떨어지는 집값에 금리 인상 겹쳐
신중해진 청약 대기자들
청약 옥석가리기 심화 양상
[아시아경제 김혜민 기자] 부동산 시장 한파가 가속화되면서 청약시장이 빠르게 얼어붙고 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1순위 청약시장에서 자연스럽게 소화됐던 대단지, 1군 브랜드 물량도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수도권 대형 브랜드임에도 청약가점 10점대가 당첨되는 사례도 나왔다.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사라지고 오히려 하락하면서 청약시장 옥석가리기가 심화되는 모습이다.
22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인천광역시 부평구에 분양된 e편한세상 부평 센트럴파크는 3개 주택형 가운데 2개에서 당첨 최저가점 10점대가 나왔다. 전용면적 49㎡의 당첨 커트라인은 12점, 59㎡는 두 주택타입이 각각 16점과 26점으로 집계됐다. 10점대, 20점대의 청약가점으로도 당첨이 됐다는 얘기다.
DL건설과 DL이앤씨가 공동시공하는 이 단지는 457가구를 공급한다. 대형건설사가 짓는 브랜드 아파트에 단지 규모도 작지 않은데다 지하철 1호선 부평역과 멀지 않고 부평공원과도 마주보고 있어 입지도 나쁘지 않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하지만 결정적으로 작은 평형, 그리고 분양가가 발목을 잡았다. 이 단지 59㎡의 분양가는 최대 5억6360만원이지만, 인근 같은 평형의 집값 시세는 4억~5억원대로 형성돼있다. 업계 관계자는 "인천 집값이 하락세에 접어든 시점에서 분양가가 시세보다 오히려 부담스럽다보니 소위 '손절'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대단지, 1군 브랜드의 청약경쟁률도 과거 대비 위축되고 있다. 경기도 평택에 공급되는 DL건설의 대단지 아파트 2곳은 최근 연이어 미달됐다. e편한세상 평택 라씨엘로는 953가구 모집에 352명만 신청했고, 하이센트는 816가구 모집에 385명만 접수해 두 단지 모두 절반 이상 미달됐다. 두 단지를 합하면 총 1769가구 중 58%에 해당하는 1034가구가 미달된 것이다.
GS건설이 경기도 화성에 짓는 봉담자이 라젠느 역시 1순위 청약에서 대부분의 주택타입이 5배수를 넘지 못했고, 전용 84B㎡는 미달됐다. 지난해 5월 같은 입지에 분양된 봉담자이 라피네가 389가구 모집에 8592명이 몰려 평균 22대1의 청약경쟁률을 기록한 것과 대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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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R114에 따르면 경기 지역의 아파트 청약경쟁률은 지난해 평균 28.65대 1에서 올해 들어 현재까지 8.93대 1까지 줄어든 상태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집값이 둔화된데다 대출금리는 오르고 있어 청약대기자들이 예전보다 꼼꼼하게 대상지를 살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대단지, 대형 브랜드라고 해도 시세보다 파격적으로 저렴한 분양가가 아니거나 입지가 좋지 않으면 외면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김혜민 기자 hm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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