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임혜선 기자] 코로나19 사태 이후 재택근무를 도입한 기업들이 늘고 있다. 재택근무 시행으로 창출된 잠재적인 사회적 가치는 얼마일지 SK텔레콤 사례를 통해 ESG 관점으로 살펴본다.
26일 SK텔레콤에 따르면 SKT는 코로나19 확산 초기, 대기업 중 처음으로 전 직원 재택근무를 시행했다. 이와 함께 회사, 거점오피스 등 근무 장소에 구애를 받지 않고 자유롭게 일할 수 있는 '워크 프롬 애니웨어(Work From Anywhere)'를 도입했다.
재택근무 2년만에 12배 급증
통계청에 따르면 유연근무제 활용 인원은 2019년 8월 221만 5000명에서 지난해 8월 353만4000명으로 약 1.6배 늘었다. 유연근무제의 유형은 탄력적 근무제, 재택 및 원격 근무제, 선택적 근무시간제, 시차출퇴근제, 근로시간 단축근무제 등으로 다양하다. 특히 재택 및 원격 근무제의 근로자 수는 2019년 8월 9만5000명에서 지난해 8월 114만명으로 2년 만에 12배 급증했다
SKT 재택근무 비율을 보면 코로나19 발생 전인 2020년 1월에는 재택근무를 선택한 인원이 전체 구성원의 1.8%에 불과했다. 하지만 코로나19 발생 후 2020년 3~12월 평균 재택 근무 비율은 39.1%, 지난해는 47.9%를 기록했다. 전체 구성원의 절반 가까운 인원이 재택근무를 선택하고 있다.
한 달에 20번 이상 재택근무를 한 인원은 얼마나 될까? 2020년에는 코로나19 유행 차수에 따라 재택근무 인원 변동 폭이 컸다. 반면, 지난해에는 전년보다 인원변동폭이 완만한 모양세다. 코로나가 장기화하며 재택근무가 SKT의 뉴노멀로 자리 잡아 가고 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온실가스 감축, 개인의 행복 기여
통계청이 발표한 인구주택총조사 자료에 따르면 한국인의 평균 통근 시간과 통근 인구는 증가하는 추세다. 평균 통근 시간은 편도 기준 2000년 28.4분에서 2020년 30.8분으로 2.4분가량 늘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한국인의 왕복 통근 소요 시간은 58분으로 회원국 가운데 가장 길다. 2위인 일본과 터키의 통근 시간보다 18분이나 더 소요된다. OECD 평균과 비교해보면 2배 이상 오래 걸리는 것으로 조사됐다.
통근으로 인한 비용은 개인에게 부담을 줄뿐더러 대기오염, 교통체증 등 사회적 비용도 유발한다. 교통부문 온실가스관리 시스템(KOTEMS)에서 제공한 2018년 자료로는 온실가스 배출량의 13.54%를 교통 부문이 차지하고 있다. 특히 이 중 95.86%가 도로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도로 교통의 온실가스 배출량 감소를 위한 노력이 절실한 상황이다.
SKT 구성원들이 재택근무를 하면 창출할 수 있는 사회적 가치를 분석해보니 절감할 수 있는 에너지 소비(유류비)는 4176만 5409원에 달했다. 이로 인해 절감한 온실가스 비용은 720만원이었다. 통근 시간은 약 108만 시간을 줄일 수 있다. T타워 주차 가능 인원을 고려해 전체 구성원 5043명 중 3%가 평균 1주일에 2일 동안 재택 했을 경우를 단순 가정해 사회적 가치로 환산한 결과다.
재택근무는 업의 성격이나 기업 문화에 따라 장단점이 있을 수 있지만 근로자들의 행복 기여와 온실가스 감축이라는 ESG 측면의 가치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SKT는 근무 장소에 구애를 받기보다는 자율과 성과에 기반한 사내 문화를 만들어나간다는 계획이다.
임혜선 기자 lhsr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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