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퍼스트 버디(대통령의 단짝)'가 되며 미 정계의 새로운 '실세'로 떠오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미국 텍사스주에 자신의 우주기업 스페이스X로 구성된 자신만의 도시를 건설하고 있다.
24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텍사스주 남쪽 끝 보카치카 지역에 있는 스페이스X 본사 직원들은 최근 새 지방자치단체 구성을 위한 서명과 청원을 제출했다.
관할 법원인 캐머런 카운티 법원에 제출된 청원서는 스페이스X 전용 우주기지 '스타베이스'(Starbase)가 있는 이곳에 동명의 소도시를 세우고 선거를 통해 시장을 뽑겠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청원서에는 스페이스X 보안담당자인 구나르 밀번이 첫 번째 시장 후보로 선거에 출마한다는 내용도 포함돼있다.
도시의 크기는 약 3.9㎢로, 주민은 어린이 100여명을 포함해 약 500명이 거주한다. 이들은 대부분 스페이스X 직원이나 직원 가족이다.
청원서에는 머스크 CEO가 왜 스타베이스시(市)를 만들려 하는지, 이를 통해 어떤 이익을 얻을 수 있는지 나와 있지 않다. 그러나 NYT는 머스크 CEO가 수년 전부터 스타베이스를 시로 만들고 싶다는 입장을 표했다고 밝혔다.
도시를 만들기 위해서는 일정 수 이상 주민이 있어야 해 구체적인 행동에 나서지 못했으나, 이후 많은 스페이스X 직원들이 회사 근처로 이사하며 요건이 충족된 것으로 보인다.
청원서와 함께 제출된 서한에서 캐서린 루더스 스페이스X 스타베이스 총괄 매니저는 스페이스X가 현재 외딴 위치 때문에 공공시설 관리, 교육, 의료서비스 등 공공 서비스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며 시를 만들면 이 같은 기능 일부를 적절한 공공기관에 이전할 수 있다고 밝혔다.
NYT는 법적 요건을 모두 갖췄을 경우 법원은 새 지자체 창립을 위한 청원을 승인해야 한다고 밝혔다.
에디 트레비노 주니어 캐머런 카운티 법원 판사는 법률 검토를 진행 중이라고 밝히면서 별다른 문제가 없다면 내년도에 시장 선거가 열릴 수 있다고 말했다.
NYT는 선거가 치러질 경우 머스크 CEO도 유권자로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머스크 CEO는 이번 청원에는 서명하지 않았지만 캐머런 카운티에 거주지가 있고, 지난 11월 그곳에서 투표했다고 밝힌 바 있다.
또 NYT는 머스크 CEO가 다른 지역에도 기업도시 건설을 시도할 수 있다고 밝혔다. 텍사스주 오스틴 근처 바스트로프 교외 지역을 개발해 직원을 거주시키는 방안을 검토했다고 전했다. 이 지역에는 스페이스X 제조공장과 터널 건설 회사 보링컴퍼니 본사 등이 있다. 머스크 CEO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기업 엑스(X·옛 트위터) 사무실도 들어설 예정이다.
오수연 기자 syo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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