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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발 주차 좀 똑바로 해라" 진상·민폐 주차에 이웃들 '분통' [한기자가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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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주택 '민폐 주차' 이중주차에 삼중주차까지
"당장 차 빼라" , "주차 잘 해라" 이웃들 갈등 격화
아파트 내부 통로·주차장 도로 사유지로 과태료 부과 어려워
과태료 부과 등 적극적인 행정조치 검토 의견도

"제발 주차 좀 똑바로 해라" 진상·민폐 주차에 이웃들 '분통' [한기자가 간다] 서울 한 아파트 단지 주차 상황. 차량 사이로 아파트 모습이 제대로 보이질 않을 정도로 주차장에 차량이 빼곡히 들어서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일부 주민들의 이중주차 등 민폐 주차는 이웃 간 갈등으로 어이진다. 사진=한승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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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 30대 회사원 김 모씨는 최근 황당한 일을 겪었다. 새벽에 급한 일이 생겨 차를 이용해 이동해야 하는데, 김 씨 차 앞에 누군가 이중주차를 하고 차량 내부에 운전자 연락처도 기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김 씨는 "나중에 운전자를 만나 자초지종을 들었는데, 잠깐 주차를 했다고 하더라"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김 씨는 "잠깐 주차가 말이 되나, 이건 그냥 예의가 없는 거다. 아주 이기적인 사람이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자신의 자가용을 아무렇게나 매너 없이 주차하는 이른바 공동주택 '민폐 주차'를 둘러싼 이웃 간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단속 권한이 있는 아파트 경비원의 경우 입주민들이 계약 연장 등 권한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아 민폐 주차 단속도 권고 수준에서 그칠 수밖에 없다. 또한, 현행법으로도 도로가 아닌 경우 과태료 부과도 어려워 결국 성숙한 시민 의식이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해법이라는 견해가 있다.


서울 한 아파트 단지를 관리하는 70대 경비원 박 모 씨는 이중주차 단속에 어려움을 나타냈다. 이중주차는 이미 주차가 되어 있는 자동차의 바로 앞 또는 바로 뒤에 자동차를 세워 두는 일로 공동주택에서 가장 많이 일어나는 갈등 요소다.


박 씨는 "아무래도 다 아는 사람들이니까 대놓고 단속하고 좀 한계가 있다"라고 토로했다. 이어 "민원이 들어오면 당연히 조치하지만, 아무래도 입주민들 사이에서 얼굴을 붉히는 일도 있다. 그냥 서로 조금씩 양보하는 게 해결 방법인 것 같다"고 말했다.


"제발 주차 좀 똑바로 해라" 진상·민폐 주차에 이웃들 '분통' [한기자가 간다]


상습적인 이중주차 등 '민폐 주차'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과태료 부과 등 현행법이 존재하지만, 이는 도로교통법에 따르면 주차금지구역에 차를 댈 경우 해당, 도로가 아닌 단지 내 상황에서는 적용하기 어렵다. 아파트 내부 통로나 주차장은 도로에 해당하지 않는 사유지이기 때문이다.


지난 2018년 인천 송도국제도시에서 한 아파트에서 관리사무소가 주차위반 경고장을 붙인 데 화가 난 50대 운전자가 지하주차장 진입로를 7시간 동안 차로 막은 일명 '캠리 사건'의 경우 해당 차주가 1심에서 일반교통방해 및 업무방해 혐의로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지만, 당시 상황이 일반교통방해에 해당하는지는 여전히 다툼의 여지가 있다.


강제 견인도 쉽지 않다. 자동차관리법상 차량이 2개월 이상 방치돼야 하고, 차량 소유자에게 차량 이동을 요청하는 등 일정 요건을 충족해야 하기 때문이다.


극심한 주차 갈등은 범죄로도 이어진다. 2016년 7월 한 60대 남성은 집에서 망치를 들고나와 자신의 자가용 인근에 주차된 승용차를 마구 내리쳤다. 측면과 뒷면의 유리를 모두 박살 내고도 성이 풀리지 않아 차량 곳곳을 망치질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붙잡힌 이 남성은 "집 앞에 차량을 무단 주차해 놓고 전화도 받지 않아 화가 났다"고 말했다.


뚜렷한 법 기준이 없다 보니 시민들의 의견도 엇갈린다. 30대 회사원 최 모씨는 "주차 문제는 그냥 과태료 처분을 할 수 있으면 바로 해결할 수 있다고 본다"면서 "과태료 처분 범위를 도로에서 공동주택으로 확대 적용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40대 자영업자 이 모씨는 "법 자체가 문제는 있어 보이는데, 그렇다고 법을 어기면서 따로 처벌하고 하는 것은 또 다른 문제다"라면서 "이웃끼리 잘 해결해야 하지 않나"라고 덧붙였다.


"제발 주차 좀 똑바로 해라" 진상·민폐 주차에 이웃들 '분통' [한기자가 간다] 2018년 8월 인천 송도 연수구 모 아파트단지 정문 인도에 50대 여성 주민의 캠리 차량이 방치된 모습. 이 여성은 아파트 단지 주차위반 스티커가 부착된 것에 화가 나 자신의 승용차로 지하주차장 진입로를 막아 물의를 빚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이렇다 보니 국회입법조사처(조사처)는 지난 13일 보고서를 통해 주차 질서를 과도하게 해칠 경우 과태료 부과 등 적극적인 행정조치가 검토돼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조사처는 보고서에서 "허가되지 않은 차를 빈번하게 주차하거나, 입주민 주차를 방해하는 등 공동주택 내 주차질서를 과도하게 해치는 경우 과태료 부과 등을 고려할 수 있다"고 제언했다.


조사처는 이어 "이 방안은 사적 영역에 대한 행정력의 과도한 침해일 수 있어 신중한 검토가 우선돼야 한다"면서도 "주민의 자발적 해결에만 맡겨두기에는 갈등의 빈도나 정도가 심각해지는 현실을 고려한 적극적인 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전문가는 공동주택 내부의 지침을 마련, 이를 관리규약으로 입주민들이 지키는 등 나름의 규칙을 만들어 준수하는 방법도 있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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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조계 한 관계자는 "결국 모든 것을 법대로 처벌하고 과태료를 부과하는 등 방법으로도 해결할 수 있겠지만, 이웃을 배려하려는 태도가 중요한 것 같다"면서 "이중주차는 물론 삼중주차까지 하는 극단적인 상황도 있는데, 처지를 바꿔 생각하면 될 것 같다. 또한, 공동주택 관리규약 등을 만들어 법적 대응에 앞서 해당 규정으로 갈등을 해결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라고 말했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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