직선거법에 따라 5월28일부터 6월3일까지 실시된 여론조사는 공표할 수 없다. 이른바 '깜깜이 기간'이다. 향후 여론 흐름이 어떨지 궁금할 수밖에 없는 기간이다. 지난 27일 오후 3시, 아시아경제 유튜브 'AK라디오'에 출연한 윤희웅 오피니언즈 대표는 "여론이 변동할 가능성은 있지만, 변동폭은 상당히 제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27일 밤 TV 토론 영향과 관련한 28일 추가 질문에서도 "이미 부동층 비중이 급격히 줄었고, 상

  • 25.05.2506:00
    품질 떨어진다며 한국산 기피하더니…트렁크에 한가득 담아가는 日관광객
    품질 떨어진다며 한국산 기피하더니…트렁크에 한가득 담아가는 日관광객

    일본에서 쌀 파동이 거세게 일고 있다. 선진국 일본에서 쌀 파동 때문에 민심이 폭발하고 있는 상황이다. 에토 다쿠 농림수산성 장관이 "우리 집에 쌀이 남아돈다"는 발언을 했다가 즉시 경질되는 사태가 벌어졌고, 일본 정부는 아시아권 관광객들이 몰려와서 쌀을 많이 먹었기 때문에 쌀이 부족하다는 황당한 해명까지 내놓으며 비판을 받고 있다. 경질된 에토 다쿠 농림수산성 장관은 일본 미야자키현 출신으로 아버지인 에토 다

  • 25.05.2406:00
    매일 오픈런 월마트의 가격인상, 트럼프가 제동 건 이유
    매일 오픈런 월마트의 가격인상, 트럼프가 제동 건 이유

    미국 최대 소매업체인 월마트가 최근 '오픈런' 현상을 겪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전쟁 여파로 물가가 계속 상승하면서 소비자들이 사재기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월마트는 더 이상 비용 압박을 견디기 어렵다며 소비자 가격 인상을 발표했다. 월마트의 존 데이비드 레이니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 15일(현지시간) CNBC 인터뷰에서 "대중국 관세가 145%에서 30%로 낮아졌지만, 30%도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

  • 25.05.2310:01
    박지원 "실수 안 하면 승리, 진영대결 되면 50 대 49 될 것"
    박지원 "실수 안 하면 승리, 진영대결 되면 50 대 49 될 것"

    박지원 더불어민주당 공동선대위원장은 "실수만 하지 않으면 이변이 없는 한 승리한다"며 "김문수-이준석 단일화는 없다"고 단언했다. 지난 21일 오후 5시 30분, 아시아경제 유튜브 채널 'AK라디오'와 전화로 인터뷰 한 박 의원은 서울과 호남을 오가며 선거운동에 분주한 모습이었다. 현재 판세를 어떻게 보나.내란수괴가 파면되고 새로운 진짜 대한민국을 만들자는 열망이 이재명 지지로 뭉치고 있다. 실수만 하지 않으면 이변이

  • 25.05.2209:18
    김현철 "국민의힘, 대선 이후 해체돼야"
    김현철 "국민의힘, 대선 이후 해체돼야"

    김현철 김영삼대통령기념재단 이사장이 아시아경제 유튜브 채널 'AK라디오'에 출연했다. 인터뷰는 지난 5월 20일 오후 3시, 서울 동작구 상도동에 있는 김영삼대통령기념재단에서 진행됐다. 김 이사장은 "국민의힘은 더 이상 보수가 아닌 수구세력의 집합체일 뿐"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하며 "대선 이후 보수 세력의 재구성이 불가피하다"고 내다봤다. 요즘에 어떻게 지내나.바쁘다. 우선 아버지(김영삼 전 대통령·YS) 기념사업에

  • 25.05.2906:50
    ③정책자금만 쳐다보는 VC…유니콘 찾는 '선구안' 부족
    ③정책자금만 쳐다보는 VC…유니콘 찾는 '선구안' 부족

    편집자주한국 벤처 생태계의 대전환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국의 벤처캐피털(VC) 업계와 주식시장이 미래의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 비상장 스타트업)을 품지 못하면서 선순환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들이다. 실제로 국내 스타트업 시장은 2021년을 정점으로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유니콘이 될 만한 잠재력을 가진 스타트업들이 살길을 찾아 속속 외국으로 떠나고 있는 데 따른 현상이다. 한국의 미래 성

  • 25.05.2906:50
    ②'떡잎부터' 떠날 고민하는 스타트업
    ②'떡잎부터' 떠날 고민하는 스타트업

    편집자주한국 벤처 생태계의 대전환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국의 벤처캐피털(VC) 업계와 주식시장이 미래의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 비상장 스타트업)을 품지 못하면서 선순환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들이다. 실제로 국내 스타트업 시장은 2021년을 정점으로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유니콘이 될 만한 잠재력을 가진 스타트업들이 살길을 찾아 속속 외국으로 떠나고 있는 데 따른 현상이다. 한국의 미래 성

  • 25.05.2815:26
    12년간 9번 입시 롤러코스터, 불운의 고3 황금돼지띠
    12년간 9번 입시 롤러코스터, 불운의 고3 황금돼지띠

    '7세 고시'로 대표되는 사교육과 공교육 붕괴 현상은 오락가락하는 정부 교육 정책 탓이 크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정확히는 정책이 너무 쉽게, 너무 자주 바뀐다는 게 문제다. 수능으로 대표되는 입시 제도가 바뀔 때마다 학생과 학부모의 학원(사교육) 의존도가 올라가고, 가계의 사교육비 부담이 치솟는 현상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입시 정책은 대체 얼마나 자주 바뀌었을까. 이와 관련해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가 올해

  • 25.05.2806:00
    [단독]존중의 실종…의욕 잃은 교사들 "공교육이 붕괴했다" 95%④
    [단독]존중의 실종…의욕 잃은 교사들 "공교육이 붕괴했다" 95%④

    '7세 고시'와 '초등 의대반' 등으로 대표되는 입시 중심 사교육은 공교육 붕괴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교권 침해도 야기한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아시아경제와 초등교사노동조합(초등노조)은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12일까지 전국 초등학교 교사 3098명을 대상으로 '공교육의 위기와 교권 실태' 설문조사를 했다. 조사에 참여한 초등교사의 95%(2942명)는 '공교육이 붕괴했다'고 했다. 초등교사들은 학생, 학부모, 관리

  • 25.05.2806:00
    고3 황금돼지띠가 겪은 입시 롤러코스터③
    고3 황금돼지띠가 겪은 입시 롤러코스터③

    '7세 고시'로 대표되는 사교육과 공교육 붕괴 현상은 오락가락하는 정부 교육 정책 탓이 크다고 전문가들이 지적하고 있다. 정확히는 정책이 너무 쉽게, 너무 자주 바뀐다는 게 문제다. 수능으로 대표되는 입시 제도가 바뀔 때마다 학생과 학부모의 학원(사교육) 의존도가 올라가고, 가계의 사교육비 부담이 치솟는 현상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입시 정책은 대체 얼마나 자주 바뀌었을까. 이와 관련해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가 올해

  • 25.05.2906:02
    다크웹에 "기업 기밀 공개하겠다"…시한폭탄 '째깍째깍'
    다크웹에 "기업 기밀 공개하겠다"…시한폭탄 '째깍째깍'

    '8일 23시간 48분 56초 남음'다크웹 안에 있는 '메두사 블로그(Medusa Blog)'라는 사이트의 첫 화면에는 자동차 부품을 생산하는 국내 중견기업 로고 위로 타이머가 흘러가고 있었다. 간단한 회사 소개와 함께 거래처와 주요 고객, 회계 정보, 조직도까지 보유하고 있다는 경고글이 보였다. 기업명을 클릭하자 '인증모음(Proof Pack)'이라는 창이 아래로 펼쳐졌다. 계약내용 같은 민감한 본보기 자료들이었다. 이는 해커가 피해기업

  • 25.05.2906:01
    기업 0.004%만 '공짜 보안솔루션' 쓴다…'반의 반토막' 난 정부예산
    기업 0.004%만 '공짜 보안솔루션' 쓴다…'반의 반토막' 난 정부예산

    '1위 매출 부진, 2위 원자재가 인상, 3위 인건비 상승.' 중소벤처기업부가 실시한 '2025년 5월 경기전망조사'에서 회사 대표들이 꼽은 경영상 어려운 점을 보면 사이버보안에 대한 인식이 얼마나 희박한지를 알 수 있다. '보안상품 가격 부담'이나 '보안시스템 부재' 같은 건 언급조차 되지 않았다. 지난해 랜섬웨어 공격을 겪은 중소 제조기업 대표는 "당하기 전까지는 해킹 말고도 우리가 망할 이유가 10가지는 더 있다고 생각했

  • 25.05.2906:00
    6개월만에 해커한테 또 털린 기업들…소 잃고도 외양간 '안 고친다'
    6개월만에 해커한테 또 털린 기업들…소 잃고도 외양간 '안 고친다'

    "누구 때문이야? 해고해야겠네."지난해 한 전자기기 제조업체가 첫 번째 랜섬웨어 피해를 당하자 회사 대표는 격분했다. 해킹사고 발견부터 해커와 협상 과정까지 도맡았던 이 회사 전산팀 실무자는 "해킹을 당하고 나서 보고서를 들고 갔더니 첫마디가 해킹 원인을 제공한 직원을 색출해서 자르겠다는 것이었다. 중소기업용 보안관리 솔루션을 도입해야 한다는 대책 페이지까지 넘겨보지도 않더라. 결국 해커에게 몸값을 주는 걸로

  • 25.05.2715:08
    "5억은 못 줘! 3억에…" 해커와 흥정해주는 음지 협상팀
    "5억은 못 줘! 3억에…" 해커와 흥정해주는 음지 협상팀

    해킹 당해도 숨는 기업들 - <2부>음지의 협상 랜섬웨어 덫에 걸리고도 신고를 안 하는 기업은 양 갈래 길에 선다. 스스로 해커와 협상하거나 전문 협상팀에 도움을 요청하는 것이다. 사이버보안업체 S2W의 서현민 비즈니스센터 이사는 "해커들이 피해기업에 랜섬노트(메시지)를 남길 때 해커들과 연락하는 방법, 비트코인 환전 방법을 아주 상세하게 적어 놓는다"며 "그렇지만 기업들은 해킹을 당하면 무조건 당황하기 때문에

  • 25.05.2709:00
    '해킹 산업화'의 원흉 '비트코인'…위치추적 안 되자 활개
    '해킹 산업화'의 원흉 '비트코인'…위치추적 안 되자 활개

    비트코인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조용히 웃는 건 해커들이다. 암호화폐는 2010년대 중반부터 '몸값' 지불수단으로 각광받았는데, 인질로 삼은 기업에 돈을 어디로 보내는지는 정확하게 알려주면서도 누구도 자신의 위치를 추적할 수 없는 수단이 생겼기 때문이다. 해커는 더욱 완벽한 인질극을 벌일 수 있게 된 셈이다.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간 전쟁 발발 이후 세계 최대 해킹조직인 러시아 '콘티(Conti)'에서 발생한

  • 25.05.2815:10
    윤희웅 "남은 기간 여론 변동폭 제한적"
    윤희웅 "남은 기간 여론 변동폭 제한적"

    공직선거법에 따라 5월28일부터 6월3일까지 실시된 여론조사는 공표할 수 없다. 이른바 '깜깜이 기간'이다. 향후 여론 흐름이 어떨지 궁금할 수밖에 없는 기간이다. 지난 27일 오후 3시, 아시아경제 유튜브 'AK라디오'에 출연한 윤희웅 오피니언즈 대표는 "여론이 변동할 가능성은 있지만, 변동폭은 상당히 제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27일 밤 TV 토론 영향과 관련한 28일 추가 질문에서도 "이미 부동층 비중이 급격히 줄었고, 상

  • 25.05.2506:00
    품질 떨어진다며 한국산 기피하더니…트렁크에 한가득 담아가는 日관광객
    품질 떨어진다며 한국산 기피하더니…트렁크에 한가득 담아가는 日관광객

    일본에서 쌀 파동이 거세게 일고 있다. 선진국 일본에서 쌀 파동 때문에 민심이 폭발하고 있는 상황이다. 에토 다쿠 농림수산성 장관이 "우리 집에 쌀이 남아돈다"는 발언을 했다가 즉시 경질되는 사태가 벌어졌고, 일본 정부는 아시아권 관광객들이 몰려와서 쌀을 많이 먹었기 때문에 쌀이 부족하다는 황당한 해명까지 내놓으며 비판을 받고 있다. 경질된 에토 다쿠 농림수산성 장관은 일본 미야자키현 출신으로 아버지인 에토 다

  • 25.05.2406:00
    매일 오픈런 월마트의 가격인상, 트럼프가 제동 건 이유
    매일 오픈런 월마트의 가격인상, 트럼프가 제동 건 이유

    미국 최대 소매업체인 월마트가 최근 '오픈런' 현상을 겪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전쟁 여파로 물가가 계속 상승하면서 소비자들이 사재기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월마트는 더 이상 비용 압박을 견디기 어렵다며 소비자 가격 인상을 발표했다. 월마트의 존 데이비드 레이니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 15일(현지시간) CNBC 인터뷰에서 "대중국 관세가 145%에서 30%로 낮아졌지만, 30%도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

  • 25.05.2310:01
    박지원 "실수 안 하면 승리, 진영대결 되면 50 대 49 될 것"
    박지원 "실수 안 하면 승리, 진영대결 되면 50 대 49 될 것"

    박지원 더불어민주당 공동선대위원장은 "실수만 하지 않으면 이변이 없는 한 승리한다"며 "김문수-이준석 단일화는 없다"고 단언했다. 지난 21일 오후 5시 30분, 아시아경제 유튜브 채널 'AK라디오'와 전화로 인터뷰 한 박 의원은 서울과 호남을 오가며 선거운동에 분주한 모습이었다. 현재 판세를 어떻게 보나.내란수괴가 파면되고 새로운 진짜 대한민국을 만들자는 열망이 이재명 지지로 뭉치고 있다. 실수만 하지 않으면 이변이

  • 25.05.2209:18
    김현철 "국민의힘, 대선 이후 해체돼야"
    김현철 "국민의힘, 대선 이후 해체돼야"

    김현철 김영삼대통령기념재단 이사장이 아시아경제 유튜브 채널 'AK라디오'에 출연했다. 인터뷰는 지난 5월 20일 오후 3시, 서울 동작구 상도동에 있는 김영삼대통령기념재단에서 진행됐다. 김 이사장은 "국민의힘은 더 이상 보수가 아닌 수구세력의 집합체일 뿐"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하며 "대선 이후 보수 세력의 재구성이 불가피하다"고 내다봤다. 요즘에 어떻게 지내나.바쁘다. 우선 아버지(김영삼 전 대통령·YS) 기념사업에

  • 25.05.2906:50
    ③정책자금만 쳐다보는 VC…유니콘 찾는 '선구안' 부족
    ③정책자금만 쳐다보는 VC…유니콘 찾는 '선구안' 부족

    편집자주한국 벤처 생태계의 대전환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국의 벤처캐피털(VC) 업계와 주식시장이 미래의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 비상장 스타트업)을 품지 못하면서 선순환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들이다. 실제로 국내 스타트업 시장은 2021년을 정점으로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유니콘이 될 만한 잠재력을 가진 스타트업들이 살길을 찾아 속속 외국으로 떠나고 있는 데 따른 현상이다. 한국의 미래 성

  • 25.05.2906:50
    ②'떡잎부터' 떠날 고민하는 스타트업
    ②'떡잎부터' 떠날 고민하는 스타트업

    편집자주한국 벤처 생태계의 대전환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국의 벤처캐피털(VC) 업계와 주식시장이 미래의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 비상장 스타트업)을 품지 못하면서 선순환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들이다. 실제로 국내 스타트업 시장은 2021년을 정점으로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유니콘이 될 만한 잠재력을 가진 스타트업들이 살길을 찾아 속속 외국으로 떠나고 있는 데 따른 현상이다. 한국의 미래 성

  • 25.05.2815:26
    12년간 9번 입시 롤러코스터, 불운의 고3 황금돼지띠
    12년간 9번 입시 롤러코스터, 불운의 고3 황금돼지띠

    '7세 고시'로 대표되는 사교육과 공교육 붕괴 현상은 오락가락하는 정부 교육 정책 탓이 크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정확히는 정책이 너무 쉽게, 너무 자주 바뀐다는 게 문제다. 수능으로 대표되는 입시 제도가 바뀔 때마다 학생과 학부모의 학원(사교육) 의존도가 올라가고, 가계의 사교육비 부담이 치솟는 현상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입시 정책은 대체 얼마나 자주 바뀌었을까. 이와 관련해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가 올해

  • 25.05.2806:00
    [단독]존중의 실종…의욕 잃은 교사들 "공교육이 붕괴했다" 95%④
    [단독]존중의 실종…의욕 잃은 교사들 "공교육이 붕괴했다" 95%④

    '7세 고시'와 '초등 의대반' 등으로 대표되는 입시 중심 사교육은 공교육 붕괴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교권 침해도 야기한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아시아경제와 초등교사노동조합(초등노조)은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12일까지 전국 초등학교 교사 3098명을 대상으로 '공교육의 위기와 교권 실태' 설문조사를 했다. 조사에 참여한 초등교사의 95%(2942명)는 '공교육이 붕괴했다'고 했다. 초등교사들은 학생, 학부모, 관리

  • 25.05.2806:00
    고3 황금돼지띠가 겪은 입시 롤러코스터③
    고3 황금돼지띠가 겪은 입시 롤러코스터③

    '7세 고시'로 대표되는 사교육과 공교육 붕괴 현상은 오락가락하는 정부 교육 정책 탓이 크다고 전문가들이 지적하고 있다. 정확히는 정책이 너무 쉽게, 너무 자주 바뀐다는 게 문제다. 수능으로 대표되는 입시 제도가 바뀔 때마다 학생과 학부모의 학원(사교육) 의존도가 올라가고, 가계의 사교육비 부담이 치솟는 현상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입시 정책은 대체 얼마나 자주 바뀌었을까. 이와 관련해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가 올해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