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판갈이 외치며 대선출마 선언
대선후보 진용 갖춘 여야는 후보 단일화 돌입해야
[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 금보령 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제20대 대통령 선거 출마를 공식화하면서 대선 구도가 다자대결 양상으로 옮겨갔다. 남은 4개월의 대선 기간 단일화 논의가 대선 구도의 핵심으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안 대표는 1일 오전 10시 국회 잔디광장 분수대 앞에서 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열고 "정말 대한민국을 되살리고 싶다"며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여야 대선주자들을 향해서는 날을 세웠다. 안 대표는 "국민들은 ‘놈놈놈 대선’이라고 하는데 나쁜 놈, 이상한 놈, 추한 놈만 있다며 걱정이 태산"이라며 "여당 후보는 부동산 부패 카르텔의 범죄를 설계해서 천문학적인 부당이익을 나눠가지게 하고도 뻔뻔하게 거짓을 늘어놓고, 야당 후보들은 새로운 시대를 맞이할 비전은 제시하지 못한 채 전근대적인 주술논란과 막말 경쟁으로 국민들을 절망케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안 대표는 ‘적폐 교체’ 등을 비판하며 ‘판갈이’를 외치고 있지만, 국민의힘 쪽에는 그의 등판을 ‘단일화’라는 단어로 연계해 바라보고 있다. 5일 국민의힘 대선후보로 공식 지명되는 후보가 누구냐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야권 후보 단일화 목소리는 큰 상황이다.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은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과거 DJP(김대중·김종필) 연대하듯이 세력 대 세력을 서로 연대를 해서 공동 정부를 창출할 수도 있다"면서 "중도지향적인 분들을 모시고 오려면 안 대표가 없어서는 안 된다"고 언급했다. 유승민 전 의원이나 원희룡 전 제주도 지사 역시도 안 대표와의 단일화를 대선의 주요 승부처로 여긴다는 뜻을 밝혔다. 올해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압승을 거뒀다는 점 등도 후보 단일화의 유용성을 입증한다.
다만 수개월간 합당 논의가 있었지만 결국 불협화음 끝에 좌초된 양측으로서는 새판짜기 노력이 불가피하다. 이미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안 대표 사이의 감정적 앙금이 만천하에 공개된 상황이다. 이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무운을 빈다"며 짤막한 입장을 표명했다. 더욱이 대선 체제가 본격화되면 선거대책위원장 등판 가능성이 유력한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역시도 안 대표와의 갈등을 빚은 바 있다.
관건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국민의힘 후보라는 양강 체제 대선이 얼마나 박빙으로 치러질지와 ‘판갈이’를 외친 안 대표가 얼마나 자신의 지지율을 끌어올릴 수 있을지다.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와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와의 단일화도 관심사다. 대선이 초접전 양상으로 치달을 경우 김 전 부총리에 대한 ‘러브콜’ 요구는 어느 때보다 커질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등거리를 유지해왔던 김 전 부총리로서는 완주와 여당 또는 야당 등 3가지 선택지를 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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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 대신 차악을 선택해야 한다’는 이른바 차악론의 압박을 받았던 정의당으로서는 이번 선거에서 독자 완주 여부가 관심을 받고 있다. 심 후보는 당 ‘책임연정 시대’ 등을 거론했지만 최근에는 단일화 가능성을 부정하고 나섰다. 그는 전날 이 후보의 단일화 가능성 언급에 대해 "염치없는 양당정치는 차악의 선택을 강요하고 있고 단일화에 대한 미련을 보이고 있다"고 쓴소리를 했다. 더욱이 지난 대선에서 정의당은 ‘완주’를 한 경험이 있는 데다, 21대 국회에서 민주당과 정의당의 관계가 틀어졌다는 점 등은 단일화 가능성을 어둡게 만드는 요인이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금보령 기자 gol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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