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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비비]록펠러와 머스크, 그리고 부의 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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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뉴스와 데이터를 제공하는 블룸버그는 지난해 기후변화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온라인 뉴스 플랫폼 ‘블룸버그 그린’을 선보였다. 블룸버그 그린은 최근 흥미로운 데이터를 하나 소개했다. 블룸버그 억만장자 지수를 인용해 15명의 ‘기후 억만장자’를 뽑은 것이다.


영예의 1위는 전기자동차 테슬라의 최고경영자(CEO)인 일론 머스크가 선정됐다. 그러면서 비교한 인물이 ‘석유왕’ 존 록펠러였다. 블룸버그 그린은 "석유 산업혁명의 역사에서 록펠러가 가장 부유한 사람이 됐는데 한 세기 반이 지난 후에는 머스크가 록펠러의 주요 제품을 잠식하면서 같은 자리를 넘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머스크의 자산은 1992억달러로 지난 한 해 무려 622% 증가했다. 이는 물가상승률을 감안했을 때의 록펠러의 스탠더드오일 자산 규모와 비슷하다. 그의 자산은 기후변화에 대응해 친환경 산업이 부상하면서 최근 급속히 불어나고 있다. 반대로 석유 산업은 쇠퇴하고 있다. 스탠더드오일에서 분리된 엑손모빌과 셰브론이 지난해 합병을 논의했었다는 최근 월스트리트저널(WSJ)의 보도는 석유 산업 쇠퇴의 단면을 잘 보여준다.


기후변화 대응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글로벌 투자 지형도 함께 바뀌고 있다. 최근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의 래리 핑크 회장은 최근 전 세계 기업 CEO들에게 보낸 연례 서신에서 각 기업의 사업구조가 넷 제로(Net Zero)와 양립할 수 있는 계획을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넷 제로는 온실가스 배출량과 흡수량을 더해 순 배출량이 0인 상태를 의미한다. 블랙록은 투자 자산 규모가 7조8000억달러(약 8500조원)에 이르고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등 한국 기업에도 투자하고 있다. 우리 기업들도 블랙록의 경고를 무시할 수 없다. 특히 조 바이든 미국 정부 경제팀에 블랙록 출신 인사들이 대거 포진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핑크 회장 발언의 무게가 더욱 무겁게 느껴진다.


이제 기업들에 있어 기후 대응은 선택 사항이 아니라 생존을 위한 필수 조건이 되고 있다. 제조업 비중이 높은 한국 기업들에는 위협이다. 최근 한국 기업들도 RE100(기업이 사용하는 전력 100%를 재생에너지로 충당하겠다는 캠페인)에 가입하는 곳이 늘어나는 등 대응 속도를 높이는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하지만 글로벌시장에서 급격히 성장하는 친환경 산업의 수혜를 우리가 얼마나 누리고 있으며 기회를 잘 포착하고 있는지는 곰곰이 따져 봐야 할 문제다. 앞서 언급했던 기후 억만장자 15명 중 3명을 제외하곤 모두 중국인(기업)이 차지하고 있다는 점은 우리의 현실을 그대로 보여준다.


머스크의 테슬라에 이어 2위를 차지한 이는 세계 최대 전기차 배터리 업체인 중국 CATL의 창업자(쩡 위췬 회장 등 4인)였으며, 3위는 세계 최대 태양광 패널 기업인 융기실리콘의 리정궈 등 3명이 차지했다. 이어 중국 전기차 제조사인 BYD, 배터리 제조사인 이브에너지의 CEO가 그 순위를 잇고 있다. 세계 탄소 배출국 1위인 중국이 탈탄소 산업에서 가장 빠르게 움직이고 전 세계 돈을 끌어모으고 있다는 점은 역설이 아닐 수 없다.


반면 수년 전부터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를 강조해온 한국은 안타깝게도 기후 억만장자 15위에 아무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정부는 연일 그린뉴딜 띄우기에 여념이 없지만 얼마나 실속이 있는지는 의문이다. ‘기후변화 대응’이라는 새롭게 열린 기회에 우리가 제대로 올라탈 수 있도록 정부, 기업 모두 세심한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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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희종 국제부장 mindle@




강희종 국제부장 mindl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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