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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침체에 ‘IPO 잔혹사’ … 반토막 새내기株 수두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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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대비 상장종목 91→70개, 공모금액 20조→16조
상장 철회 기업만 13곳 … 내년에도 IPO 혹한기 예상

[아시아경제 이선애 기자] '역대급 대어' LG에너지솔루션의 등장으로 화려하게 포문을 열었던 올해 기업공개(IPO) 시장의 연말 모습이 초라하기 그지없다. 그야말로 '용두사미'다. 활황이었던 지난해와 비교해 시장 규모가 급격히 쪼그라들었다. 증시 부진이 이어진 데다, 공모가 고평가 논란이 일면서 상장을 연기하거나 철회하는 기업이 크게 늘었다. 증시에 갓 데뷔한 새내기주들은 공모가를 밑도는 수모를 당했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시장에 상장한 종목은 이날 입성하는 바이오노트를 포함해 모두 70개(스팩 및 이전 상장 제외)다. 지난해 91개와 비교하면 23% 감소했다. 총 공모금액 역시 지난해(20조3800억원)보다 21.2% 줄어든 16조748억원에 불과했다. IPO 시장 역사상 가장 화려한 기록을 세운 LG에너지솔루션(12조7500억원)이 끌어들인 자금을 제외하면 고작 3조3248억원에 그친다. 이는 2020년 기록했던 5조2150억원보다도 36.2% 쪼그라든 수준이다. 공모금액이 1000억원이 넘는 대형 IPO는 고작 5개에 불과했다.


공모금액 1000억원 넘는 대형 IPO 고작 5개

LG에너지솔루션의 증시 입성으로 IPO 시장이 활황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됐지만 증시 침체가 이어지며 급격히 얼어붙기 시작했다. 기업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는 데다, 공모가 거품 논란마저 일면서 IPO를 연기하거나 철회한 기업이 속출했다. 현대엔지니어링을 시작으로 현대오일뱅크·SK쉴더스·원스토어·바이오인프라·자람테크놀로지 등이 잇따라 상장을 철회했다. 골프존커머스·CJ올리브영·태림페이퍼·케이뱅크·라이온하트스튜디오·밀리의 서재·제이오 등은 상장을 연기했다. 올해 IPO에서 발을 뺀 기업은 13개로 역대 최대 기록을 세울 전망이다.


증시 침체에 ‘IPO 잔혹사’ … 반토막 새내기株 수두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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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형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올해는 다수의 기업이 상장을 철회하면서 증시에 입성하는 기업 수가 많이 줄었다"면서 "LG에너지솔루션을 제외하면 코로나19 이전 수준보다도 전체 공모금액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반값 상장'의 굴욕도 등장했다. 바이오노트가 오명의 주인공이다. 기관 수요예측 흥행에 실패하자 공모가를 희망범위(1만8000~2만2000원) 최하단에서도 절반을 깎은 9000원으로 정했다. 당초 희망 공모가 밴드 상단 기준으로 예상 시가총액은 2조2000억원이 넘을 것으로 예상됐지만, 확정된 공모가로는 1조원에도 미치지 못한다.


제값을 받지 못한 기업 역시 수두룩했다. 희망 공모가 밴드의 하단에도 못 미치는 가격으로 상장한 기업이 많았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4분기 기준 IPO 기업 중 공모가 밴드 하단 미만 기업의 비율은 50.0%로, 최근 5년새 가장 높았다.


증시에 데뷔한 새내기주들의 신세도 비참했다. 바이오노트를 제외한 69개 종목의 상장 이후 평균 수익률(16일 종가 기준)은 5.9%에 불과했다. 46개의 종목(65.71%)은 16일 종가가 공모가(무상증자한 경우 이를 반영한 수정 공모가 기준)를 밑돌았다. 주가가 공모가 대비 50% 이하로 하락한 새내기주도 수두룩했다. 위니아에이드·레이저쎌·나래나노텍·브이씨 등이다.


최유준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신규 상장 종목의 상당수가 코스피 대비 부진했고 투자자 관심에서 멀어졌다"며 "주식시장이 안정기에 진입해야 반전 기회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그는 "주가 회복 국면에서 반등 강도를 좌우하는 것은 업황 회복이 실적 성장으로 이어질지 여부와 큰 테마와 부합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가졌는지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통상 12월은 IPO 성수기로 일컬어지지만, 올해의 경우 지난 6일 증시에 입성한 에스에이엠지엔터테인먼트와 바이오노트를 더해 단 2곳뿐이다. 내년에도 침체가 이어질 공산이 크다. 현재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수요예측에 나서는 기업은 티이엠씨·한주라이트메탈(옛 한주금속)·오브젠 등 3곳에 불과하다. 올해 1월 LG에너지솔루션을 비롯해 케이옥션, 아셈스 등 10개 기업이 몰렸던 것과 비교하면 격세지감이다.


박세라 대신증권 연구원 "통상적으로 1월에는 상장 기업 수가 적다"면서 "더구나 올해 초 12조7500억원을 모은 LG에너지솔루션에 견줄 수 있는 대형 IPO 기업이 없어 내년 1월에도 IPO 시장은 침체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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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O 시장의 혹한기는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금리 인상이 여전히 진행 중인데다, 올해 상장한 기업의 주가 하락으로 투자금을 회수하지 못하고 발이 묶인 기관투자자가 많아 시장이 활기를 찾기가 쉽지 않아서다. 경기 침체 공포도 본격화해 자금 조달 환경은 더욱 어려운 국면을 맞을 전망이다. 유 연구원은 "내년 상반기까지 IPO 시장 침체가 이어질 것"이라면서 "공모금액이 400억원이 넘는 중대형 IPO는 공모가 밴드에 대한 눈높이를 낮추지 않고서는 추진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선애 기자 lsa@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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