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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철영의 청경우독] 맹목적 성장이 만든 우버의 비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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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짓을 해서라도 이기겠다" 창업자 캘러닉
공격적인 사업으로 폭풍성장 이뤄냈지만…잇따른 스캔들로 주저앉아

[임철영의 청경우독] 맹목적 성장이 만든 우버의 비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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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임철영 기자] 세계 70개국으로 뻗어나가 보유 고객만 1억명에 이르는 가치 130조원의 스타트업 기업. 공유경제와 '긱 이코노미(Gig Economy)'를 상징하는 대표 기업.


2008년 창업 이후 우버가 쌓아온 타이틀이다. 눈부신 성장 스토리를 빼고 말하기 어려울 정도로 우버의 위상은 타의 추종도 불허한다.


우버는 '세상의 모든 것을 옮기겠다'라는 목표 아래 달렸다. 창업자 트래비스 캘러닉은 2013년 10억달러이던 매출을 2년 만인 2015년 100억달러로 끌어올렸다. 그는 이른바 '슈퍼펌프드(super pumped)'된 인재상과 '무슨 짓을 해서라도 이기겠다'라는 열정으로 14가지 핵심 원칙을 제시했다. 슈퍼펌프드는 캘러닉이 만든 용어로 '최고의 열정과 에너지로 가득한 상태'를 의미한다.

캘러닉은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의 리더십 원칙을 벤치마킹했다. 핵심 원칙은 ▲끊임없이 들이대기 ▲주인이 되기 ▲과감하게 투자하기 ▲새로운 도시로 확장하기 ▲고객에게 집착하기 ▲거꾸로 생각하기 ▲실무자가 일하게 하기 ▲마술을 보여주기 ▲능력 중심 시스템 ▲낙관적인 리더십 ▲소신 있는 반대 ▲슈퍼펌프드 ▲챔피언 마인드 ▲자기 자신이 되기 등으로 처음부터 끝까지 공격적이고 경쟁적인 내용이다. 당시 미국 언론은 우버를 '급성장하는' '전투적인' '강력하고 거대한' 기업으로 묘사했다.


우버는 창업자의 핵심 원칙에 충실한 기업 문화를 만들었다. 아마존, 페이스북, 애플, 테슬라, 구글 같은 기업의 엔지니어들이 우버로 몰려들었다. 적어도 2016년까지 우버는 억만장자를 꿈꾸는 '테크 브로(tech bro)'들 사이에서 새로운 기회의 땅이던 것이다. 캘러닉은 테크 브로들의 열정으로 'X의 X제곱', 다시 말해 무한성장을 천명하기에 이르렀다.


2017년 6월 공유경제, 긱 이노코미 바람으로 끝없이 성공신화를 이어갈 것 같던 40세의 캘러닉이 돌연 최고경영자(CEO) 자리에서 물러났다. 이 극적인 사건은 자신만만하던 그를 둘러싼 추문과 스캔들에서 비롯됐다.


엄청난 성장의 백지수표로 여겨지던 캘러닉의 핵심 가치는 역설적이게도 2년 만에 우버를 무절제와 편법의 기업, 비윤리적인 기업으로 전락시켰다. 한 창업자의 성공신화가 맹목적 성장과 공감 없는 내부 경쟁이 만들어낸 비극으로 바뀐 것이다.


[임철영의 청경우독] 맹목적 성장이 만든 우버의 비극 <슈퍼펌프드/마이크 아이작 지음/인플루엔셜/2만2000원>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의 IT 전문 기자 마이크 아이작이 쓴 '슈퍼펌프드'는 세계가 주목한 우버라는 기업의 성공 스토리보다 창업자 캘러닉의 각종 추문과 스캔들로 비롯된 위기에 주목한 책이다. 저자는 수년 동안 입수해온 비공개 문서, 전ㆍ현직 임직원 200명과 인터뷰한 내용으로 우버ㆍ캘러닉이 겪은 최악의 12개월을 담았다.


우버의 위기와 캘러닉의 아슬아슬한 행보는 20장 '밝혀지는 민낯'에서부터 이어진다. 캘러닉은 중국 업체 디디와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도 중국시장 진출에 실패했다. 그는 만회해보겠다는 일념으로 공들이던 민주당 진영에서 벗어나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 대통령 당선자가 꾸린 정책위원회에 발을 들였다. 회사 내부에서 강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지만 무시했다.


그 직후 가입자 수십만 명을 한꺼번에 잃는 사건이 터졌다. 2017년 1월 트럼프의 외국인 혐오와 국수주의에 저항한 택시노조의 파업을 의도적으로 방해했다는 의혹이 확산한 것이다. 당시 사건으로 '딜리트 우버(#deleteUber)' 해시태그 운동이 일었다. 운동에 참여한 사용자만 100만명이었다. 캘러닉과 우버가 입은 타격은 컸다.


우버를 둘러싼 추문은 계속됐다. 부푼 꿈을 안고 우버에서 일해온 직원 수전 파울러가 같은 해 2월 상사의 성희롱과 우버의 남성 중심 엘리트 카르텔에 대해 폭로했다. 이어 우버의 엔지니어가 구글 무인자동차 핵심 기술 유출 혐의로 소송에 휘말렸다.


같은 해 3월에는 정부의 감시를 피하기 위한 불법 프로그램 '그레이볼'의 존재가 알려졌다. 게다가 캘러닉이 한국에서 여성 접대부가 있는 가라오케를 방문한 사실까지 대서특필되면서 우버의 이미지는 추락에 추락을 거듭했다. 저자는 일련의 추문과 스캔들이 성장을 위해서라면 물불 가리지 않는 기업 문화가 야기한 결과라고 봤다.


캘러닉이 스스로 물러나기까지 내부 통제 시스템은 제대로 작동되지 않았다. 성장에만 몰입한 결과 준법 감시 부서와 인사팀의 권한ㆍ역량이 최소화했다. 인도에서 벌어진 성폭행, 멕시코 내 마약 운송, 동남아시아 관리자들의 마약ㆍ성추행, 중국에서 터진 개인정보 유출 문제 등이 얼렁뚱땅 봉합되기 일쑤였다.


저자는 캘러닉이 이끈 우버의 10년을 이렇게 평가했다. "무슨 짓을 해서라도 싸워 이기기를 원하는 캘러닉의 강한 개성이 우버의 기업 문화로 공고하게 자리를 잡았다. 우버는 캘러닉의 무모한 행동으로 수백억 달러에 이르는 시장 가치를 잃었고 오랫동안 이어진 간교한 비즈니스 전략 때문에 총 여섯 건의 연방 수사를 받았다. 우버의 투자자와 직원은 기업의 미래를 걱정해야 했다. 캘러닉의 리더십은 조직에 오히려 독이 되고 말았다."


새로운 CEO 다라 코즈로샤히가 우버를 이끌게 됐다. 그사이 우버가 주식시장에 상장됐으나 가치(주당 37달러)는 크게 낮아졌다. 새 CEO는 창업자의 오류를 지우기 위해 애쓰고 있다. 그러나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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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버의 10년은 스타트업 성지로 불리는 실리콘밸리 창업자들의 왜곡된 리더십, 공동체에 대한 이해ㆍ공감 능력이 결여된 기업 문화를 향한 경고다.


[임철영의 청경우독] 맹목적 성장이 만든 우버의 비극 (사진=AP연합뉴스)



임철영 기자 cylim@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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