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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톱'도 반한 토종 반도체 부품사 아스플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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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본격 성장…5년 내 기업가치 1兆로 키울것"
가스운반 배관 부품 국산화…세계 1위 장비사에 공급
글로벌 반도체 시장 진출…슈퍼사이클 기대감도 커

'글로벌 톱'도 반한 토종 반도체 부품사 아스플로 경기 화성에 위치한 반도체 배관부품 제조업체 아스플로 본사. [사진 = 아스플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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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준형 기자] "올해 본격적인 성장세에 들어섰습니다. 연 20~30%씩 성장해 5년 내로 기업가치 1조원의 회사로 키울 계획입니다."


경기도 화성의 반도체 배관부품 제조업체 ‘아스플로’는 업황 부진으로 최근 몇 년 부침을 겪었지만 올해부터는 뚜렷한 성장세를 예상한다. 올 하반기부터 글로벌 1위 반도체 장비사인 A사에 부품을 공급하는 게 배경이다. A사의 반도체 장비 시장 점유율은 약 20%로 매년 구매하는 반도체 부품 규모만 8000억원 어치다.


처음부터 쉽지는 않았다. 대형 반도체 장비회사들은 한국의 작은 부품업체를 상대해주지 않았다. 24시간 멈추지 않고 돌아가야 하는 반도체 공정에 들어갈 부품은 내구성 등 품질을 입증하는 ‘신뢰성’이 핵심이다. 부품 하자로 생산이 멈추면 막대한 손실이 날 수 있다. 다른 기업들보다 먼저 위험을 감수하며 신생 업체의 부품을 쓸 이유가 없었던 것이다.


강두홍 아스플로 대표는 "부품을 공급하려면 신뢰성 인증을 받아야 하는데 성능 검증을 위한 기회 자체를 안 주는 식"이라며 "그래서 고가의 테스트 장비를 갖추고 직접 신뢰성 데이터를 확보한 후에 다시 문을 두드렸다"고 설명했다. 회사는 2018년 A사의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 공급사로 등록할 수 있었고, 올해 벤더(vendor) 인증을 받았다.


'글로벌 톱'도 반한 토종 반도체 부품사 아스플로 아스플로 매출액 추이.


美·日 독점 배관부품 국산화…단가 40% 낮춰

아스플로는 반도체 공정에 사용되는 가스 운반용 배관부품을 최초로 국산화한 기업이다. 이전에는 미국과 일본이 독점하던 부품이다. 반도체용 배관은 강한 내식성과 청정성 등을 갖춰야 해 고도의 열처리기술이 없었던 국내에선 만들 수 없었다. 강 대표는 1990년대에 일본에서 반도체용 배관 기술을 들여오는 삼성전자 1차 공급사에서 엔지니어로 일했다. 일본 기술을 접하며 국산화에 자신감이 생겼다. 1998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여파로 회사가 문을 닫자 직접 회사를 차렸다.


시작은 미미했다. 연구개발(R&D) 인력은 강 대표 한 명이었다. 자본금은 벤처창업자금으로 대출받은 1억원이 전부였다. 국산화에 대한 인식도 부정적이었다. 강 대표는 "과거 반도체 업계에서는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국산화는 모두 꺼리는 측면이 있었다"면서 "각 분야 크고 작은 기업들의 긴밀한 협력이 어렵고 국산품에 대한 신뢰도 낮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국산화에 필요한 기술을 하나 둘 개발하자 정부가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창업하고 2년이 지나 산업통상자원부(당시 산업자원부)에서 23억원의 기술개발자금을 지원받았다. 2005년과 2006년 잇따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부품공급 업체로 선정됐다.


미국과 일본의 쟁쟁한 부품사들을 상대하는 주된 경쟁력은 가격에 있었다. 아스플로의 배관부품은 기존 수입 부품 대비 30~40% 가량 저렴했다. 강 대표는 "국내 기업들은 상대적으로 낮은 비용으로 부품의 수입의존도를 낮출 수 있었다"면서 "우리가 먼저 가격을 낮추자 해외 부품사들도 단가를 내렸다"고 했다. 중소벤처기업부(당시 중소기업청)는 2018년 아스플로에 산업포장을 주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아스플로 부품으로 1조원 이상의 수입 대체 효과를 볼 수 있었다’고 인정했다고 강 대표는 설명했다.


'글로벌 톱'도 반한 토종 반도체 부품사 아스플로 아스플로가 생산하는 반도체 공정용 배관부품. [사진 = 아스플로]


글로벌 시장 본격 진출…반도체 슈퍼사이클도 기대감

회사의 다음 성장단계는 글로벌 반도체 장비시장 진출이다. 강 대표는 A사 부품 공급이 판로 확대의 교두보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1위인 A사가 인증한 공급사라는 점을 내세워 네덜란드의 ASML 등 다른 장비사들도 적극적으로 공략할 수 있는 까닭이다. 강 대표는 "국내 반도체 장비사들의 매출을 모두 합해도 A사 한곳의 매출에도 미치지 못할 정도로 글로벌 시장은 규모가 다르다"면서 "올해 신뢰성 테스트 장비를 추가적으로 도입해 자료를 마련하고 글로벌 장비사들을 새로 접촉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올해 반도체 슈퍼사이클(장기호황)도 기대감에 한몫 하고 있다. 아스플로는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해 말 공장을 확장 이전했다. R&D 인력 규모도 현재 15명에서 2배 이상 늘릴 계획이다.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에 따르면 반도체 장비시장 규모는 지난해 77조7000억원 규모에서 올해 81조1000억원 규모로 성장한다. 올해 반도체 장비 매출액은 약 76조원으로 지난해(약 64조9000억원)에 비해 16% 증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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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 중인 신사업도 있다. 회사는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에 부품을 공급한다. 바이오 공정에 쓰이는 배관은 반도체용 배관보다 요구되는 기술력이 낮아 시장 진입은 어렵지 않았다. 강 대표는 "아직 반도체용 배관 시장이 5배 정도 크지만 바이오 산업의 성장성을 간과할 수 없다"면서 "이미 충분한 기술력을 갖춰 바이오 시장에서의 경쟁력도 자신이 있다"고 밝혔다.




이준형 기자 gilso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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