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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가 나서 죽였다" 동물 향한 분풀이 범죄, 언제 멈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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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 학대 10년간 13배 늘어…처벌은 미미
전문가 "동물 학대, 심각한 범죄라는 인식 있어야"

"화가 나서 죽였다" 동물 향한 분풀이 범죄, 언제 멈추나 동물보호소의 유기견. 사진은 기사 중 특정 표현과 무관.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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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허미담 기자] "고양이가 쓰레기통을 뒤져서 화가 났습니다.", "죽일 의도는 없었는데…."


최근 말 못 하는 동물들을 잔혹하게 살해하는 사건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일부 가해자들은 동물을 그저 분풀이 대상으로 삼고 마구 때리고 내던지는 등의 학대 행위를 해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다.


앞서도 60대 남성이 '새똥을 맞아 화가 난다'는 이유로 100여 마리의 새를 죽이는가 하면, 여자친구의 이별 통보에 격분한 20대 남성이 애인의 반려견을 벽돌로 내려치는 등의 학대를 해 시민들의 공분을 산 바 있다. 전문가는 동물 학대 처벌이 솜방망이 수준에 불과하다며 관련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동물 학대 사건은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이은주 정의당 의원실이 지난 7일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동물보호법 위반 사건은 1147%까지 증가했다. ▲2010년 69건 ▲2011년 98건으로 그쳤던 동물보호법 위반 사건이 ▲지난해에는 914건으로 폭증했다. 즉, 10년 동안 동물 관련 범죄가 13배 이상 증가한 것이다.


특히, 자신의 반려동물임에도 불구하고 화가 난다는 이유만으로 때리고 집어 던지는 등의 학대 행위를 일삼는 이들이 적지 않다.


지난 7월 경남 양산에서는 아파트 9층에서 자신이 기르던 몰티즈 강아지 2마리를 던진 4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그는 경찰 조사에서 "강아지들이 정해진 곳에서 배설하지 않아 화가 나서 던졌다"고 진술했다. 강아지들은 나무에 부딪힌 뒤 화단으로 떨어져 죽지는 않았지만, 심하게 다친 것으로 알려졌다.


동물을 향한 화풀이 범죄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지난 5월 충북 청주에서도 70대 남성이 살아 있는 새끼 고양이 3마리를 종량제 봉투에 넣어 길가에 버린 사건이 발생했다. 그는 경찰에 "고양이가 집에 들어와 쓰레기통을 뒤져서 화가 났다"면서 "고양이를 죽일 의도는 없었다"고 했다.


"화가 나서 죽였다" 동물 향한 분풀이 범죄, 언제 멈추나 사진은 기사 중 특정 표현과 무관.


동물 학대는 이어지고 있으나, 관련 처벌은 여전히 미미하다. 현행법상 동물학대는 최고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한다. 그러나 지난 10년간 동물보호법 위반으로 검찰에 송치된 3360명 중 구속된 인원은 단 4명에 불과했다. 지난해의 경우, 송치 인원은 973명이었지만 구속자는 단 한 명도 없었다.


2018년에도 1000마리에 달하는 길고양이를 죽인 7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지만, 현장에서 고양이 사체를 발견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처벌을 받지 못한 사례가 있었다. 이 남성은 의도적으로 닭고기와 생선 등에 쥐약을 묻혀 길고양이를 죽였다.


당시 경찰은 남성이 잘못을 시인하고 쥐약을 묻은 음식을 꺼내놓는 것까지 확인했지만, 고양이 사체를 현장에서 발견하지 못해 동물보호법상 학대 혐의로 처벌할 수 없다고 밝혔다.


상황이 이렇자 동물 관련 사건을 전문적으로 수사하는 '동물전담경찰관'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지난 7월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동물 학대 수사 전담팀을 꾸려주시고 개농장, 펫샵 철폐해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이 올라왔다.


청원인은 "동물 학대 기사를 많이 접하고 있다"면서 "반려견 간식에 바늘을 넣어 길바닥에 뿌리고 다니는 '간식 테러'사건, 부산광역시에서 만삭의 길고양이를 가스 토치 등의 화기로 지지고 학대해 사망에 이르게 한 사건, 서울 마포구에서 길고양이를 상대로 한 토막 살해 등 학대의 종류도 다양해지고 범위도 넓어지고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미국과 영국, 독일에는 동물 전담 조사관이 있어 교육 과정을 거쳐 조사관을 양성해 학대 관련 사건 현장에 투입돼 사건을 조사한다"면서 "이처럼 우리나라도 동물 학대전담팀을 꾸려 주셨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해당 청원은 2084명의 동의를 얻은 채 마감됐다.


동물전담경찰팀은 미국, 독일 등 다른 나라에서는 활발하게 시행되고 있는 제도다. 특히, 영국 왕립동물학대방지협회(RSPCA)에서는 1년간의 교육 과정을 거쳐 조사관을 양성해 사건 현장에 투입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경기도가 유일하게 2018년 11월 민생사법경찰단 내에 동물 학대 전담팀을 꾸리고 동물 관련 범죄를 단속하고 있다.


전문가는 동물 학대가 심각한 사회적 범죄라는 인식이 확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원복 한국동물보호연합 대표는 "노인, 아동 등 사회적 약자에 대한 이해와 배려는 점점 커지고 있지만, 유독 동물에 대한 인식은 많이 낙후돼있다"면서 "동물 학대도 중대한 사회적 범죄라는 인식이 먼저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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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영국의 RSPCA는 수백 명의 동물전담수사관이 동물 학대나 유기 등을 철저하게 전담해서 수사한다. 우리나라도 이런 것처럼 동물전담수사관이 필요하다"면서 "또 우리나라는 동물 학대에 대한 처벌은 솜방망이 수준이다. 법을 세분화하고 체계화해야 하는 것은 물론, 동물 학대에 대한 처벌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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