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영은 기자] 양부모의 학대로 사망한 16개월 입양아 정인이의 이야기가 재조명되며 여론의 공분을 사고 있는 가운데, 한 시청자가 해당 내용은 '방송 제작진들의 선동'이라고 주장하며 양부모를 두둔하고 있어 논란이다.
3일 SBS '그것이 알고싶다'의 시청자 게시판에는 ''그것이 알고싶다' 선동방송 여전하네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는 "그것이 알고싶다의 기준이면 99%의 부모가 다 학대 범죄자들이다. 갓난아이들 100%가 다 자기 배고프면 쳐 울고, 먹기 싫으면 안 먹겠다고 떼쓰고, 잠시만 한눈팔면 여기저기 뒹굴다 부딪친다"라며 "야, 그것이 알고 싶다. 살인으로 몰고 가려고 선동질하는 것 같은데"라고 말했다.
이어 "(양부모는) 아무리 나쁘게 봐줘야 과실치사고 양부는 죄가 없는 것 같다"라며 "힘들고 짜증 날 때 애 투정 부리고 밥도 안 먹고, 떼쓰고 울고불고 난리 치면 정말 미친다. 애 울고불고 난리 친다고 밥 안 먹이고 가만히 놔둬서 잘못되면 또 아동학대, 살인이라고 난리 칠 거지?"라고 되물었다.
또 "갓난아이는 혼자 기어 다니고 기어오르고 떼쓰고 난리 치게 되어 있다. 그러다 자기 실수로 죽을 수도 있다"라며 "설사 애가 너무 짜증나게 해서 애한테 짜증냈을 수도 있다. 물론 너무 심하면 경미한 학대건 좀 심한 학대건 학대가 될 수도 있겠지"라고 주장했다.
작성자는 "당신들 기준이면 여기서 난리부르스를 치는 위선자 부모들도 다 학대자들"이라며 "너희들은 당신들 갓난아이에게 짜증 낸 적, 밥 안 먹고 투정 부린다고 성질낸 적 없냔 말이다. 역겨운 위선자들아"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뭐가 살인이고, 마치 공동정범자인 것처럼 역겨운 선동질을 하냐. 어차피 제작진은 무조건 살인이라고 선동질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러자 해당 게시글은 각종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온라인 커뮤니티로 퍼지며 여론의 공분을 샀다. 글이 작성된 지 하루 만에 조회 수는 4만회를 넘겼고 180개 이상의 댓글이 달린 상태다.
네티즌들은 '살인죄가 적용되어야 할 판에 말 같지도 않은 소리', '훈계 차원의 체벌이 아닌 장기 출혈과 극도의 고통이 따르는 학대였다. 아무리 짜증나도 저런 식으로 훈계하지 않는다', '어딜 봐서 선동이라는 건지. 부끄러운 줄 알아라' 등의 반응을 보이며 분노하고 있다.
앞서 지난 2일 방송에서는 생후 7개월 무렵 양부모에게 입양돼 갖은 학대를 당하다가 입양 271일만인 지난해 10월13일에 사망한 16개월 정인이의 이야기가 방송됐다.
이날 방송에서 제작진은 정인이가 사망하기 바로 전날 찍힌 어린이집 폐쇄회로(CC)TV를 공개했다. 정인이는 울거나 걷지도 않고 어린이집 교사의 품에만 힘없이 안겨있는 모습이었다. 교사는 계속해서 정인이의 몸 이곳저곳을 살펴봤고 아이의 옷을 걷어 볼록한 배를 보고 놀라 아이를 주시하기도 했다.
정인이가 숨질 당시 담당의였던 한 전문의는 "(정인이의) 사진을 보는 순간 피가 거꾸로 솟았다. 뼈가 다 골절이었다. 배가 피로 가득 차 있었고 췌장이 완전히 절단돼 있다"라며 "장이 터져서 장 안에 있던 공기가 바깥으로 샌 거다. 공기가 새어 나가고 이러면 통증 중에는 최고의 통증이다. 아이가 말을 안 해서 그렇지 굉장한 고통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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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양부모 측은 정인이의 죽음이 단순한 사고였다고 주장하고 있다. 정인이가 말을 듣지 않아 홧김에 흔들다가 떨어뜨렸고 그 과정에서 아이의 배가 의자에 부딪혔다는 것이다. 양모는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아동학대 치사) 혐의로 구속기소 됐으며, 양부도 아동복지법 위반(아동 유기·방임) 등의 혐의로 불구속기소 됐다.
김영은 기자 youngeun92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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