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율 높이기 등 총력 기울이기
말실수 등 역풍 가능성 차단 주의보
[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 국민의힘은 여론조사 등으로 확인된 민심을 선거 결과로 이어지는 ‘굳히기’ 전략에 힘을 쏟고 있다. 바닥 민심 전반에 깔린 정권심판론이 직접적으로 표로 이어지게 만들겠다는 것이다. 남은 것은 말실수 등을 줄여 역풍을 차단하는 것 정도라는 것이다.
27일 김근식 국민의힘 비전전략실장은 선거 전략과 관련해 "국민들이 임기 말에 오면서 진보정권에 대한 불만과 실망, 좌절을 넘어 한국주택토지공사(LH) 임직원 투기로 분노한 상태인데, 이 민심의 바람을 쫓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런 전략 구상 아래 국민의힘은 정권심판론에 대한 여론이 강한 상태인 점을 최대환 활용하는 동시에 돌발적인 악재를 막는 데 전력하겠다는 입장이다. 오세훈 캠프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은 오신환 전 국민의힘 의원은 "이번만큼은 국민의힘이 더 낮은 자세로 섬기는 모습, 변화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우리가 최선을 다하는 노력이고 전략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민심의 흐름은 여론조사를 통해 확인됐다. 전날 한국갤럽은 23~25일 전국 18세 이상 1001명을 대상으로 문 대통령의 직무 수행평가를 조사한 결과, 긍정평가는 34%, 부정평가는 59%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 취임 후 갤럽 조사에서 가장 낮은 수준이다. 더불어민주당 지지율은 역시 32%로 역대 최저수준이다. 반면 국민의힘은 지지율이 최근 5주 연속 상승세를 보여 2016년 국정농단 사태 이후 최고치인 29%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양당 사이 지지율 격차는 3%포인트로 좁혀졌다. 재보궐선거와 관련해 여당이 다수 당선 될 것이라는 전망은 33%인데 반해 야당이 다수 당선될 것이라는 전망은 57%로 나타났다. (전화조사원 인터뷰 형식,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포인트.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도 25일 선거대책위원회의에서 "자만해서는 안 되고 언행에 굉장히 조심 해야 한다"며 "말 한마디 잘못에 많은 표 상실로 이어질 수 있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단일화에 패배한 뒤 오 후보를 돕고 있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의 지원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선거 공학적 단일화 이상의 것을 만들어 후보 단일화 시너지를 극대화하겠다는 구상이다. 단일화 여론조사에서 패한 안 대표로서도 헌신적인 모습을 보이는 게 향후 정치 활동에 나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밑바탕에 깔려 있다. 김 실장은 "안 대표가 열심히 선거 지원에 나서 오 후보가 압승을 거두면 안 대표에게도 미래가 있을 것"이라며 "승복 이후 야권 전체의 승리와 정권교체에 밑거름이 되기 위해 살신성인하는 모습에 감사해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외에도 당은 정권 심판론에 후보는 정책과 비전 제시로 역할을 나눠 접근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김 위원장과 안 대표 등은 정권심판론을 호소하는 메시지를 내는 데 반해, 오 후보는 지역개발이나 박원순 전 시장의 시정을 비판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민심이 실질적인 선거 결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투표율이 높아야 한다고 보고 있다. 지자체 단체장과 국회, 지방의회 등을 석권한 더불어민주당의 경우 투표율이 낮을수록 조직력의 위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민주당의 경우 조직력이 강해 예상했던 것과 다른 형태의 선거 결과가 나올 수 있다"면서도 "투표율이 50%를 넘어서면 현재의 판세가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 교수는 "국민의힘 뒤에는 무엇보다 강력한 정권 심판론이 있어서 이 분위기상으로 보면 특별한 전략이 필요할까 싶다"면서 "이제 국민의힘에게 남은 것은 말실수를 하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금 뜨는 뉴스
한편 오 후보는 전날 서울 강서구 증미역 앞에서 유세 연설을 하던 중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비판하면서 "연설할 때 ‘무슨 중증 치매 환자도 아니고 국민들은 집값 올라간다고 난리인데 본인(대통령)은 부동산 안정돼 있다고 한다’고 지적했더니 과한 표현이라 한다"며 "야당이 그런 표현도 못하나"라고 발언해 비판을 받기도 했다. 이는 지난 2019년 10월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태극기 집회 연설을 통해 "대통령은 우리 경제가 올바르게 가고 있다는데 중증 치매 환자 넋두리 같은 소리"라고 발언한 것이 재차 논란이 되자 항변한 것이다. 이에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이날 페이스북에 오 후보를 향해 "당선되고 싶으면 입이나 닥치라"며 "이 인간은 아예 개념이 없다. 당에서 막말 주의보 내렸다더니"라고 비판했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