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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산 딸깍발이] 집착·스토킹·불륜의 또 다른 이름 ‘관계 중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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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산 딸깍발이] 집착·스토킹·불륜의 또 다른 이름 ‘관계 중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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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서믿음 기자] 수많은 중독이 있다. 대표적인 것이 마약과 알코올이다. 이는 중독의 지극히 일부로, 물질 중독의 일환일 뿐이다. 물질뿐만 아니라 관계 중독도 중독에 해당한다. 누군가는 관계 중독이 과연 중독에 포함될 수 있느냐고 의문을 제시하지만 관계 중독은 어쩌면 물질 중독보다 더 큰 위험성을 지니고 있을지 모른다.


‘관계 중독’의 저자 박수경 심리상담사는 "사람들은 언제나 실존적 위기와 상실, 존재의 허전함을 채우고 싶어 한다. 하지만 그 대상을 찾을 수 없고 찾더라도 가질 수 없다"고 말한다. "대체물로 공허감을 채우려 하지만 좀처럼 채워지지 않는 욕망은 불만으로 증폭된다"는 것이다. 철학자 라캉이 "성관계는 없다"고 말한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판타지 속에서 갈망하는 섹스라는 건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는 말이다.


이런 결핍은 중독으로 나타난다. 중독은 크게 물질 중독과 행위 중독으로 나뉜다. 물질 중독은 알코올이나 마약, 담배 같은 특정 물질에 중독되는 상태를 뜻한다. 수면제나 향정신성 물질도 여기에 속한다. 반면 행위 중독은 눈에 보이지 않는 도박이나 섹스 같은 특정 행위에 중독되는 상태를 지칭한다. 관계 중독도 행위 중독의 하나다.


관계 중독을 행위 중독의 하나로 볼 수 있는 것은 크게 세 가지 이유를 꼽을 수 있다. 첫째, 알코올이나 마약 같은 물질 중독처럼 관계 중독 역시 한 사람 혹은 특정 관계에 대한 갈망과 의존이 분명 존재하고 있으며, 둘째, 술을 끊으면 손이 떨리거나 정신을 집중하지 못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관계에 대한 갈망을 인위적으로 중단하려고 할 때마다 어김없이 금단증상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셋째로 결국 그 갈망을 개인이 통제하거나 제어할 수 없어서 일상생활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하고 있어서다.


관계 중독은 크게 사랑, 성, 사람 중독으로 나뉜다. 사랑 중독은 "사랑에 빠지는 걸 사랑"하는 것으로 사랑의 감정에서 만족감을 느낀다. 반면 성중독은 섹스 자체를 사랑하면서 섹스가 곧 사랑이라는 도식을 수용한다. 사람 중독은 특정인을 집착적으로 사랑하는 것으로 상대를 통제하거나 통제받으려는 성향이 강하다.


관계 중독 초기에는 자위나 포르노 시청, 성매매에 집착하지만 중기에는 간음, 강간에 천착하고, 말기에는 근친상간이나 아동 성학대 등의 변태적 성행위에 몰두한다.


관계 중독에 빠지는 가장 큰 이유는 낮은 열등감이다. 실제로 열등감이 심한 여성 Y는 남녀관계에 언제나 수동적이었다. 알바해서 번 돈을 털어 남친에게 노트북을 사주기도 했고, 졸업 기념으로 해외여행 비용도 자신이 다 감당했다.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남친의 고시원 월세며 한 달 생활비를 갖다 바쳤다. 뜻하지 않은 임신으로 두 차례 낙태수술을 받아야 했지만 남친은 결국 공무원 시험 학원에서 만난 8살 어린 여자에게 떠났다. 그래도 Y는 남자를 원망하지 않았다. 이별의 원인이 자신의 부족함에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 무렵 Y는 유부남 직장 상사와 부적절한 관계를 맺게 됐는데 이에 관해 그는 "저한테 먼저 좋다고 말한 남자가 부장님이 처음이었다. 그래서 그냥 몸을 허락했다"고 설명했다. 관계에 집착하는 관계 중독의 전형이다.


남자와 여자의 부적절한 중독은 다르다. 남자는 일이나 외도, 동호회에 몰입하는 반면 여자는 자신의 어려움, 마음을 남편이 아닌 다른 이성에게 위로받으며 풀고 싶었던 것에 몰입하는 경향을 보인다는 게 저자의 생각이다. 여자인 아내는 남자와의 섹스가 중요하지 않다. 힘든 마음을 위로해 주는 상대 남자의 관심 정보만 있으면 된다. "그 기분 좋은 감정을 가지고 위로의 대가로 다른 이성과 성적 행동을 하는 것이 여자의 쾌락"이라고 저자는 설명한다. "여자가 상간남과 섹스를 한 경우는 마음의 상처로 인해 관심과 위로의 정보가 인식돼 발생된 관계 중독일 뿐이다."


섹스 중독자는 섹스 후 급격한 좌절과 무력감을 느낀다. 참지 못하고 비이성적인 행동을 반복하는 자신을 부끄러워하며 자기혐오와 우울증을 다시 경험한다. 한 섹스 중독자는 "마약중독보다 더 무시무시하다. 마약 주삿바늘을 몸속에 품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오프라인 섹스 중독보다 더 무서운 건 사이버 섹스 중독이다. "성병에 노출될 위험 없이 보다 건전하게(?) 섹스를 즐길 수 있다"는 생각을 바탕으로 성욕을 간단하게 해결하기 때문이다. 저자는 "대수롭지 않게 시작한 포르노물 시청이 건전한 부부관계를 해치고 별거와 이혼의 위험률을 높이며 실제 불륜이나 성매매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실제 미국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지속적으로 음란물을 시청한 경우 성적 판타지를 현실에서 실천하는 경우가 60%가 넘는다는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남산 딸깍발이] 집착·스토킹·불륜의 또 다른 이름 ‘관계 중독’

그렇다면 어떻게 마음을 다스려야 할까. 저자는 "관계 중독의 치료는 자신이 특정 관계, 사람, 섹스에 중독됐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에서 출발한다"고 말한다. ‘나에게 이런 감정이 있구나’라는 사실을 인정하고 감정을 표현하는 것이다. 이는 감정대로 움직이라는 게 아니라, 부정적인 감정이 나를 아프게 한다는 사실을 바탕으로 자신을 다스리라는 말이다. 저자는 "관계에서 고통을 느끼고 있다면, 그 고통을 멎게 할 치료제 역시 여러분 마음에서 찾을 수 있다"며 "자신이 관계 중독의 희생자라는 인정을 통해 왜곡된 관계의 늪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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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 중독 | 박수경 지음 | 가연 | 1만8000원




서믿음 기자 faith@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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