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황 악화에 배값 49% 올라
삼겹살 등 육류 연일 오름세
닭고기·계란 1년째 불안정
추석 상차림 30만원 이상 들듯
[아시아경제 이승진 기자] 추석이 40여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소비자 물가에 비상이 걸렸다.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여파가 1년째 지속되는 데다 폭염에 따른 작황 부진과 석 달 만에 아프리카돼지열병(ASF)까지 발생하며 주요 식재료 가격이 급등해 올 추석에는 역대 가장 비싼 상차림 비용이 들 것으로 전망된다.
폭염에 돼지열병, 물가 걱정되네
9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지난 6일 기준 추석 대표 과일인 사과와 배는 각각 전년 대비 17.4%, 49% 가격이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35도 불볕더위가 계속되며 작황이 부진한 영향이다. 추석 차례상에 사과와 배를 각각 5개씩 올릴 경우 약 4만5000원이 들어 지난해보다 1만5000원이 더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제9호 태풍 ‘루핏’의 영향으로 농작물 피해가 예상되는 등 추석이 가까워질수록 사과와 배 가격은 더 오를 전망이다.
육류 가격도 연일 오름세다. 삼겹살 100g의 가격은 2584원으로 전년 대비 9.1% 올랐는데 최근 3개월 만에 다시 발생한 ASF의 영향으로 더 오를 것으로 보인다. 강원 고성의 돼지농장에서 발병한 ASF가 인근 지역 확산 우려로 이동중지 명령이 내려지면 전국에 공급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 돼지고기 가격은 코로나19로 인한 수요 증가로 올해 1월 대비 이미 20% 이상 가격이 오른 상태다.
한우 가격은 재난지원금 지급 효과와 코로나19 이후 늘어난 집밥 수요 등이 겹치면서 지난해부터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올해도 전 국민의 88%가 재난지원금을 지급받게 되면서 한우 수요가 늘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재난지원금이 지급되기 시작한 주간 한우 가격이 약 8% 오른 만큼 올해도 재난지원금 지급이 본격화되면 비슷한 수준으로 오를 것으로 보인다. 현재 한우 등심 100g 기준 가격은 전년 대비 10% 오른 1만3127원으로 재난지원금 효과로 1만4000원을 넘어설 가능성이 높다.
조류독감 여파 1년째 지속
닭고기와 계란 가격도 1년째 이어지고 있는 AI 여파에 가격이 제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닭고기는 1㎏ 기준 지난해보다 14.9% 비싼 5684원으로 AI로 인한 살처분 영향과 수요 증가가 겹치며 가격이 올랐다. 계란 가격은 올해 1월(15.2%)부터 7개월 연속으로 두 자릿수 상승률을 이어가고 있다. 특란 한 판(30개) 가격은 7140원으로 올해 내내 7000원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계란은 추석에 빠질 수 없는 각종 전류 등 대부분 음식에 사용돼 밥상 물가 상승과 직결된다.
이처럼 주요 식재료 가격이 치솟아 올해 추석 상차림 비용(전통 차례상 기준)은 지난해보다 6만원 증가한 30만원 이상이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쌀 가격은 1년 사이 20% 올랐으며, 참깨 가격은 30% 올라 송편 가격 역시 크게 오를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연초부터 각종 가공식품 가격이 줄줄이 인상돼 역대 가장 비싼 상차림 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승진 기자 promotion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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