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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을읽다]"50년 전 달에 갔다면서 웬 호들갑"이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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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아폴로 프로젝트때 새턴5호 기술 사장 시켜
설계도와 달리 수작업 진행, 재현 불가능
50년 만에 재현하면서 애먹어, 10년 동안 200억 달러나 들어
한때 제임스웹 우주망원경과 더불어 '2대 예산 먹는 하마' 오명

[과학을읽다]"50년 전 달에 갔다면서 웬 호들갑"이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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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50여년 전에 이미 달에 갔었다면서, 아르테미스 1호 발사에 웬 호들갑?"


지난 16일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아르테미스 1호 발사 성공을 두고 일각에서 나오는 의문이다. 인류의 첫 달 착륙이었던 1969~1972년 아폴로 프로젝트 때보다 훨씬 더 컴퓨터, 소재, 반도체, 전자 등 첨단 기술이 발달한 지금 무슨 대단한 일이냐는 것이다. 또 미국이 이번 아르테미스 1호 발사를 위해 초대형 로켓 SLS(Space Launch System)를 개발하면서 장시간 막대한 자금(200억달러)을 투자하고도 온갖 난항을 겪었는지 이해가 안 된다는 반응도 있다. 한때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JWST)와 함께 NASA의 '2대 예산 먹는 하마'라는 오명을 쓰기도 했다. 심지어 아폴로 프로젝트가 거짓이었다는 '음모론'의 근거로 활용될 지경이다.


미국 우주 개발 패러다임의 변화

[과학을읽다]"50년 전 달에 갔다면서 웬 호들갑"이냐구? 2013년 대서양에서 인양된 아폴로11호 엔진. 사진 출처-Jeff Bezos expeditions

2013년 아마존 창립자 제프 베이조스가 전 세계에 놀라운 발굴 소식을 전했다. 대서양 한가운데 40년 넘게 가라앉아 있었던 아폴로 11호 엔진을 인양했다는 것이다. 엔진은 심하게 부식돼 일련번호까지 지워져 있어 처음엔 아폴로 11호의 것인지조차 식별해내기 힘들었다. 미국이 이번 아르테미스 1호 발사를 위한 달 탐사 로켓 개발에 왜 이렇게 애를 먹었는지 보여주는 상징적 장면이다. 즉 미국은 1957년 옛 소련이 인류 사상 처음으로 스푸트니크 1호 위성을 발사하는 등 앞서 나가자 우주 개발에 총력전을 펼쳤다. 냉전 시대 옛 소련에 이념ㆍ체제 경쟁에서 뒤지지 않겠다는 결의에 차 엄청난 예산ㆍ인력을 투입해 속도전을 벌인 것이다. 아폴로 프로젝트만 해도 10호까지 모조리 실패했고, 11호가 돼서야 겨우 성공할 정도로 어려움을 겪었지만 '국가적 동원 체제' 덕에 성공을 거뒀다.


그러나 이런 달 탐사 열기는 1970년대 초반부터 급속히 식고 말았다. 닉슨 정부가 들어서고 베트남 전쟁에 따른 반전 여론이 고조되면서 예산 낭비 비판이 나오는 등 국내 분위기가 달라졌다. 달 탐사 예산은 삭감되고 미국의 우주 정책은 스페이스 셔틀 위주로 지구 궤도에 머물게 됐다. 덕분에 엄청난 예산이 들어가는 달 탐사용 새턴 5 로켓들은 박물관으로 흩어졌고, 기술은 사장되다시피 했다.


[과학을읽다]"50년 전 달에 갔다면서 웬 호들갑"이냐구? 아폴로 11호. 사진 출처=미 항공우주국(NASA)

잊혀졌던 기술

2010년대 들어 이른바 뉴스페이스(New Space) 시대가 열렸다. 첨단 기술의 진입 장벽이 낮아지고 재원 조달이 용이해졌다. 스페이스X를 선두로 민간 우주 개발 기업들이 너도 나도 발사체 개발ㆍ위성 발사 및 운영, 달ㆍ화성 등 심우주 탐사 등에 나서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NASA도 자원 개발과 화성 등 심우주 탐사 근거지로서의 기지 건설 등 달 개척을 위해 귀환 프로젝트를 재개하고 아르테미스 프로그램 등 심우주 탐사용 대형 발사체 개발을 재개했다. 문제는 1960년대 미국 로켓의 아버지로 불렸던 베르너 폰 브라운 박사 등이 개발해 아폴로 프로젝트에 사용한 초대형 발사체 '새턴 5호'의 기술이 어느새 까맣게 잊혀졌다는 것이다. 새턴 5호는 1단부에 역대 최강 추력을 자랑하는 F-1 엔진 5기(케로신), 2단부·3단부에 J-2 엔진(액체 수소)을 각각 5기·1기씩 사용하는 3단 로켓으로 개발됐다.


그러나 막상 40여년이 지나면서 설계도는 남아 있었지만 제작 노하우는 사라져 버리고 말았다. 당시 기술진들은 이미 오래전에 사망했거나 은퇴한 상태였다. NASA의 비밀 보관 창고에 남아 있던 설계도는 박물관에 전시돼 있던 새턴 5호의 실제 엔진들과 일치하지 않았다. 즉 로켓 제작 당시 만들어진 설계 도면은 심각한 마감 압박에 시달리는 가운데 만들어졌고 현대와 달리 정밀한 컴퓨터 디자인 작업은 전혀 거치지 않은 상태였다. 또 F-1 엔진은 모두 수작업으로 제작되면서 수도 없이 많은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수정됐고 최종 결과물은 설계도에 나와 있지 않은 특징들이 너무도 많았다. 결국 NASA 엔지니어들은 차라리 분해해서 원리를 이해해 보자면서 2011년부터 분해-시뮬레이션 작업을 시작했고, 이를 토대로 F-1B 엔진을 만들어 냈다. 하지만 이 리메이크 버전은 SLS 계획이 여러 차례 변경되면서 결국엔 사용되지 않게 된다.


현재 SLS가 사용하고 있는 것은 우주왕복선에 사용됐던 RS-25 엔진이다. 2009년까지 운용되던 우주왕복선을 위해 만들었던 재고품들이다. 다만 NASA 엔지니어들은 아르테미스 1호에 맞춰 개량 작업을 실시했다. 이것도 간단하지 않았다. 잦은 계획 변경과 예산 축소 등의 불확실성에다 액체 수소 엔진의 특성상 누설 문제가 불거지면서 완성까지는 10년 가까이 소모되고 말았다. 현재 SLS는 1단부에 개량돼 성능이 더 좋아진 RS-25 엔진 4기가 사용됐고, 양옆에 고체 부스터 2기가 보조하는 형태다.


[과학을읽다]"50년 전 달에 갔다면서 웬 호들갑"이냐구? 지난 6월 발사에 성공한 한국형발사체 누리호.

문윤완 한국항공우주연구원(KARI) 발사체엔진팀장은 "10년 이상 지난 엔진을 재사용한 데다 액체수소는 분자 크기가 작아 누설 문제가 생겼다"면서 "달까지 가려면 로켓 추력 지속 시간을 길게 해야 하기 때문에 98m라는 엄청난 크기의 구조체를 만들고 유지해야 하며, 또 그만큼 무게가 더해진 것에 따른 추가 추진력을 내도록 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첨단 기술이 훨씬 발달한 현재의 시점에서 미국이 50년 전에 만들었던 달 탐사 대형 로켓을 이렇게 오랜 시간과 많은 비용을 들여서 다시 만들었다는 것이 상당히 의아스러울 순 있다"면서 "기술 발달의 방향성이 제거됐을 때, 즉 그쪽으로 투자를 하지 않도록 막는다면 어느 나라 어느 분야에서도 발생할 수 있는 문제"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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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팀장은 또 "지금 누리호를 성공하고 (최초의 달 탐사선인) 다누리도 순항하고 있지만 우리도 맥이 끊어지면 똑같은 일이 벌어질 수 있다"면서 "향후 우주 개발은 아르테미스 프로젝트처럼 달이나 화성 탐사로 갈 수밖에 없으므로 이를 위한 대형 발사체 개발 관심을 두고 지속해서 추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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