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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너진 공권력]"여론 떠밀리듯 해임처분…정당한 공권력 행사 또다시 위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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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징계 우선'에 뿔났다

'인천 흉기난동' 대처 미흡 인정
보름만의 해임처분엔 불만 고조
인권 우선시, 각종 소송에 위축
'형사책임 감면' 시민단체 반발
"공권력-인권 균형 필요" 목소리

[무너진 공권력]"여론 떠밀리듯 해임처분…정당한 공권력 행사 또다시 위축" 김창룡 경찰청장이 3일 층간소음 흉기난동 사건과 관련한 청와대 국민청원 답변에서 "경찰의 소명과 존재 이유를 저버린 명백한 잘못"이라며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경찰 모습 진심으로 사과드리며 경찰 체질 개선해 나갈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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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관주 기자] 인천 층간소음 흉기난동 사건에서 ‘부실 대응’ 논란을 빚은 현장 경찰관 2명이 사건 발생 보름 만에 해임처분된 것을 두고 경찰 내부가 들끓고 있다. 대응 과정은 분명 잘못됐지만 정식 수사 절차가 진행되고 있음에도 여론을 의식해 ‘번갯불에 콩 구워먹듯’ 해임부터 하고 봤다는 비판이 주를 이룬다. 그간 계속됐던 인력충원·제도개선 등 현장 목소리를 외면한 채 징계부터 하는 것은 오히려 정당한 법집행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앞서 인천경찰청은 지난달 30일 이 사건 현장에 출동했던 A 경위와 B 순경에 대한 해임 조치를 전격 결정했다. 사건이 발생한 지 고작 보름 만이었다. 지난해 사회적 공분을 일으켰던 서울 양천구 16개월 입양아 사망사건(일명 ‘정인이 사건’)과도 비교된다. 당시 부실 대응 경찰관에 대한 징계는 발생 4개월 뒤인 올해 2월 확정됐다. 충분한 감찰조사를 진행한 후 외부 전문가 의견까지 수렴하는 과정을 거쳤기 때문이다.


현장 경찰관들은 경찰 내부망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제도 개선 없이 징계 조치부터 결정하는 게 오히려 현장에 출동하는 경찰관들을 위축시킬 수 있다"고 성토 중이다. 한 지역 경찰관서 직장협의회 대표는 내부망에 올린 글에서 "시민단체의 고발로 수사 중인 사안인데, 결과도 나오기 전에 여론에 떠밀리듯 중징계를 서둘러 한 것은 대단히 잘못됐다"며 "모든 잘못을 현장에 출동한 직원에게만 돌리는 것은 현장 경찰관들을 또다시 위축시킬 것"이라고 작심 비판했다. 현장 경찰이 처한 상황에 대해 조목조목 지적하는 내용도 담겼다. 그는 "정당한 공무수행 중에 발생한 상해나 사망 등에 대해 해당 경찰관이 고의나 중과실이 없을 경우 민·형사상 책임을 감면해주는 법령 뒷받침도 없고, 경찰관 개인을 보호할 수 있는 안전장비를 보급해주지 않았다"며 "현장출동 인력이 늘 부족하다는 목소리는 외면하고, 신임순경 교육 때 테이저건 한번 쏴 보지 못하도록 예산을 지원해주지 않은 점 등은 외면한 채 해당 경찰관에게만 책임을 묻고 있다"고 지적했다.


[무너진 공권력]"여론 떠밀리듯 해임처분…정당한 공권력 행사 또다시 위축"


그간 경찰 대응과 관련해 불거졌던 논란은 ‘용산 참사’와 ‘고(故) 백남기 농민 사건’ 등 대부분 과잉대응 관련이었다. 현재는 인권보호를 우선시하고 각종 소송에 시달리면서 경찰관의 정당한 활동이 오히려 위축됐다는 게 현장 경찰관들의 목소리다. 실제 경찰청이 정당한 공무집행 과정 중 피소된 경찰관을 지원하고자 2018년 6월 도입한 ‘경찰법률보험’ 지원은 올해 10월까지 총 159건이 이뤄졌다. 이와 함께 지난해 인사혁신처가 경찰법률보험을 벤치마킹해 도입한 ‘공무원책임보험’ 지원은 올해 10월까지 총 179건에 달한다.


논란이 불거진 뒤에야 국회는 정당한 직무집행 과정에서 발생한 형사책임을 감경해주는 경찰관 직무집행법 개정안 처리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다만 시민사회에서는 공권력 확대에 신중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참여연대는 개정안 처리 중단을 요구하며 "경찰의 직무집행은 물리력을 동반하고 과잉될 경우 인권침해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위험을 점차 줄여 물리력의 필요성과 위험 자체를 줄이는 방식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우려에도 경찰관이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킬 수 있게 정당한 법집행을 보장해야 한다는 현장 경찰관들의 요구는 설득력을 얻고 있다. 경찰 내 직장협의회 연대체 중 한 곳인 경찰민주직장협의회는 "이번 사건의 원인이 경찰관의 미숙한 대응에 있음을 숨기지 않겠다"면서도 "경찰관 개인의 사명감 부재에 더해 소극적으로 움츠러들 수밖에 없는 나약한 경찰 공권력도 일을 더욱 키웠다"고 진단했다. 이어 "경찰 공권력과 인권은 새의 날개처럼 서로 균형이 맞아야 한다"며 "결코 경찰의 편의와 이기를 위한 것이 아닌 국민의 안위를 위한 조처"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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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김창룡 경찰청장은 청와대 국민청원 답변을 통해 이번 사태를 거듭 사과하고 현장 대응력을 강화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청장은 "이번 사안을 경찰관 개인과 해당 관서만의 문제가 아니라 구조적·조직적 문제로 인식하고, 엄중한 위기의식을 갖고 있다"며 "국민 여러분의 질책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다시는 이와 같은 일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비상한 각오로 재발방지 방안을 마련해 경찰의 체질을 개선해 나갈 것을 약속드린다"고 했다.




이관주 기자 leekj5@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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