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회 DTx 아시아' 서울에서 열려
8~9일 서울 강남구 노보텔 앰배서더
아시아 DTx 시장, 폭발적 성장세
아직 의료 불균형 심각한 만큼 가능성 더 커
[아시아경제 이춘희 기자] 이르면 연내에 '1호 승인 디지털치료제(DTx)'가 나올 것으로 전망되는 등 국내 DTx 산업이 발전의 속도를 내고 있다. 이 같은 열기를 반영하듯 아시아 지역 내에서 DTx 산업의 미래를 내다보는 행사가 서울에서 열렸다.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제1회 DTx 아시아(Asia)'가 8~9일 이틀 간 서울 강남구 노보텔 앰배서더에서 열린다. 세계 최대 DTx 행사인 미국 'DTx 이스트(East)'의 아시아 지역 자매행사로 올해 처음으로 마련됐다. '아시아·태평양 시장에서 DTx의 정립'을 주제로 한 이번 행사는 당초 싱가포르에서 열릴 예정이었다. 주최사 그레이그린 측은 "한국의 DTx 관련 대규모 예산 배정 및 최근의 급여화 계획 등을 반영해 서울로 개최지를 변경했다"고 전했다. 아시아 지역 내에서 한국 서울이 허브로 떠오를 가능성을 눈여겨본 셈이다.
이번 행사의 첫날 의장은 김주영 세계디지털치료제협회(DTA) 신임 이사(웰트 미국 법인장)가 맡았다. 김 신임 이사는 전날 열린 기조 토론에서 "디지털 치료의 제1의 물결이 모두를 위한 표준 치료법이었다면 이제는 제2의 물결이 오고 있다"며 "환자의 데이터를 통해 개인화된 예측 치료가 가능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메건 코더(Megan Coder) DTA 정책부사장(CPO)은 "약대에서 공부하던 때만 하더라도 소프트웨어로 환자를 치료할 수 있다고 말하는 이는 없었다"며 이를 위해서는 "소프트웨어 의료기기(SaMD)가 환자에게 정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DTx, 의료 불평등 심한 아시아에서 미충족 수요 채울 것
아시아 DTx 산업계를 두고는 폭발적 성장이 이어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첸 카이셴 시노코어 CEO는 이를 두고 '붐(boom)'이라고 정의했다. 그는 "코로나19 유행에서 환자와 의사가 디지털을 통해 연결되며 임상적 이점을 확인했다"며 "자본 투자도 활발해지면서 기술적으로 유망한 회사에 대한 관심이 많이 쏠리고 있다"고도 말했다.
규제적 면에서도 한국 규제 당국에서 2020년 세계 최초로 DTx 허가·심사 가이드라인을 발간하는 등 아시아 지역에서 활발한 움직이 포착되고 있다. 코더 CPO는 한국의 가이드라인에 대해 "다른 나라에서도 참조하고 있다"며 "한국이 세계 DTx 규제를 리더로서 이끌고 있다"고 평가했다.
DTx가 의료 불평등을 해소하는 한편 환자의 경제적 부담도 덜 수 있다는 희망섞인 분석도 쏟아졌다. 루이스 파예 쥴릭 파마 인수합병(M&A) 부문장은 "DTx가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 의료 접근성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며 "아시아에서만 약 7000만명에 달하는 거대한 시장을 가진 셈"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사라 잭슨 클릭 테라퓨틱스 디렉터는 "질병의 치료를 위해 보다 적은 치료 비용을 지출할 수 있다"며 DTx의 강점을 설명하는 한편 "전통 의약품을 DTx로 전환하는 등 DTx 생태계가 개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일본 국민건강보험 급여화에 성공한 큐어앱의 고혈압 DTx '큐어앱HT'에 대해 조 시쥰 큐어앱 글로벌 BD장은 "생애 의료비용을 감안했을 때 고혈압 환자가 기존 치료법과 큐어앱을 함께 활용하면 1인당 59만엔(약 557만원)의 비용 절감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전했다.
기존 의료 체계와 공존하는 가운데 미쳐 채우지 못했던 미충족 수요(un-met needs)를 채움으로써 의료 산업을 더 진보시키는 방법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아르빈더 신갈 피터플라이 CEO는 이와 관련해 DTx를 '미래'라고 정의했다. 그는 모바일 이용 활성화, 환자 모니터링의 중요성 대두, 신진대사 관련 질환 환자 급증 등 인도의 상황을 언급하면서 "환자가 스스로 치료에 참여할 수 있게 되고, 의사도 시간을 절약할 수 있는 만큼 DTx는 미래로 나아가는 길"이라고 말했다.
한독 자회사인 이노큐브의 권소현 대표도 "DTx는 환자들을 위한 새로운 혁신적인 치료 옵션"이라며 "일반적으로 약의 부작용을 추적하기란 어렵지만 DTx를 통해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개입이 이뤄질 수 있다면 부작용을 추적하는 등 기존 치료법에 대한 새로운 영역의 지원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이춘희 기자 spr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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