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에 발목잡힌 美, 공군 예산에 제동
엔진기술 부족한 中, 자금력으로 격차 좁혀
[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 미국과 중국, 양국간 군비경쟁이 심화되면서 최첨단 '6세대' 전투기 개발경쟁 또한 치열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전히 미 공군에 대한 중국 공군의 기술격차는 매우 큰 편이지만, 코로나19 사태로 미 공군이 예산압박에 시달리면서 자금력 운용이 자유로운 중국 공군이 기술격차를 좁힐 수 있다는 우려가 미국 내외에서 커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9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미 의회는 공군이 2021회계연도 예산 중 6세대 전투기의 연간 개발 비용으로 요청한 10억4400만달러(약 1조1910억원) 중 9억4400만달러만을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19 사태로 예산 압박이 심해지면서 지난 2020회계연도에도 미 공군의 6세대 전투기 개발비용은 9억500만달러만 승인됐다.
미국의 차세대 전투기 운용사업도 예산문제로 계속 삭감 당하고 있다. 지난 5일(현지시간) 미국 민주당 애덤스미스 미 하원 군사위원장은 미국 싱크탱크인 브루킹스연구소의 화상회의에서 "F-35의 운용비용이 너무 비싸다"며 "F-35에 의존하지 않는 항공전력을 편성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코로나19 경기부양책과 지원금으로 막대한 재정적자가 발생한 상황임을 감안해 군비를 줄여야한다는 것이다.
미 공군은 원래 전투기 운용 현대화를 위해 F-22 전투기 위주의 운용사업을 추진했으나 운용비용이 비싸다는 의회의 지적으로 F-35로 격하시킨 바 있다. F-22의 시간당 운용비(CPFH)는 약 5만8000달러, F-35는 3만5000달러지만 의회에서는 기존 기종인 F-15의 2만달러 이하로 낮출 것을 주문하고 있다.
미 공군에서는 이러한 의회의 자금압박에 따라 중국이 먼저 6세대 전투기 전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앞서 지난달 26일 마크 켈리 미 공군전투사령부 사령관은 기자회견 도중 "중국과 같은 적국이 6세기 전투기 기술을 확보하기 전에 여기에 대항해 우리가 이 능력을 먼저 보유할 용기를 가질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발언해 중국을 제압하기 위한 더 많은 자금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현재 러시아에 전투기 엔진기술을 의존하고 있는 중국이 당장은 미국과 기술경쟁이 불가능해도 자금압박을 받지 않는 중국 공군이 2030년대에 미 공군과의 격차를 따라잡을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SCMP도 중국 항공기 설계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해 "엔진설계 문제가 중국을 계속 방해하고 있으며 중국의 기술을 미국을 위협치 못하고 있지만, 중국은 미 공군의 엄격한 예산승인 절차에 대비해 자금면에서 많은 특권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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