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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을 위한 나라는 없다?…스토킹 범죄는 왜 반복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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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당역 사건' 가해자, 2년 넘게 동료 역무원 스토킹
피해자가 2번이나 고소했지만 경찰은 소극적으로 조치
전문가, "스토킹 범죄에 대해 구속수사 적극 고려해야"

여성을 위한 나라는 없다?…스토킹 범죄는 왜 반복되는가 여성 역무원이 평소 자신을 스토킹하던 직장 동료에게 살해당한 서울지하철 2호선 신당역 여자 화장실 입구에 시민들의 추모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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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강주희 기자] 서울 지하철 2호선 신당역 여자 화장실에서 20대 여성 역무원이 직장 동료인 30대 남성에게 살해되는 사건이 벌어졌다. 남성은 3년여간 피해자를 집요하게 스토킹했다. 사건 당일에는 미리 흉기를 준비하고, 피해자가 나타날 때까지 1시간 넘게 기다리는 등 치밀하게 준비했다. 피해자는 남성을 불법 촬영·스토킹 혐의로 두 차례나 고소하며 위험신호를 보냈지만, 살인을 목적으로 접근한 가해자를 막지는 못했다.


경찰과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사건은 14일 오후 9시께 신당역에서 발생했다. 가해자 A씨는 여자 화장실을 순찰하던 피해자 B씨를 뒤따라 들어가 흉기로 살해했다. 흉기에 찔린 피해자는 화장실에 있는 비상벨로 도움을 요청했고, 역사 직원과 사회복무요원, 시민 등이 현장에서 가해자를 붙잡았다. B씨는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옮겨진 뒤 약 2시간 반 만에 숨졌다.


경찰은 A씨가 B씨에게 앙심을 품고 '계획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보고 있다. A씨는 사건 당일 흉기를 미리 준비했고, 범행 당시 일회용 위생모를 쓰고 있었다. A씨와 B씨는 지난 2018년 서울교통공사에 입사한 '동기'로, 신입사원 교육에서 만나게 됐다. 그러나 이후 A씨가 B씨에게 만남을 강요하면서 스토킹이 시작됐다.


3년 가까이 스토킹에 시달리던 B씨는 지난해 10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카메라 등 이용 촬영, 촬영물 등 이용 협박) 혐의로 A씨를 고소했다. 경찰 수사가 진행되면서 A씨는 같은 달 13일 서울교통공사에서 직위 해제됐다. 그러나 이후에도 A씨는 B씨에게 여러 차례 연락해 합의를 요구하고 협박성 메시지를 보내는 등 스토킹을 이어갔다. 결국 B씨는 지난 1월 스토킹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A씨를 재차 고소했다.


여성을 위한 나라는 없다?…스토킹 범죄는 왜 반복되는가 여성 역무원이 평소 자신을 스토킹하던 직장 동료에게 살해당한 서울지하철 2호선 신당역 여자 화장실 입구에 시민들의 추모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B씨가 스토킹 피해를 호소하며 두 번이나 경찰에 A씨를 고소했지만, 피해자 보호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B씨가 처음 고소했을 때 경찰은 A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나 법원은 '증거인멸이나 도주 우려가 없다'며 기각했다. 첫 고소 뒤 B씨에 대한 '범죄피해자 안전조치(신변 보호)'가 실시됐지만 1개월간 조치된 후 종료됐다. B씨가 두 번째로 고소했을 때 경찰은 구속영장을 신청하지 않았다. 추가적인 신변보호 조치도 없었다.


A씨는 혐의가 인정돼 올해 2월과 6월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지난달 18일 A씨에게 징역 9년을 구형했다. 법원은 두 사건을 병합 심리해 15일 1심 선고를 내릴 예정이었다. 그러나 A씨는 1심 선고를 하루 앞두고 A씨를 처참하게 살해했다.


전문가는 가해자에 관대하고, 피해자의 요청이 없으면 보호 조치하지 않는 소극적 대응으로는 범죄를 막을 수 없다고 지적한다. 성범죄를 전문으로 다루는 이은의 변호사(이은의 법률사무소)는 "이전부터 비슷한 사건이 있을 때마다 가해자가 구속이 안 되는 것이 문제로 지적돼 왔다. 단순히 피해자에게 뭔가를 해주는 것만으로는 제대로 된 보호를 할 수 없다"며 "스토킹 범죄는 그 특성 자체가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연락하는 것만으로도 위험한 상황으로 봐야 한다. 교제 폭력, 스토킹 범죄의 가해자에 대한 구속이 적극적으로 검토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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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변호사는 피해자와의 합의가 양형에 절대적 영향을 끼치는 점도 범죄가 되풀이되는 원인으로 지적했다. 그는 "사법부가 피해자와 가해자의 합의 여부를 절대적으로 바라본다"며 "스토킹법의 경우 반의사불벌죄(피해자가 원하지 않으면 가해자를 처벌할 수 없는 범죄)에 해당하는데, 이 때문에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합의를 종용하고 협박하는 등 2차 가해가 벌어진다. 결국 가해자는 반성하지 않고, 극단적인 경우 보복성 범죄로까지 이어지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강주희 기자 kjh818@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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