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최석진 법조전문기자] 대장동 개발사업을 주도한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로부터 뇌물을 수수한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는 곽상도 전 국회의원이 8일 법원으로부터 보석 허가를 받고 풀려났다.
1심 구속기간 만료를 2주 가량 앞두고 올해 2월 4일 구속된 지 185일 만인 이날 석방된 곽 전 의원은 다시 한 번 자신의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이준철)는 이날 곽 전 의원의 보석 청구를 받아들였다.
재판부는 "주요 증인들에 대한 신문을 마쳤다"며 "보석의 조건으로 기대할 수 있는 출석 담보, 증거 인멸 방지 등 제반 사정을 종합하면 보석을 허가할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이유를 밝혔다.
다만 재판부는 보석 허가 조건으로 곽 전 의원이 보증금 3억원을 납부하되 그중 2억 5000만원은 보석보증 보험증권으로 대신할 수 있도록 했다. 또 곽 전 의원의 주거지를 제한하고 변경 필요성이 있을 때는 법원에 미리 허가를 받아야 한다는 조건도 걸었다.
재판부는 또 ▲법원이 정하는 일시·장소에 출석하고 증거를 인멸하지 않겠다는 서약서 제출 ▲외국으로 출국 시 허가를 받을 것 ▲재판에 필요한 사실을 알고 있다고 인정되는 사람들 또는 그들의 대리인 등과 접촉하는 행위 금지 등도 주문했다.
이날 오후 6시 45분께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에서 풀려난 곽 전 의원은 심경을 묻는 취재진에게 "착잡하다"며 "사람을 형사처벌하려면 합당한 증거가 있어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예전부터 말했지만, 저는 특별히 문제가 되는 일을 한 적이 없다"며 "필요한 것들을 하나하나 증거로 다 제출하겠다"고 했다.
특히 곽 전 의원은 "제가 하나은행에 로비를 한 일이 없고 저한테 로비를 청탁했다는 사람도 없다"며 "하나은행에 로비했다는 내용은 검찰 스스로 공소장에서 철회했다"고 주장했다.
곽 전 의원은 지난달 27일 열린 보석 심문에서 "제가 한 일이 하나도 없는데 지금 174일 동안 구속됐다"며 "피를 토하고 싶은 심정"이라고 재판부에 호소한 바 있다.
곽 전 의원은 2015년 대장동 사업에 참여한 화천대유가 하나은행과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데 도움을 주는 대가로 화천대유에서 근무한 아들 병채씨를 통해 퇴직금 등 명목으로 작년 4월 말 50억원(세금 제외 25억원)을 챙긴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등으로 구속기소됐다.
최석진 법조전문기자 csj040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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