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과학을읽다]'서울-부산 20분'…하이퍼루프 어디까지 왔나

시계아이콘02분 38초 소요
언어변환 숏뉴스
숏 뉴스 AI 요약 기술은 핵심만 전달합니다. 전체 내용의 이해를 위해 기사 본문을 확인해주세요.

불러오는 중...

닫기
뉴스듣기

시속 1200km 이상 초고속 철도망 구축으로 '전국 한시간 생활권' 가능해져
미래 첨단 육상 운송 수단으로 꼽혀, 일론 머스크 등 세계적 연구 경쟁 치열
한국도 9년간 1조원 투자해 연구, 조만간 시험로 건설 등 박차

[과학을읽다]'서울-부산 20분'…하이퍼루프 어디까지 왔나
AD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2039년의 어느 날. 새내기 직장인 김한솔씨(27·가상인물)는 서울 대기업에 취직했지만 출근은 부산 고향집에서 한다. 얼마 전 개통한 서울~부산 간 하이퍼루프(Hyperloop·아음속 캡슐 트레인) 노선 덕분이다. 부산역에서 15분이면 서울역에 도착해 굳이 이사할 필요가 없어졌다. 한국형 고속철도(KTX)가 전국을 일일 생활권으로 만들었다면 하이퍼루프는 한 시간 생활권으로 만들었다. 전국 곳곳에 하이퍼루프가 뚫리면 수도권에만 돈과 사람이 몰리는 집중 현상도 이젠 옛말이 된다. 수도권 부동산 투기나 저출산 해소, 지역 불균형·지방 소멸 문제 등에 획기적인 전환점이 마련된 것이다.


하이퍼루프는 시속 1200㎞로 인류를 순식간에 미래 세계로 안내할 초고속 신개념 육상 교통 수단으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가 주요 기술 강국과 비슷한 수준의 기술력으로 자웅을 겨루고 있는 차세대 친환경 미래 이동 수단이다. 하이퍼루프 기술의 현재와 미래를 살펴보자.

[과학을읽다]'서울-부산 20분'…하이퍼루프 어디까지 왔나 [이미지출처=연합뉴스] 하이퍼루프 디자인

진공에선 저항이 없다

로켓·미사일·항공기는 물론 자동차, 고속철도 등 기존의 모든 육상 수송 수단들은 공기 저항을 최소화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여기에서 역발상으로 떠오른 것이 하이퍼루프 기술이다. 진공 상태라면 공기 저항을 걱정할 필요 없이 초고속을 구현할 수 있다는 단순한 생각에서 발전된 개념이다. 2009년 우리나라 철도기술연구원(KRRI)이 개념 연구를 시작했고 2013년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가 제안해 널리 알려졌다. 진공 혹은 진공에 가까운 상태인 튜브 형태의 통로에서 캡슐 또는 포드라고 불리는 열차를 공중에 띄운 상태로 시속 1200㎞ 이상의 빠른 속도로 달리게 하는 기술이다. 포드에는 25~40명의 승객과 화물을 태울 수 있으며 태양열을 통한 에너지 조달도 가능하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선 자기장 또는 공기압(에어 베어링)을 이용해 포드를 부양하는 기술이 필요하다. 바퀴 때문에 생기는 마찰력을 없애기 위해서다. 진공 튜브 기술도 필수다. 내부를 진공 또는 대기압의 1000분의 1 수준으로 유지해 공기 마찰을 최소화해야 에너지 손실을 줄이고 제 속도를 낼 수 있다.


포드의 속도를 계속 빠른 상태로 유지하기 위한 전자기적 추진 기술도 개발해야 한다. 모터로 추진력을 얻는 일반 열차와 달리 레일건과 비슷한 원리로 전자력을 통해 간헐적으로 추진력을 주는 방식이다. 속도가 아음속 수준이라 안정적이고 적절한 작동을 위해 외부와 통신을 유지해주는 기술도 필수다. 그렇다면 하이퍼루프 내의 화물과 승객은 안전할까? 이창영 한국철도기술연구원(KRRI) 하이퍼루프 연구소 박사는 "초음속 비행기도 내부 조종사는 안전하며 여객기가 시속 700~800㎞로 날아가도 문제가 없지 않냐"며 "관성의 법칙에 따라 급출발, 급정거만 하지 않으면 가속·감속으로 인한 문제는 없다"고 설명했다. 비행기가 이륙할 때 인간에게 가해지는 압력은 약 0.25~0.30G인데 하이퍼루프의 경우 약 0.15~0.20G로 예상된다. KTX(0.1G)보다 약간 더 강한 정도다.

[과학을읽다]'서울-부산 20분'…하이퍼루프 어디까지 왔나 하이퍼루프 완공시 상상도

하이퍼루프는 또 자체 태양광 발전을 이용하고 효율이 높다. 때문에 기존 고속철도보다 에너지 소모량이 30%에 불과하고 항공기 대비 8%에 그친다. 소음도 적고 건설 비용도 고속철도의 10분의 1에 불과하다. 이산화탄소 발생량을 최소화하고 소음 공해를 줄일 수 있어 ‘탄소 중립’ 시대에 적합한 교통 수단이라는 평가다.


치열한 개발 경쟁

해외에선 영국의 부호 리처드 브랜슨의 버진 그룹, 머스크의 ‘더 보링 컴퍼니’, 안드레스 드 레온의 하이퍼루프 TT 등이 투자와 기술 개발을 선도하고 있다. 최초로 하이퍼루프를 제안했던 머스크는 올 하반기부터 실물 크기 하이퍼루프 시험을 시작할 계획이었지만 아직 소식은 없는 상태다. 2017년부터 하이퍼루프 포드 경연을 주최하면서 주어진 트랙에서 최적의 포드 개발을 독려하고 있다. 2019년 8월 시속 463㎞를 질주한 포드가 상을 타 주목을 받았다. 버진 그룹은 미국과 인도, 두바이 등 여러 국가에서 하이퍼루프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2020년 11월 최초의 유인 테스트를 실시했다. 버진의 2인 탑승 포드는 시속 172㎞를 기록했다. 음속의 7분의 1로 500m를 달리는 데 불과했지만 더 이상 공상 과학의 영역은 아니라는 것을 증명했다.

[과학을읽다]'서울-부산 20분'…하이퍼루프 어디까지 왔나 하이퍼루프

지난달 30일 한국연구재단(NRF)의 ‘하이퍼루프를 위한 정보기술’ 보고서는 "아시아에서 유럽까지 대륙간 이동이 몇시간 단위로 줄어듦에 따라 전 세계 어디든 하이퍼루프를 통해 물건을 전달하는 주문형 경제 구축이 가능해진다"면서 "사람들의 거주와 직업 선택의 자유가 확대됨에 따라 다양한 경제적·사회적 이점이 발생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국, 9년간 1조 쓴다

우리나라도 하이퍼루프 기술 개발 국가 중 선두권에 속한다. KRRI는 2018년 하이퍼루프의 핵심 장치인 ‘1000분의 1 기압 튜브’ 국산화에 성공했다. 2020년 11월엔 진공상태에 가까운 0.001 기압 수준에서 시속 1019㎞의 속도를 세계 최초로 달성했다. 아진공 튜브 내부에서 비행기보다 빠르게 주행하는 하이퍼튜브의 주행특성을 실험으로나마 처음으로 규명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KRRI는 2024년까지 하이퍼튜브 차량의 엔진에 해당하는 핵심 장치인 초전도전자석과 추진장치, 차량의 초고속 주행 안정화 장치 등 하이퍼튜브의 핵심 기술을 개발할 계획이다. 여기에 정부가 지난 6월 하이퍼루프 연구개발(R&D)에 향후 9년간 1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전국 광역 시도 중 한 곳을 택해 10㎞ 길이의 테스트 베드를 설치하는 등 본격적인 R&D 투자 계획을 발표하면서 불이 붙은 상태다.


AD

아직 해소되지 못한 문제도 산적해 있다. 워낙 속도가 빨라 사고가 날 경우 대형 참사로 이어질 수 있다. 밀폐된 포드 내에서 응급환자가 발생할 경우 대책이 없다. 항공, 고속철도, 지하철 등 기존 교통 수단들도 수익을 내지 못하는 상황에서 실제 수요가 얼마나 있냐도 고려해야 한다. 아직까지 없었던 신개념 교통 수단이라 국제적 협의를 통한 규제 마련과 투자·지원도 필요하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5.12.0209:29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병원 다니는 아빠 때문에 아이들이 맛있는 걸 못 먹어서…." 지난달 14일 한 사기 피해자 커뮤니티에 올라 온 글이다. 글 게시자는 4000만원 넘는 돈을 부업 사기로 잃었다고 하소연했다. 숨어 있던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나타나 함께 울분을 토했다. "집을 부동산에 내놨어요." "삶의 여유를 위해 시도한 건데." 지난달부터 만난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비슷한 상황에 놓여있었다. 아이 학원비에 보태고자, 부족한 월급을 메우고자

  • 25.12.0206:30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를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 보려고 한다. 전문가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확산하는 부업 사기를 두고 플랫폼들이 사회적 책임을 갖고 게시물에 사기 위험을 경고하는 문구를 추가

  • 25.12.0112:44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법 허점 악용한 범죄 점점 늘어"팀 미션 사기 등 부업 사기는 투자·일반 사기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구제 대상에서 제외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부업 사기도 명확히 전기통신금융사기(보이스피싱)의 한 유형이고 피해자는 구제 대상에 포함되도록 제도가 개선돼야 합니다."(올해 11월6일 오OO씨의 국민동의 청원 내용) 보이스피싱 방지 및 피해 복구를 위해 마련된 법이 정작 부업 사기 등 온라인 사기에는 속수무책인 상황이 반복되

  • 25.12.0112:44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나날이 진화하는 범죄, 미진한 경찰 수사에 피해자들 선택권 사라져 조모씨(33·여)는 지난 5월6일 여행사 부업 사기로 2100만원을 잃었다. 사기를 신

  • 25.12.0111:55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기자가 직접 문의해보니"안녕하세요, 부업에 관심 있나요?" 지난달 28일 본지 기자의 카카오톡으로 한 연락이 왔다.기자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

  • 25.12.0513:09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출연 :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12월 4일) "계엄 1년, 거대 두 정당 적대적 공생하고 있어""장동혁 변화 임계점은 1월 중순. 출마자들 가만있지 않을 것""당원 게시판 논란 조사, 장동혁 대표가 철회해야""100% 국민경선으로 지방선거 후보 뽑자" 소종섭 : 김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용태 :

  • 25.12.0415:35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2월 3일) 소종섭 : 국민의힘에서 계엄 1년 맞이해서 메시지들이 나왔는데 국민이 보기에는 좀 헷갈릴 것 같아요. 장동혁 대표는 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것이었다고 계엄을 옹호하는 듯한 메시지를 냈습니다. 반면 송원석 원내대표는 진심으로

  • 25.11.2709:34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1월 24일)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에 출연한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은 "장동혁 대표의 메시지는 호소력에 한계가 분명해 변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또한 "이대로라면 연말 연초에 내부에서 장 대표에 대한 문제제기가 불거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동훈 전

  • 25.11.1809:52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지난 7월 내란특검팀에 의해 재구속된 윤석열 전 대통령은 한동안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다. 특검의 구인 시도에도 강하게 버티며 16차례 정도 출석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윤 전 대통령의 태도가 변한 것은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이 증인으로 나온 지난달 30일 이후이다. 윤 전 대통령은 법정에 나와 직접

  • 25.11.0614:16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1월 5일) 소종섭 : 이 얘기부터 좀 해볼까요? 윤석열 전 대통령 얘기, 최근 계속해서 보도가 좀 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국군의 날 행사 마치고 나서 장군들과 관저에서 폭탄주를 돌렸다, 그 과정에서 또 여러 가지 얘기를 했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강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