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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일상회복의 그늘] 개인파산 8.9%↑…"법원 재량권 적극 활용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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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파산·회생 신청, 내년 초 더 늘 것"
30일 내 파산선고 규칙에도… 서울·지방 법원, 사건 처리 속도 차

[코로나 일상회복의 그늘] 개인파산 8.9%↑…"법원 재량권 적극 활용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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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0대 남성 최혁수씨(가명)는 코로나19가 심화된 지난해 작업 중 크게 다쳐 일거리가 끊겼다. 9000만원의 대출 채무에 라면으로 겨우 식사를 때우며 버텼지만, 수입이 없어지며 변제능력을 상실했다. "개인파산 면책을 받아보라"는 지인의 권유에 최씨는 회생법원의 문을 두드렸다.


#. 개인회생 신청 후 1년간 빚을 갚아나가던 40대 여성 한희숙씨(가명)는 최근 희귀난치 질환으로 건강이 악화됐다. 기초생활수급자 신청을 준비하던 그는 변제금을 더 납부하긴 무리라고 생각하고, 법원에 특별면책을 함께 신청했다. 관할 지방법원이 결론을 내리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한씨의 한숨은 깊어지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2년여 만에 일상으로의 회복이 시작됐지만, 파산·회생 법원을 개인채무자는 쉽게 줄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22일 대법원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산이 본격화된 2020∼2021년 전국 법원엔 연평균 4만9721의 개인파산 신청이 접수됐다. 2019년 4만5642건 대비 8.9% 증가한 것. 특히 서울회생법원에 접수된 지난해 개인파산 신청은 최근 5년 사이 가장 많은 1만873건이었다.


백주선 한국파산회생변호사회 회장은 "올해 하반기나 내년에 신청자가 더 많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부의 코로나19 관련 지원 또는 각종 유예 조치들이 멈출 가능성이 높은 데다 금리 인상 국면이 겹치면, 자영업자를 중심으로 한계에 몰린 개인채무자가 급증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집값 상승은 역으로 회생에 걸림돌이 됐다. 대구에서 활동하는 이용호 법무법인 율빛 변호사는 "회생의 경우, 가진 재산을 환가해 변제할 수 있게 하는 청산 가치 이상의 변제가 별도로 있어야 한다"며 "당장 현금 흐름은 없는데 한 채 가진 부동산값이 너무 올라 월 상환금액이 수백만원에 이르면, 변제가 가능한 사람이 많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 변호사는 "재판부가 이를 고려해 청산 가치 반영 시 민간 부동산 시세 조사 업체가 대신 공시지가를 우선 반영하기도 했지만, 공시지가 현실화 기조로 이마저도 제한이 생겼다"고 했다.


법조계에선 회생법원의 사건 처리속도 문제도 함께 지적했다. 최근 논문 '코로나19 위기의 개인채무자 구제'를 낸 김기홍 서울회생법원 판사에 따르면 코로나19 국내 확산이 본격화된 2020년 3월부터 지난해 2월까지 전국 법원의 개인파산사건 4만5082건 중 1개월 이내 처리건수는 793건(1.7%), 3개월 이내에 처리건수는 1만3963건(31%)에 불과했다. 관련 예규는 '법원은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파산신청일부터 30일 내 파산선고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서울회생법원은 접수사건의 약 77%가 3개월 이내에 처리되는 편이지만, 다른 지역 법원은 업무 과다와 인력부족 등으로 편차를 보였다. 현재 우리나라의 전문 회생법원은 서울회생법원이 유일하고, 이외 지역은 각 지방법원 내 파산부가 도산 사건을 담당한다.


이 변호사는 "관할 법원은 임의로 정할 수 있는 게 아니고, 주거지 등을 기준으로 지정되는 것"이라며 "개인채무자 입장에선 같은 결과라도 빨리 나오는 좋겠지만, 법원 별 속도 차가 크다"고 전했다. 인천에서 근무하는 권재성 법률사무소 원탑 대표변호사는 "서울은 사건 처리가 보다 빠르지만, 지방은 아무래도 업무가 많이 밀려 시간이 좀 더 걸린다"고 말했다.


지난해 말 대법원 회생·파산위원회는 "기업 및 개인의 과중한 채무에 대한 신속하고 전문적인 대응을 할 수 있는 추가적인 인프라 구축이 시급하다"며 회생법원을 추가 설치해야 한다고 제언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법원이 개인채무자를 구제하기 위해 재량권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김 판사는 "도산법에선 법원이 직권이나 재량을 행사할 수 있는 범위가 넓다"며 "법원의 적극적 역할에 따라 채무자는 더 신속하고, 더 적은 비용으로, 더 성공적으로 경제활동에 복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 판사는 "개인회생과 관련, 채무자가 코로나19 위기로 재정적 어려움을 겪은 것은 아닌지 등 불수행의 원인을 구체적으로 살펴 (개인회생 절차 인가 후) 폐지를 상당 기간 유예할 필요가 있다"며 "개인파산도 소송구조를 넓게 허용하고, 채무자의 연령 및 재산상태, 재산의 종류 등을 고려해 생계유지 및 기본적인 생활 보장을 위해 필요한 파산재산에 대해 적극적으로 '환가포기'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권 변호사는 "채권자의 입장에서도 회생 절차로 채무자에게 부담을 덜어주고 일부 돈을 돌려받는 게 나을 수 있다"며 "코로나19 상황에선 채무자가 책임질 수 없는 사유로 변제를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채무자를 배려한 법원 결정이 보다 많아지는 게 옳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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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 회장은 "서울회생법원은 코로나19와 관련해 개인채무자를 지원하는 취지로 실무준칙을 개정했다"며 "다른 전국의 법원들 역시 이 정도의 시각으로 제도를 운용한다면 우리 사회가 재난을 극복하는 데 상당히 도움이 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김대현 기자 kd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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