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연구재단 "인공지능, 자율주행 등 초고속 컴퓨팅에 활용 가능"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인공지능(AI), 자율 주행 등에는 초고속 계산이 가능한 고성능 컴퓨터가 필요하다. 국내 연구진이 기존보다 100배 빠른 계산 속도를 자랑하면서도 환경 오염이 덜한 차세대 초고속 메모리 소자를 개발했다.
한국연구재단은 이장식 교수 (포항공과대학교) 연구팀이 할로겐화물 페로브스카이트를 이용해 초고속으로 동작할 수 있는 차세대 메모리인 저항변화메모리 소자를 개발했다고 13일 밝혔다.
저항변화메모리란 전원이 꺼지더라도 저장된 정보가 그대로 유지되는 비휘발성 메모리 소자의 일종이다. 전압에 따라 저항변화층의 저항 상태가 고저항 상태에서 저 저항상태로, 또는 저저항 상태에서 고저항 상태로 바뀌는 현상을 이용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엄청난 양의 다양한 정보의 교환이 활발해지고 인공지능, 자율주행자동차, 사물인터넷, 5G 등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신기술의 등장으로 대용량의 정보를 빠른 속도로 처리하고 저장할 수 있는 차세대 메모리 소자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
할로겐화물 페로브스카이트 소재는 저항변화 특성을 제어할 수 있어 차세대 메모리 소자를 위한 신소재로 연구돼 왔다. 그러나 기존 연구 결과들은 느린 동작 속도가 문제였고 페로브스카이트 제작에 환경 오염이 심한 납이 필요해 실용화에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제일원리계산(양자역학 이론 기반 예측 방법)과 실험적 검증을 통한 초고속 동작이 가능한 할로겐화물 페로브스카이트 소재를 설계했고 이를 저항변화메모리 소자로 적용 가능한 기술을 개발했다. 또 실험적 검증을 위하여 선정된 소재인 무기물 기반 할로겐화물 페로브스카이트 Cs3Sb2I9 (dimer-Cs3Sb2I9)를 합성했고, 이를 메모리 소자에 적용했다.
개발된 메모리 소자는 20 ns (1 ns = 10억분의 1초)의 동작 속도를 보였다. 같은 조성의 다른 결정구조를 갖는 층상구조의 Cs3Sb2I9 (layer-Cs3Sb2I9)를 사용한 메모리 소자에 비해 100배 이상의 빠른 속도로 동작하는 우수한 특성을 보였다.
연구팀은 "고속 처리능력을 필요로 하는 인공지능, 슈퍼컴퓨터 등의 다양한 전자기기들에 응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면서 "기존 페로브스카이트 소재에서 문제로 제기되었던 납이 포함되지 않은 소재를 이용하여 메모리 소자를 제작하였기 때문에 환경오염 등의 문제를 해결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의 성과는 국제학술지‘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지난 10일 온라인 게재됐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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