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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中 신경전으로 번진 '우주 교통사고' 위험 [임주형의 테크토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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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어나는 우주 물체 충돌 위험…美·中 신경전까지
올해에만 위성 1700개 이상 띄워
러시아 등 '우주 무기화' 시도까지
위성 충돌·폭발로 쓰레기 늘어나면 우주 개발도 불가능
전문가 "국제 우주법 제정해 위험 줄여야"

美·中 신경전으로 번진 '우주 교통사고' 위험 [임주형의 테크토크] 중국의 우주정거장 '톈궁' 컴퓨터 그래픽(CG) 이미지 / 사진=위키피디아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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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임주형 기자] 세계 열강들의 우주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국가 간 신경전까지 벌어지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중국 외교 당국이 자신들의 우주정거장과 미국 인공위성이 충돌할 뻔했다며 미국을 작심 비판하고 나섰습니다.


위성 기반 인터넷 등 우주 산업이 본격적으로 활성화되고 있는 가운데, 우주 공간이 점점 '지저분해지는' 것이 새로운 문제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지구 궤도를 도는 물체 간 충돌, 이로 인해 발생하는 우주 쓰레기 등이 심각한 경제·안보상 위기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점점 복잡해지는 우주…국가·기업 간 갈등 빚어지기도


지난 28일(현지시간) 홍콩 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의 보도에 따르면, 중국 외교부는 이날 미국 당국에 일론 머스크가 세운 우주 기업 '스페이스X'의 '스타링크 위성'에 대한 안전 관리를 요청했습니다.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최근 스타링크 위성이 중국 우주정거장인 '톈궁'과 충돌할 뻔했다면서 "미국은 이런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즉각적인 조치를 취하고, 우주 비행사들의 생명과 우주시설의 안전하고 안정적인 운영을 위한 책임있는 태도를 취해야 한다"라고 지적했습니다.


美·中 신경전으로 번진 '우주 교통사고' 위험 [임주형의 테크토크] 스타링크 우주 인터넷 인공위성을 가득 실은 스페이스X 로켓 / 사진=연합뉴스


중국 정부가 이달 국제연합(UN)에 제출한 자료 등에 따르면, 톈궁은 지난 7월과 10월 두 차례 스타링크 위성과의 충돌을 피하기 위해 항로를 변경해야 했다고 합니다.


열강들의 우주 개발이 본격화하면서, 이와 관련한 갈등도 점차 커지고 있습니다. 사실, 스타링크 위성이 '우주 교통사고'를 일으킬 뻔한 일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지난 3월30일에는 스타링크 위성이 영국 위성 인터넷 사업자 '원웹'의 군집 위성 중 하나와 서로 아슬아슬하게 스쳐 지나가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두 위성 사이가 가장 가까웠던 시점의 거리는 불과 약 58m였습니다. 육안으로 보면 매우 긴 거리이지만, 양측 기업이 제때 항로를 재조정하지 않았다면 금방 서로 충돌해 최초의 '우주 교통사고'로 이어졌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서로 우호 관계인 미국과 영국의 기업들도 우주 공간에서는 상호 조율이 힘든 만큼, 인공지능(AI)이나 우주 등 첨단 기술의 패권을 두고 다투는 미·중 간 갈등은 상상도 할 수 없을 만큼 치열할 것으로 보입니다.


올해에만 인공위성 1700개 발사…'우주 무기화' 위험도


지구 궤도를 도는 물체 간 충돌 가능성이 점점 높아지는 이유는 우주 공간이 점차 빽빽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당장 위성 기반 인터넷 기반시설을 구축하고 있는 스페이스X, 원웹은 지구 저궤도에 수천개의 인터넷 위성을 배열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미국과 영국은 쉴새 없이 우주로 로켓을 발사하고 있습니다.


美·中 신경전으로 번진 '우주 교통사고' 위험 [임주형의 테크토크] 전세계 국가들의 인공위성 발사 횟수. 미국이 압도적인 우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영국, 중국 순으로 이어진다. / 사진='아워 월드 인 데이터' 홈페이지 캡처


국제 데이터 집계 홈페이지인 '아워 월드 인 데이터(Our world in Data)'에 따르면, 올해 인류는 총 1704개의 물체를 궤도에 올려 놓았습니다. 지난해 1273개보다 약 500개가량 폭등한 수치입니다.


이 가운데 미국(1181개)이 압도적 1위였고, 2위는 영국(252개), 3위는 중국(99개) 순이었습니다. 중국이 미국 등 서방 국가를 향해 '책임있는 자세'를 요구하는 이유입니다.


이 외에도 유럽연합, 러시아, 일본 등이 직접 발사체를 개발해 우주로 위성을 쏘아 올리고 있으며, 한국 등 신흥 우주 개발국가들도 경쟁에 참여하면서 지구 궤도의 밀도는 앞으로도 높아질 예정입니다. 일정한 경로를 움직이는 위성들이 계속 늘어나다 보면, 자연스럽게 충돌 사고가 벌어질 위험도 점점 더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여기에 더해 우주 공간을 '무기화(weaponization)'하려는 움직임 또한 궤도를 더욱 위험하게 만듭니다. 지난달 15일 미 국무부는 공식 성명을 통해 "러시아가 자국 위성을 요격하는 '위성 요격 무기' 실험을 벌였다"고 밝혔습니다. 위성 요격 무기는 지표면 상공 수백km까지 날아갈 수 있는 미사일로 군용 정찰·통신 위성을 파괴할 목적으로 개발되고 있습니다.


美·中 신경전으로 번진 '우주 교통사고' 위험 [임주형의 테크토크] 지구 궤도에 떠있는 국제 우주정거장(ISS)의 모습 / 사진=연합뉴스


문제는 이런 무기가 위성을 파괴할 경우, 수백개의 파편이 생긴다는 데 있습니다. 미 국무부는 "이 실험으로 1500여개 이상의 파편이 생겼다"며 "그 잔해가 국제우주정거장(ISS)을 향하면서 우주 비행사들이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라고 러시아 군사 당국의 무책임함을 비판했습니다.


우주 공간은 중력의 영향이 거의 미치지 않는 곳입니다. 따라서, 위성의 충돌이나 폭발로 인해 파편 등 '우주 쓰레기'가 생길 경우 이 물체는 지구 궤도 주변을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돌게 됩니다. 일부 파편은 무려 초속 10km로 움직입니다. 이런 파편들은 아주 작은 크기조차 로켓이나 우주정거장에 치명적인 피해를 줄 만큼 강한 파괴력을 발휘할 수 있습니다.


만일 국가간 사고나, 기업간 분쟁으로 인해 지구 궤도에 너무 많은 우주 쓰레기가 생긴다면 인류는 더이상 우주로 나아가지 못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국제 우주법 제정해 지속 가능한 우주 산업 만들어야"


전문가는 모든 국가가 존중할 수 있는 '국제 우주법'을 만들어 안전하고 질서 있는 우주 개발을 해 나가야 한다고 촉구합니다.


스티븐 프리랜드 호주 웨스턴시드니대 명예교수는 최근 학술 매체 '더 컨버세이션'에 기고한 글에서 "인공위성이 흔해질수록 충돌 사고 위험도 늘어날 수밖에 없다"며 법적 구속력을 가진 '우주법(space law)' 도입을 제안했습니다.


프리랜드 교수에 따르면 우주법은 지난 1967년 UN에서 체결된 '외우주 조약'을 골자로 합니다. 우주 개발을 하는 각국 정부 및 기업들에게, 우주 산업 활동으로 발생한 우주 쓰레기를 직접 억제하고 청소하게 하는 의무를 부과하는 게 핵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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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프리랜드 교수는 "인류의 미래는 결국 우리의 우주 진출 여부에 달려있다"며 "국가와 기업들이 우주 쓰레기를 치우는 기술을 개발하도록 장려하고, 법적으로 의무를 부과하는 것만이 안전하고 지속 가능한 우주 산업을 만드는 데 핵심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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