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공약을 통해 250만 가구의 주택 공급을 예고했다. 이 중 수도권 물량이 150만 가구에 이른다. 차기 정부가 출범하면 곧바로 주택공급 로드맵을 수립할 것으로 예상된다. 동시에 부동산 세제 및 금융 규제도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 건설 부동산 업계는 직접적인 수혜를 받을 것이란 기대감이 부풀었다. 인테리어, 건축자재 기업의 주가도 들썩이고 있다. 아시아경제는 대표 건축 자재 기업인 LX하우시스와 삼목에스폼을 분석했다.
[아시아경제 박소연 기자] 재건축 규제 완화와 주택공급 확대를 공약으로 내세운 차기 정부 출범을 앞두고 건축자재 및 인테리어 기업인 LX하우시스도 주목을 받고 있다. LX하우시스는 2009년 LG화학 산업재 사업 부문이 분할돼 설립된 기업이다. 창호, 바닥재, 인조대리석 등의 건축자재와 자동차부품 및 원단, 인테리어 및 가전용 표면재 등을 생산해 공급한다. 국내 뿐아니라 중국, 북미, 유럽 등의 핵심 시장에서 사업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LX하우시스는 지난해 연결기준 3조4720억원이라는 역대 최대 규모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주택 분양 증가에 따른 입주 물량 증대 및 최근 공격적인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 대리점 확장으로 인한 외형적 성장이다. 표면 소재인 인조대리석의 경우 북미시장의 인조대리석 수요의 20%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데, 미국 주택 수요 급증에 따라 역시 매출액 증가가 지속되고 있다.
장식재(마루, 시트, 벽지, 바닥재)의 경우 LX하우시스 주력 제품인 고마진 단열재 PF보드(페놀폼)의 매출 성장이 예상된다. 2019년 11월 건축법 개정으로 준불연(불에 잘 타지 않는 성질) 단열재의 기준이 강화되면서 적용 대상 건축물이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LX하우시스가 1200억원 규모의 시설투자를 통해 증설한 단열재 4호 공장은 3월 준공 후 하반기 본격적으로 가동률이 올라갈 예정이며, 풀 가동시 전체 생산량은 3000억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김세련 이베스트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고마진 제품 확대에 따른 이익증대가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건자재 부문은 B2C인테리어 리모델링 시장 공략 강화를 통한 성장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LX하우시스는 지난해 하반기 부엌 욕실 사업부를 신설하고 기존 창호, 바닥재 중심에서 욕실과 부엌까지 패키지 상품화를 꾀하고 있다. 직매장 개념인 플래그십 스토어를 기존 20개에서 40개 수준으로 두 배가량 늘리고 판매 채널도 더욱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소비자들과 접근성이 좋아지면서 실적 증대를 이끌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작년 3조4720억원 역대 최대 매출 올려
단열재 4호 공장 하반기 가동률 상승
고마진 제품 확대로 이익증대 예상
다만 최근 원재료인 PVC(폴리염화비닐), MMA(메틸메타크릴레이트) 가격 급등이 이익에는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PVC의 연평균 가격이 전년 대비 약 60% 오르는 등 주요 원재료의 급격한 가격 변동이 향후 실적에도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LX하우시스는 2017년 이후 꾸준히 연결기준 3조원 이상의 매출을 내고 있다. 영업이익은 2017년까지 1400억원대를 기록했으나, 2018년부터 600억~700억원대로 급감했다. 국내 건설경기 침체와 완성차 판매 감소 등 전방 산업의 부진과 원재료 가격 상승, 환율 변동 영향이다. 이자발생부채는 2018년 말 1조2000억원 규모로 정점에 이르렀다가 2020년 말 기준 1조원 미만으로 줄었다.
한편 LX하우시스는 LG그룹과 LX그룹이 인적분할을 단행하면서 LX인터내셔널, LX세미콘, LX MMA, LX판토스 등 계열사 5곳과 함께 지난해 5월 LX그룹이라는 새로운 울타리에서 독자 경영체제를 구축했다. 이 과정에서 구본준 LX그룹 회장→LX홀딩스→하우시스·인터내셔널·세미콘·MMA→판토스로 이어지는 지분 구조가 만들어졌다.
LX그룹 편입 후 계열사별로 신성장 동력 마련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효율적인 사업구조 마련에 집중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LX인터내셔널의 한국유리공업 지분 인수에 따른 안정적인 유리 조달은 LX하우시스에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한국유리공업은 ‘한글라스’라는 브랜드로 널리 알려진 국내 판유리 생산 2위 업체다. LX인터내셔널이 정밀 실사를 마치고 한국유리공업을 인수하게 되면 LX하우시스는 업계 라이벌인 KCC를 견제할 수 있게 된다. KCC는 판유리 시장에서 한글라스와, 창호·바닥재 등 건자재 시장에서 LX하우시스와 경쟁하는 관계다.
LX하우시스가 그동안 이런 경쟁 구도 때문에 KCC의 판유리를 공급받지 않았다. 업계에선 LX인터내셔널을 앞세운 한글라스 인수가 한샘 인수 실패 후 LX하우시스의 경쟁력 강화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수년간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자동차 소재·산업용 필름 사업부 매각의 재추진 여부도 시장의 관심사다.
박소연 기자 mus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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