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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금융사 脫한국 우려 속 씨티銀 출구전략 고심(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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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북아 금융허브’ 전략 실패 비판
씨티銀 소매금융 철수 여파 가시화
완전·부분매각, 단계적 폐지 등 거론
노조 반발 등 내외부 요인 변수

[아시아경제 이광호 기자, 오현길 기자, 김효진 기자] 씨티그룹이 한국씨티은행의 소매금융 사업을 완전히 접기로 하면서 글로벌 금융사들의 탈(脫)한국이 또 다시 재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글로벌 금융사들이 해외 사업을 재편하는 과정에서 한국 시장을 구조조정 0순위로 삼고 있어 '동북아 금융허브'로 만들겠다는 정부의 전략이 실패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지나친 규제일변도에서 벗어나 외국계 금융사들의 이탈을 막고 투자를 유인하기 위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글로벌 금융사 脫한국 우려 속 씨티銀 출구전략 고심(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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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금융감독원 금융중심지 지원센터에 따르면 외국계 은행의 국내 점포(지점ㆍ사무소)는 매년 감소 추세다. 2016년 60개였던 외국계 은행 점포 수는 지난해 말 현재 54개까지 감소했다. 은행 뿐 아니라 증권, 자산운용, 투자자문, 생명ㆍ손해보험, 저축은행 등의 상황도 마찬가지다. 외국계 금융사의 국내 점포 수는 2016년 168개에서 지난해 말 163개로 줄어들었다.


2017년 미국 골드만삭스, 영국 스코틀랜드왕립은행(RBS)과 바클레이스, 스페인 빌바오비스카야(BBVA) 등이 한국지점을 폐쇄했다. 이어 2018년 스위스 은행 UBS, 2019년 호주 맥쿼리은행 등이 문을 닫았다. 2013년 영국 HSBC가 국내 소매금융에서 손을 뗀 데 이어 지난 15일에는 씨티그룹이 한국씨티은행의 소매금융 사업을 철수하기로 했다.


보험사 중에선 2013년 네덜란드 ING생명을 시작으로 2016년 독일 에르고ㆍ알리안츠생명, 영국 PCA생명, 2020년 푸르덴셜생 등이 한국시장에서 발을 뺐다. 최근에는 프랑스 악사그룹이 악사(AXA)손해보험을 매각하려다가 무산됐지만, 물밑 협상은 이어지고 있다. 또 미국 라이나생명ㆍ메트라이프, 중국 ABL생명ㆍ동양생명, 홍콩 AIA생명 등은 매각설이 수면 아래로 가라앉은 상태지만 언제든 재개될 수 있다는 분위기다.


경기 회복 지연…각종 규제로 新 먹거리 찾기 어려워

이처럼 외국계 금융사의 한국 사업 철수가 끊이지 않는 건 경기 회복 지연과 금융당국의 각종 규제로 새로운 먹거리를 찾기 어려워졌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은행 관계자는 "현 정부는 금융권의 역할을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산업으로 보기보다는 기업에 자금을 지원해주는 조력자로서 공공재 역할을 강조하는 경향이 강하다"고 지적했다. 보험사 관계자는 "외국계 보험사들이 한국 시장에서 등을 돌리는 이유는 저성장, 저출산, 저금리 등으로 수익성이 나빠지고 있다는 점이 가장 크다"며 "한국 대신 최근 급성장하고 있는 아시아, 특히 동남아 시장이 우선순위가 됐다"고 언급했다.


전문가들은 금융당국이 금융환경에 고심하고 각종 규제로 활력이 떨어진다는 금융권의 지적을 주의 깊게 들어야 한다고 충고한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씨티그룹이 한국 시장에서 소매금융을 거두는 건 쉬운 결정이 아니다"라며 "국내 금융환경이 악화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금융당국의 고질적 금융 규제가 특히 문제"라며 "주 52시간 근무제는 한국에만 있는 규제이고 법인세 최고세율도 싱가포르, 홍콩과 비교해 한국이 지나치게 높다"고 꼬집었다. 예측 불가능하고 경직된 한국의 금융 규제 시스템 개선이 우선돼야 한다는 얘기다.


금융당국도 글로벌 금융사 이탈을 막을 대책을 고심 중이지만 아직 이렇다할 묘수는 내놓지 못하고 있다. 2003년 글로벌 금융사의 아시아태평양본부를 유치해 한국을 아시아 금융허브로 만들겠다는 정부의 로드맵은 여전히 공염불에 그치고 있는 셈이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최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수년간 외국계 금융사에 이탈만 있었을 뿐 유입이 없다'라는 지적에 인정한다면서도 "외국계 금융사가 오고 안 오느냐는 결국 비즈니스모델 문제"라고 말했다.

글로벌 금융사 脫한국 우려 속 씨티銀 출구전략 고심(종합)

한국씨티은행 소매금융 철수, 출구전략은?

한편 한국씨티은행의 우리나라 소매금융 철수 결정으로 노동조합이 강력 반발하고 소비자들의 우려가 높아지는 등 여파가 가시화하는 모습이다. 언제 어떤 방식으로 철수하겠다는 것인지가 아직 불분명해 혼란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씨티그룹이 한국씨티은행의 국내 소매금융 철수 방침을 밝힌 지난 15일 이후 예금을 미리 인출해둬야하는지 등에 관한 소비자들의 문의가 빗발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평소의 20~30% 가량 문의가 증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금융노조) 한국씨티은행지부는 이날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대응에 착수했다. 노조는 총파업 같은 강력한 쟁의 및 언론ㆍ정치권 등을 통한 여론전 등의 방안을 모두 열어두고 있다.


가장 큰 관심사는 한국씨티은행의 철수 방식이다. 현재까지는 자산관리(WM), 신용카드 등 소매금융 부문을 별도 혹은 통째 매각하는 방안, 사업의 규모와 내용을 순차적으로 축소ㆍ정리해 결과적으로 폐지하는 등의 방안이 점쳐지고 있다.


금융권에선 한국씨티은행 소매금융 부문의 가격을 2조원대로 추산하는 목소리도 들려온다. 일부 지방 금융그룹과 저축은행 금융그룹 등이 인수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도 고개를 들고 있다. 일부 지방 금융그룹과 저축은행 금융그룹 등이 인수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도 고개를 들고 있다. DGB금융ㆍOK금융 등이 구체적으로 거명되기도 한다.


한국씨티은행은 오는 27일 이사회를 연다. 이사회는 씨티그룹의 방침을 바탕으로 사업 정리에 관한 구체적인 방법론을 논의할 것으로 관측된다.


매각 불발시 단계적 사업폐지 전망

매각이 어렵다면 단계적 폐지밖에는 남는 카드가 없다. HSBC가 2013년 인력 구조조정과 자산 이전 등으로 소매금융을 정리한 바 있다.


이렇게 되면 노조 등의 반발과 갈등이 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씨티은행 임직원은 3500명 가량인데, 이들 중 70%가 넘는 약 2500명이 소매금융 부문에 종사하고 있다. 전체 수익 가운데 소매금융 부문 수익이 약 절반 가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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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는 앞서 "매각도 철수도 본사의 마음대로는 되지 않을 것"이라는 강경한 입장을 내비친 바 있다.




이광호 기자 kwang@asiae.co.kr
오현길 기자 ohk0414@asiae.co.kr
김효진 기자 hjn2529@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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