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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대 범죄’ 외 고발장은 경찰에 접수해야… 새해 달라진 형사사법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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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대 범죄’ 외 고발장은 경찰에 접수해야… 새해 달라진 형사사법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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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최석진 기자] 이제 웬만한 고소·고발장은 관할 경찰서로 접수해야 한다. 또 경찰의 불송치 결정에 대해 이의신청권을 행사해야 검찰이 사건기록을 송치받아 다시 한 번 사건을 검토할 수 있게 됐다.


3일 검찰과 경찰에 따르면 지난 1일부터 검경 수사권 조정 내용을 담은 개정 법령들이 일제히 시행되며 형사사법제도가 크게 달라졌다.


형사소송법과 검찰청법이 크게 바뀌며 검찰의 수사지휘권이 폐지되는 등 검찰과 경찰의 관계에 큰 변화가 생겼고 대통령령인 ‘검사와 사법경찰관의 상호협력과 일반적 수사준칙에 관한 규정’ 및 ‘검사의 수사개시 범위에 관한 규정’, 행정안전부령인 ‘경찰수사규칙’ 등의 시행으로 검찰의 수사범위가 대폭 축소됐다.

검찰 수사범위 ‘6대 범죄’로 한정… 6대 범죄 중에서도 일부만

이제 대부분 사건에 대한 1차 수사권은 경찰이 갖는다.


검사의 직접수사권은 개정된 검찰청법 제4조(검사의 직무) 1항에 따라 ▲부패범죄 ▲경제범죄 ▲공직자범죄 ▲선거범죄 ▲방위사업범죄 ▲대형참사 등 6대 범죄와 ▲경찰공무원 범죄 ▲이들 범죄 및 경찰이 송치한 범죄와 직접 관련성 있는 인지 범죄로 한정되고 나머지 범죄에 대한 수사는 모두 경찰이 맡게 됐다.


이들 범죄 유형에 해당한다고 무조건 검사가 수사할 수 있는 건 아니다.


검사의 수사 범위는 다시 대통령령인 ‘검사의 수사개시 범위에 관한 규정’과 행정규칙인 ‘검사의 수사개시 범위에 관한 규정 행정규칙’에 따라 제한돼 부패범죄 중 뇌물수수죄의 경우 받은 뇌물의 합계액이 3000만원 이상일 때, 특정범죄가중처벌법(특가법)상 알선수재죄나 변호사법 위반죄, 정치자금법 위반죄의 경우 수수액 합계가 5000만원 이상일 때만 검사가 수사할 수 있다.


경제범죄의 경우도 사기·횡령·배임 등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이 적용되는 이득액 5억원 이상의 범죄만 검사가 수사할 수 있고, 조세 포탈의 경우도 특가법이 적용되는 포탈세액 등이 연간 5억원 이상인 경우에만 검사의 직접 수사가 가능하다.

고발장 제출은 관할 경찰서로… 검찰에 접수하면 반려 혹은 이송

지난해까지는 범죄로 인해 직접 피해를 입은 고소인이나 제3자인 고발인은 고소·고발장을 검찰이나 경찰 중 아무 곳에나 접수하는 게 가능했다.


그리고 검찰로 접수된 고소·고발 사건의 대부분은 경찰로 수사지휘가 내려져 검사의 지휘·감독 하에 경찰에서 수사가 이뤄졌다.


즉 압수수색 영장이나 구속영장 청구, 기소 여부 결정뿐만 아니라 증거수집이나 참고인 조사 등 수사 전 과정에 걸쳐 검사가 수사에 관여할 수 있었던 것.


하지만 올해부터 달라진 제도 하에서는 애초부터 검찰과 경찰이 각각 수사할 수 있는 범죄의 종류가 구분돼, 고소·고발장 접수 단계부터 범죄의 종류나 이득가액 등에 따라 사건을 접수받아 수사할 기관이 정해지는 셈이다.


즉 검찰이 직접 수사할 수 있는 6대 범죄와 경찰공무원의 범죄 외의 나머지 범죄의 경우 고소·고발인이 검찰청에 고소·고발장을 접수하려고 해도 접수 자체가 반려된다.


검찰에서는 해당 사건은 검찰의 수사 대상 범죄가 아니니 관할 경찰서에 접수하라고 안내하며 접수를 반려하게 되고, 안내에도 불구하고 그래도 검찰에서 고소·고발장을 접수해달라고 요구하거나 전자 접수를 통해 접수된 경찰의 수사 대상 범죄 사건은 경찰로 이송할 계획이다.


제출된 고소·고발장의 일부가 검사의 수사개시 대상 범죄가 아닌 경우에는 해당 부분만 경찰로 이송될 수도 있고, 고소·고발장 전체가 이송될 수도 있다.


현재 검찰이 수사지휘 중인 사건은 일괄적으로 경찰로 이송 처분됐다. 일부 사건의 경우 보완수사 요구 처분이 내려졌지만 결론적으로 현재 경찰이 수사 중인 사건은 전부 경찰로 넘어간 셈이다.


또 1월 중 출범할 것으로 예상되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수사 대상이 되는 고위공직자범죄를 검찰이 수사 중 인지한 경우 즉시 공수처에 통보해야 하며, 공수처장이 사건의 이첩을 요청할 경우 이에 응해야 한다.

경찰의 수사종결권·수사중지권… 반드시 이의신청해야
 ‘6대 범죄’ 외 고발장은 경찰에 접수해야… 새해 달라진 형사사법제도

올해부터 가장 눈에 띄게 달라진 것 중 하나가 경찰의 수사종결권이다.


즉 지금까지는 경찰이 수사하던 사건의 피의자에 대해 혐의가 없다고 판단하더라도 자체적으로 종결할 수 없었고, 검찰에 ‘혐의 없음’이나 ‘불기소 의견’으로 사건을 송치하면 검사가 사건 기록을 검토한 뒤 최종적으로 불기소 처분하거나 경찰에 재수사를 지시했다.


하지만 달라진 제도 하에서는 경찰이 수사한 결과 혐의가 인정된다고 판단한 경우에 한해 사건이 검찰로 송치되고, 검사가 기소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이때 검사는 기소 여부 결정을 위해 보완수사가 필요하다고 판단될 경우 사건 자체를 경찰에 반환해 경찰에게 보완수사를 요구하거나, 직접 수사를 계속하면서 필요한 사항에 대해서만 경찰에 보완을 요구할 수 있다.


반면 경찰이 수사한 결과 혐의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단될 경우, 경찰은 불송치 결정을 통해 자체적으로 사건을 종결할 수 있게 됐다.


이때 사건의 고소·고발인이 경찰의 불송치 결정에 대해 ‘이의신청’을 하면 사건이 검사에게 송치돼 검사가 이를 다시 검토한 뒤 보완수사 등을 거쳐 기소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이밖에도 경찰이 불송치 결정을 할 때는 ‘검사와 사법경찰관의 상호협력과 일반적 수사준칙에 관한 규정’ 제62조(사법경찰관의 사건불송치) 1항에 따라 불송치의 이유를 적은 불송치 결정서와 함께 압수물 총목록, 기록목록 등 관계 서류와 증거물을 검사에게 송부해야 한다.


검사는 경찰이 불송치 결정을 한 이후 90일 동안 불송치 기록을 검토한 뒤 불송치 결정이 위법 또는 부당한 때에는 경찰에 재수사를 요청할 수 있다. 다만 재수사 요청은 딱 1번밖에 할 수 없다.


또 경찰은 수사하다가 피의자나 참고인의 소재를 알 수 없는 경우에 수사중지 결정도 할 수 있다. 경찰의 수사중지 결정에 대해서는 통지를 받은 고소인이나 고발인, 피해자 등이 해당 경찰이 소속된 바로 위 상급경찰관서의 장에게 이의를 제기할 수 있다.


또 검사는 경찰의 수사중지 결정 이후 30일 동안 수사중지 기록을 검토해 수사중지 결정이 법령위반, 인권침해 또는 수사권 남용 등에 해당되는지를 검토한 뒤 필요한 경우 경찰에 그에 대한 시정조치를 요구할 수 있다. 고소·고발인, 피해자는 경찰의 수사중지 결정이 법령위반, 인권침해 또는 현저한 수사권 남용에 해당한다고 보는 경우 검사에게 신고할 수 있다.


변호사 A씨는 “예전 같으면 고소·고발인이 가만 계셔도 경찰이 무혐의로 결론을 내려도 사건이 검찰로 가서 검사가 최종 판단을 했는데 이제는 이의신청을 하지 않으면 사건이 검찰로 송치가 안 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제도 정착까지 혼란 불가피할 듯… 이용구 차관 사례 우려돼

이처럼 바뀐 제도 하에서 검찰의 수사 대상과 경찰의 수사 대상이 범죄의 종류와 이득가액 등에 따라 복잡하게 세분화된 만큼 일반 시민들이 정확하게 수사기관을 파악해 고소·고발장을 접수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제도가 정착되기까지 다소간의 혼란은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한편 ‘검찰개혁’을 위한 조치의 일환으로 검찰의 수사권을 대폭 축소하고 경찰의 수사권을 확대한 법령 개정이 수사를 받는 피의자나 고소한 피고인에게 반드시 유리한 제도 개선인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도 존재한다.


이와 관련 경찰은 “경찰은 범죄 혐의가 있을 때만 검찰에 사건을 송치하고 혐의가 인정되지 않는 사건은 1차 종결할 수 있게 됐다”며 “그동안 검찰에서 사건종결을 위해 의례적으로 실시해오던 이중조사가 크게 줄어드는 등 국민 불편이 경감될 것으로 기대된다”는 게 공식입장이다.


과거 검찰이 수사지휘를 내리 사건의 피의자나 참고인 등이 경찰에서 한 차례 조사를 받은 뒤 사건이 검찰로 송치되면 다시 검찰에서 조사를 받아야 했던 폐해가 없어질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하지만 이에 대해서는 부작용을 우려하는 시각도 적지 않다.


지금까지는 사건의 종결에 어떤 식으로든 준사법기관인 검사가 관여했던 반면, 이제는 검사의 관여 없이 경찰이 자체적으로 사건을 종결할 수 있게 된 만큼 최근 이용구 법무부 차관의 ‘택시기사 음주 폭행’ 사례처럼 사건이 덮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찰은 술에 취한 상태에서 운행 중이거나 정차 중인 택시의 기사를 폭행한 이 차관을 개정된 특가법을 적용해 입건했어야 함에도 형법상 폭행죄 사안으로 분류한 뒤 피해자의 ‘처벌불원서’가 접수됐다는 이유로 입건조차 하지 않고 내사종결 처분했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며 ‘봐주기 수사’ 논란이 일자 시민단체는 이 차관과 사건을 수사한 경찰 수사팀, 위법한 수사지시를 내린 성명불상의 경찰간부를 검찰에 고발했고, 현재 서울중앙지검 형사5부(부장검사 이동언)에서 직접 수사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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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 A씨는 “문제는 이용구 차관 사건처럼 입건 자체가 안 된 사건”이라며 “일단 경찰이 입건을 하면 사건이 검찰로 송치되거나, 경찰이 불송치 결정을 했을 때 사건 기록이라도 검찰로 가면 검찰이 한 번 볼 수 있는 기회가 생기는데 경찰이 입건 자체를 안 해버린 사건은 경찰의 종결 처분이 적절했는지를 통제할 방법이 없다”고 우려를 표했다.




최석진 기자 csj040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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