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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불량코인의 늪]피해자가 가해자로 ‘다단계化’..왜 고소못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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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량코인 피해자 316명 리포트-<1>]코인 인질된 사기피해자들
5월까지 피해금액 4조 넘어
7만 사기당했는데 소송 130명
고소로 수사시작 드물어

단독[아시아경제 구채은 기자, 공병선 기자] "피해자들 중 일부만이 피해사실을 고소하는 경향이 있어 피해자 수를 특정하기 어렵다."


본지가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실과 공동취재한 결과 경찰은 현재 가상화폐 피해자의 고소 건수를 별도로 집계하고 있지 않았다. 경찰청은 그 이유로 ‘가상화폐 사기 피해자들 중 일부만이 피해진술을 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올해 5월까지 가상화폐 범죄행위 피해금액이 총 4조1615억원에 달하지만 피해자 고소로 수사가 시작된 경우가 드문 것도 이유 중 하나다.


◆다단계 구조·내부자화 경향 탓 = 본지 심층인터뷰에 응한 주빌리에이스 거래소 사기 피해자 B씨(43세)는 "‘코인 사기’가 자본시장법 위반 대상도 아니고 투자자보호 대상도 아니라 해서 놀랐다"며 "뭘로 신고해야할지 몰라 고민하다가 거래소 대표를 ‘명예훼손’으로 고소했다"고 말했다. 브이글로벌 거래소 사기피해자 C씨(55세)도 "코인 집단소송은 피해액의 3.3%를 착수금으로 내야한다고 들었는데, 그조차 ‘가상화폐’의 법적 개념이 없어 승소 가능성이 희박하다 들었다"며 "고령 피해자들은 ‘사기’ 자체를 인정하지 않고, ‘출금금지’가 풀리기만 기다리는 상황"이라 했다.


실제 ‘다단계’ 사기가 있었던 브이글로벌 거래소 피해자 수는 6만9000명(경찰 추산)에 달하지만, 집단소송을 시작한 인원은 이의 1.8%도 안되는 130명에 불과하다. 출금금지 사기가 있었던 비트소닉도 피해자 커뮤니티에 피해금액을 등록한 사람은 257명이지만, 집단소송을 추진 중인 인원은 이의 15%(39명) 수준이다. 티어원과 주빌리에이스의 사기 피해자도 전체 피해자수 대비 소송 인원은 각각 15%, 0.6%다.


전문가들은 주식시장 사기와 달리 코인시장의 형사 고소·민사 소송이 적은 이유를 다단계 구조·내부자화가 되는 특성 탓이라고 보고 있다. 여기에 법적 지위조차 없는 규제의 공백, ‘공시’가 아닌 지인 등 사적 정보에 의존하는 투자 패턴이 ‘불량 코인’ 단죄를 어렵게 하는 근본적 원인이라는 것이다. 고혜련 법무법인 혜 대표변호사는 "초기 배당금을 이유로 원금의 일부를 보전받은 걸로 인식돼 사기죄가 성립이 되지 않거나 다단계 특성상 피치 못하게 가해자 위치가 되는 악순환이 ‘불량 코인’ 사기에서 나타나고 있다"고 했다. 이병욱 서울과학종합대학원 교수는 "코인 시장 규제가 헐겁다보니 다단계 형식의 사기가 이 시장에 쏠리는 것"이라고 했다.


[단독][불량코인의 늪]피해자가 가해자로 ‘다단계化’..왜 고소못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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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 일부만 아는 경우 많아 = 이 때문에 불량 코인 사기 피해자 상당수가 가상화폐 시장에 대해 잘못된 정보를 갖고 있거나 정보의 일부만을 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본지 설문에 응답한 코인 사기 피해자 316명 중 절반 이상인 54.7%(173명)가 가상화폐가 금융자산으로 정의돼 있지 않아 자본시장법 및 금융소비자 보호 조항의 ‘투자자보호를 받지 못한다’는 사실을 ‘몰랐다’고 답했다. ‘알았다’는 응답은 143명(45.3%)이었다.


반면 ‘특정금융정보법에 의해 오는 9월24일까지 금융위원회에 사업자 신고를 못한 거래소는 영업종료를 해야한다’는 사실을 ‘알았다’고 응답한 사람은 200명(63.3%)으로 ‘몰랐다’는 응답(116명·36.7%)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상당수 거래소들이 특금법 시행을 기점으로 ISMS 인증을 받을텐데, 가격이 급등하기 전에 코인을 매수해두라고 마케팅을 한 탓이다. 경기도 성남시에 거주하는 사기 피해자 D씨(33세)는 "특금법 전에 실명 거래부터 ISMS인증, 자본금 유치까지 미리 해놓을텐데 그 전에 300% 수익 계좌는 마감이니 빨리 돈을 넣으라고 속였다"고 말했다.


본지의 심층 조사를 감수한 정유신 서강대 기술경영대학원장은 "민간 가상화폐는 펀더멘털이라고 하는 교환가치가 아직도 불확실해 변동성이 심하고 불법행위도 많은 구조"라면서 "투자자부터 이같은 한계를 인지하고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번 설문조사를 자문한 김봉신 리얼미터 수석부장은 "사기 피해자 다수가 투자자보호를 받지 못한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한 것은 건전한 투자를 위한 금융교육의 필요성을 시사하는 결과"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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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번 설문조사는 아시아경제가 가상화폐 사기 피해를 입은 주빌리에이스·브이글로벌·비트소닉 등 총 12개 가상화폐 사기 피해자 커뮤니티에서 316명을 대상으로 지난 1~15일 진행했다(무한모집단에서 무작위 추출했다는 가정 하에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5.5%포인트). 설문 문항 적정성은 여론조사전문기관 리얼미터의 자문을 받았다. 언론이 지난해와 올해 집중적으로 터진 가상화폐 사기 피해자들을 역추적해 심층 조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구채은 기자 faktum@asiae.co.kr
공병선 기자 mydillo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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