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상에 은행 가계대출 감소 전환…대기업 대출은 급증

이자부담에 7월 기준 가계대출 첫 감소
회사채 발행 부진에 기업대출은 급증

(자료제공=한국은행)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영향 등으로 지난달 은행 가계대출이 감소세로 전환했다. 7월 기준으로 은행 가계대출이 줄어든 것은 통계 작성 이후 처음이다. 반면 은행 기업대출은 12조원 이상 늘며 역대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

10일 한은이 발표한 '7월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 가계대출(정책모기지론 포함)은 주택관련대출 증가세에도 불구하고 기타대출이 크게 줄면서 전월 대비 3000억원 감소했다.

주택담보대출은 주택매매 관련 자금수요가 둔화했지만 집단·전세자금 대출 취급이 늘어나면서 2조원 증가했다.

하지만 기타대출은 대출금리 상승, 정부의 대출규제 지속 등의 영향으로 신용대출 중심으로 2조2000억원 감소했다. 이는 전월 1조2000억원에 비해 감소폭이 더 확대된 것이다.

7월 기준으로 은행 가계대출이 감소한 것은 관련 통계 속보치가 작성되기 시작한 2004년 1월 이후 처음이다.

황영웅 한은 금융시장국 시장총괄팀 차장은 "지난해 하반기 이후 한은이 금리인상 기조를 이어가면서 전반적으로 대출감소에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빅스텝(기준금리 0.50%포인트 인상) 영향에 대해선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자료제공=한국은행)

은행 기업대출은 코로나19 금융지원과 시설자금 수요, 은행의 기업대출 취급 노력, 계절적 요인 등이 가세하면서 지난달 12조2000억원 크게 증가했다.

이는 6월 증가폭(6조원)의 두배 이상으로, 역시 7월 기준으로는 2009년 6월 통계 속보치 작성 이후 사상 최고치다.

대기업 대출(6000억원→5조4000억원)이 전월 대비 큰 폭으로 증가했고, 중소기업 대출(5조4000억원→6조8000억원)도 상당폭 늘었다.

황 차장은 대기업 대출이 늘어난 배경에 대해 "글로벌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우리나라의 변동성도 확대되고 있고 그 과정에서 회사채 직접 발행 쪽이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이에 대응해서 기업들은 회사채 발행 등을 통한 직접 금융보다는 대출시장 활용도를 높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은행 수신은 6월 23조3000억원에서 지난달 -10조3000억원으로 감소 전환했다.

수시입출식예금(15조5000억원→-53조3000억원)이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저축성예금으로의 자금이동, 계절적 증가요인 소멸, 부가가치세 납부 등을 위한 기업자금 유출 등으로 크게 감소한 영향이다.

반면 정기예금(9조5000억원→31조7000억원)은 은행의 LCR 제고 등을 위한 자금유치 노력, 수신금리 상승에 따른 가계 및 기업 자금 유입 등으로 큰 폭 증가했다.

자산운용사 수신의 경우 지난 6월 -7조1000억원에서 지난달 14조5000억원으로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