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DTx 아시아] 이미 상용화 성공한 日… 韓은 "글로벌 규제 선도" 평가

시계아이콘02분 47초 소요
숏뉴스
숏 뉴스 AI 요약 기술은 핵심만 전달합니다. 전체 내용의 이해를 위해 기사 본문을 확인해주세요.

불러오는 중...

닫기
뉴스듣기 글자크기

'공보험 중심'의 의료시스템 갖춘 두 나라

日 '큐어앱' 니코틴 중독·고혈압 DTx 출시
조 시쥰 BD장 "일본도 '5분 진료' 문제"
"DTx 통한 생활습관 교정 효과적"

韓, 아직 급여화 관련 논의는 불충분
규제는 각종 가이드라인 통해 "글로벌 리더" 평가 나와

[DTx 아시아] 이미 상용화 성공한 日… 韓은 "글로벌 규제 선도" 평가 8일 서울 강남구 노보텔앰배서더 호텔에서 열린 '제1회 DTx 아시아'에서 조 시쥰 큐어앱 글로벌 BD장이 발표하고 있다. /사진=이춘희 기자
AD

[아시아경제 이춘희 기자] 이르면 '연내 1호 디지털치료제(DTx)' 승인이 이뤄질 것이라는 기대가 나오지만 이를 두고 '이제 시작'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실제 소비자(환자)와 상품의 가격을 지불하는 이(보험)가 다른 의료산업의 특성상 보험 급여화에 성공해야 실제로 제품 판매가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8일 서울 강남구 노보텔 앰배서더 호텔에서 열린 'DTx 아시아(Asia)'에서 '시장으로의 접근 경로: 일본에서의 임상과 사업 개발(BD)'이라는 제목으로 이뤄진 조 시쥰(Shijun Jo) 큐어앱(CureApp) 글로벌 BD장의 사례 발표에 관심이 쏠린 이유다.


큐어앱은 니코틴 중독 치료제 '큐어앱SC'와 고혈압 치료제 '큐어앱HT' 2종의 DTx를 일본 의약품의료기기종합기구(PMDA)의 승인을 받아 출시했다. 일본 내에서 유일한 DTx 상용화 업체다. 특히 큐어앱HT는 지난 9월 일본 건보 적용에 성공했다. 고혈압 DTx가 급여화에 성공한 건 큐어앱HT가 최초다. 이외에도 알코올 중독, 비알코올성지방간염(NASH), 암, 만성심부전 관련 DTx를 개발하고 있다.


[DTx 아시아] 이미 상용화 성공한 日… 韓은 "글로벌 규제 선도" 평가 일본 큐어앱의 고혈압 치료 DTx '큐어앱HT' (사진제공=큐어앱)

일본의 DTx 상용화가 한국에도 중요한 이유는 의료 시스템이 강력한 공적 보험 체계를 토대로 운영되기 때문이다. 이미 DTx 상용화가 광범위하게 이뤄지고 있는 해외에서는 강력한 공적 보험 체계가 없기 때문에 다양한 사보험 또는 대기업과의 개별적 협상을 통해 시장 진입이 가능한 사례가 많다. 하지만 한국은 국민건강보험이라는 강력한 단일 공보험이 자리 잡고 있다. 국민 모두를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급여화에 성공하면 단숨에 시장 범위를 크게 넓힐 수 있지만 동시에 공공성과 보편성이라는 가치가 강조돼 확실한 비용 대비 효과성을 입증하지 못한다면 급여화의 문턱을 넘기 어렵다. 일본 역시 한국과 비슷하게 국민 전부가 가입되는 '국민건강보험(코쿠민켄코우호켄)' 제도를 운용하고 있다.


큐어앱이 고혈압을 두 번째 타깃 적응증으로 삼은 것도 한국과 유사한 의료환경 때문이다. 조 BD장은 "일본의 진료 시간은 '5분 진료'라고 불릴 정도로 짧아 의사가 환자에게 개인화된 조언을 해주기 어렵다"며 "고혈압 유병자 중 70%는 치료를 안 받거나 못 받는 상황으로 추정되지만 환자들이 생활 습관 교정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큐어앱HT는 고혈압에 필수적인 생활 습관 교정이 잘 이뤄지도록 도움으로써 치료 효과를 낸다. 교육과 동기 부여를 통해 운동, 체중 관리, 술·염분 섭취 조절 등을 돕는다. 실제 임상 결과 표준치료법(SoC)과 함께 큐어앱HT를 처방받은 임상군은 SoC만 받은 대조군보다 8주 차에서 수축기 혈압(SBP)이 평균 10.6㎜Hg 감소하는 효과를 입증했다. 이외에도 체질량지수(BMI), 체중 등 2차 지표에서도 개선이 확인됐다.


[DTx 아시아] 이미 상용화 성공한 日… 韓은 "글로벌 규제 선도" 평가 큐어앱 로고 (사진제공=큐어앱)

비용 면에서 조 BD장은 "일본 내에서 매년 10만명이 고혈압으로 사망하고, 125억달러(약 17조원)의 관련 비용이 발생한다"며 고혈압이 막대한 사회적 비용을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큐어앱 같은 DTx가 상당한 비용 절감 효과를 가져온다고도 강조했다. 현재 큐어앱HT는 관리비 10달러와 6개월 프로그램 기준 매달 59달러의 비용을 낸다. 그는 "기존 치료법 기준 753만엔(약 7116만원)인 생애 의료비용이 큐어앱을 함께 쓰면 694만엔(약 6356만원)으로 줄어든다"며 "1인당 59만엔(약 557만원)의 생애 의료비용 절감 효과를 가져오는 셈"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승인 과정에서 일본 정부도 신속심사 제도를 통해 승인 기간을 기존 1년에서 6개월로 단축하고 우선 검토해주는 등 많은 지원을 했지만 여전히 일본의 제도는 부족한 점이 많다고도 조 BD장은 말했다. 그는 급여 수가 고정을 가장 큰 난제로 꼽았다.


실제 의사들이 처방 과정에서 기존과 다른 DTx를 도입하기를 꺼리는 점을 고려한 플랫폼의 운영도 강조했다. 큐어앱은 처방 플랫폼 애플리케이션(앱)인 'APS'를 운영하고 있다. 조 BD장은 "의사들이 얼마나 DTx를 채택할지는 일본뿐 아니라 전 세계적인 문제"라며 "APS를 통해 의사들이 보다 쉽게 처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 BD장은 한국에서 DTx 상용화를 위해 전자의무기록(EMR) 통합이 주요 과제인 것과 마찬가지로 "현재 일본에서 가장 노력하고 있는 것 중 하나가 전자건강기록(EHR)"이라며 "우리의 데이터를 EHR 시스템에 연동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정부에 요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국내는 아직 상용화 사례 '0'… 정부 주도 규제 통해 '글로벌 규제 선도'

이처럼 이미 상용화가 상당 부분 이뤄진 일본과 달리 한국은 아직 상용화는 물론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허가를 받은 DTx도 없는 상태다. 아직 건강보험 급여화와 관련한 정책 방향이 정립되지 않은 상태다. 다만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연내 발간을 목표로 DTx 급여화 가이드라인 마련을 서두르고 있다. 하지만 DTx 관련 규제 정립에 있어서는 가장 앞서가면서 글로벌 규제를 선도하고 있다는 평가가 이날 나왔다.


이날 한영민 식품의약품안전처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 디지털헬스규제지원과 주무관은 "지난달 기준으로 현재 15개 제품이 임상시험계획(IND) 승인을 받아 임상을 진행 중"이라며 "불면증 치료부터 경도인지장애(MCI) 개선 등의 제품들이 있다"고 국내 DTx 개발 현황을 소개했다.


[DTx 아시아] 이미 상용화 성공한 日… 韓은 "글로벌 규제 선도" 평가 8일 서울 강남구 노보텔앰배서더 호텔에서 열린 '제1회 DTx 아시아'에서 한영민 식품의약품안전처 디지털헬스규제지원과 주무관이 발표하고 있다. /사진=이춘희 기자

현재 식약처 등 국내 규제 당국은 2020년 8월 '디지털치료기기(DTx) 허가·심사 민원인안내서(가이드라인)' 발간에 이어 지난해 불면증과 알코올·니코틴 사용 장애에 대한 'DTx 안전성 및 성능 평가 및 임상시험계획서 작성 가이드라인'을 내놓았다. 올해 안으로 추가로 우울증과 공황장애 적응증에 대한 가이드라인도 발간할 계획이다.


이 같은 시도는 해외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아직 세계적으로 DTx 규제 관련 가이드라인이 확립되지 않은 상태에서 한국이 이를 선도하는 양상이기 때문이다. 현재 국제표준화기구(ISO) 등과 함께 글로벌 가이드라인 수립을 시도하고 있는 세계디지털치료제협회(DTA)의 메건 코더 정책부사장(CPO)도 "한국 식약처가 전 세계에서 DTx 관련 가이드라인을 처음 만들었다"며 "많은 나라들이 이를 참조하고 있는 등 한국이 리더로서 세계 DTx 규제를 이끌고 있다"고 평가했다.



한 주무관은 해외에서 임상을 진행한 외산 DTx의 국내 진출도 규제 단에서 열어두고 있음을 시사했다. 그도 "국내 규정상 해외 임상 자료 제출이 안 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해외 제품의 임상 자료를 어떻게 인정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고민하고 있다"




이춘희 기자 spring@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