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족 측 "방송에서 이미 수차례 밝힌 내용"
일부 극성 지지자들, 원색적 비난 쏟아내
"월북 동생 아들 조종 의심" 배후설 제기도
[아시아경제 임주형 기자] 북한군에 피격 사망한 해양수산부 소속 공무원 유족 측이 문재인 대통령의 편지를 받은 뒤 "실망감을 느꼈다"고 토로하자, 일부 '문빠'(문재인 대통령을 맹목적으로 지지하는 세력을 이르는 말) 성향 지지자들이 이들에 대한 거센 비판을 쏟아냈다. 일각에서는 '고인의 형이 동생 아들을 조종하는 게 아니냐'는 취지로 배후설이 제기되기도 했다.
사망한 공무원의 형인 이래진 씨는 13일 "오늘 오전 우체국 등기를 통해 문 대통령이 보낸 답장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 씨에 따르면 해당 편지는 A4 용지 한 장 남짓한 분량으로, 자필이 아닌 컴퓨터 타이핑으로 작성된 문서다.
이에 대해 이 씨는 "그동안 방송에서 수차례 밝힌 내용 외 추가 대책이나 발언은 없었다"며 "고등학생 아들이 절규하는 마음으로 쓴 편지에 대한 답장이라 생각하기 어렵다. 실망감과 허탈한 마음이 앞선다"라고 토로했다.
그러나 일부 극성 지지자들은 이같은 이 씨 발언에 대해 "당신이 뭔데 대통령의 자필 편지까지 원하나", "놀고 자빠졌다" 등 강한 비판을 쏟아냈다.
한 지지자는 페이스북 더불어민주당 당원 모임 페이지에 쓴 글에서 "대통령이 그리 한가한 직업으로 보입니까. 당신 일이 아니더라도 골머리 아픈 대통령"이라며 "꼬투리 잡으려고 학생한테 편지를 쓰라고 사주한 건 아니냐"라고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또 다른 지지자는 "자진 월북한 동생 빌미로 대통령을 비난하고 싶은 게 아니냐"며 "대통령이 시골 의장도 아니고 이런 일에 일일히 응대해야 하는가"라고 되물었다.
한편 이 씨는 14일 문 대통령으로부터 받은 편지 내용을 공개했다. 해당 편지에서 문 대통령은 "아버지에 대한 존경의 마음과 안타까움이 절절히 배어있어 읽는 내내 가슴이 저렸다"라며 "아버지 잃은 아들 심정을 깊이 이해한다"라고 위로를 전했다.
이어 "지금 해경과 군이 여러 상황을 조사하며 총력으로 아버지를 찾고 있다"며 "모든 과정을 투명하게 진행하고 진실을 밝혀낼 수 있도록 내가 직접 챙기겠다는 것을 약속드린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해경의 조사와 수색결과를 기다려주길 부탁한다"며 "강한 마음으로 어머니와 동생을 잘 챙겨주고 어려움을 견뎌내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해당 편지는 사망 공무원의 고등학생 아들인 A 군이 문 대통령에게 전달한 자필 편지에 대한 답장이다.
앞서 A 군은 지난 5일 공개한 편지에서 "아빠가 잔인하게 죽임을 당할 때 이 나라는 뭘 하고 있었나"라며 "한 가정 가장을 하루 아침에 이렇게 몰락시킬 수 있는 자격은 누구에게 있나"라고 성토한 바 있다.
윤성현 해양경찰청 수사정보국장이 지난달 29일 오전 인천시 연수구 해양경찰청에서 '소연평도 실종 공무원 북한 피격 사건' 수사에 대한 중간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A 군은 부친이 자진월북했다는 해양경찰청 중간조사결과에 대해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그는 부친에 대해 "수영을 전문적으로 배운 적이 없다"며 "39㎞를 그것도 조류를 거슬러 갔다는 것은 진정 말이 된다고 생각하시는지 묻고 싶다"고 했다.
당시 해당 편지가 공개되자 일부 친여 성향 온라인 커뮤니티·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서는 "월북자인 네 아버지는 명예가 없다", "아빠 명예 전에 도박빚부터 갚아라" 등 A 군을 조롱하는 글이 올라왔다.
또 A 군 편지가 이 씨에 의해 청와대로 전달된 점을 지적하며 "형이 돈에 눈이 멀어 조카를 조종한 게 아니냐", "정말로 아들이 쓴 게 맞나", "배후 세력이 있는 게 아니냐" 등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시민단체 '사법시험준비생모임'(사준모)은 지난 6일 이 씨와 A 군에 대해 허위 사실을 포함한 댓글을 작성해 명예를 훼손한 일부 누리꾼들에 대해 고발 조치했다고 밝혔다.
사준모는 이날 "일부 댓글들로 인해 피해자의 자필 편지의 진정성이 훼손돼 대중들에게 잘못된 인식을 심어줄 우려가 있다"며 "앞으로 대한민국에서 힘든 삶을 살아갈 피해자 가족 입장을 단 한 번이라도 생각해 본 적 있는지 묻고 싶다"고 지적했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