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중학생 살인 피의자 자해하자
유치장 들어가서 근무 지시
"살인범은 누워서, 경찰은 양반다리"
비무장 상태로 3시간씩 교대
[아시아경제 이관주 기자] 제주 중학생 살해 사건의 피의자가 유치장에서 자해 소동을 벌인 것과 관련, 경찰관들에게 유치장에 들어가 근무하라는 지시가 내려진 데 대해 경찰 내부에서 '인권침해'라는 반발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4일 경찰에 따르면 제주동부경찰서 유치장에 입감돼 있는 제주 중학생 살해 사건의 피의자 백모(48)씨가 지난 22일 유치장에서 자해 소동을 벌였다. 백씨는 스스로 화장실 출입문 모서리에 머리를 부딪쳐 피를 흘렸고, 즉시 보호관에 의해 제지돼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재수감됐다.
문제는 당일 오후 8시부터 다음 날 오전 9시까지 피의자와 같은 공간에서 관리하라는 지시가 내려오면서부터 발생했다. 제주동부서 직협 등은 유치장 근무 경험이 없는 수사과 조사요원이 비무장 상태로 3시간씩 교대 근무를 시켰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경찰 내부에서는 명백한 인권침해라며 거센 반발이 나오고 있다. 한 경찰관은 경찰 내부망에 글을 올려 "직원은 양반자세로 앉아서 지켜보고, 살인 피의자는 누워서 편히 잠을 잤다고 한다"며 "유치장 근무를 해보지 않은 직원들이 유치장 안에 들어가 사고를 대비할 수 있을까도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결국 이 같은 방식의 근무는 하루 만에 철창 앞에서 교대로 지키게끔 바뀐 것으로 전해졌으나, 경찰 내 반발은 점점 거세지고 있다. 전국 경찰 직협 차원의 연대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이관주 기자 leekj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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