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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양동근 "결혼 후 가치관 달라져, 삶이 곧 예술이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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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양동근 "결혼 후 가치관 달라져, 삶이 곧 예술이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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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이슬 기자] 배우 양동근이 데뷔 34년 차에 걸어온 길을 돌아봤다. 아빠가 되고 전혀 다른 세상이 펼쳐졌다며 연기관에 큰 변화를 겪고 있다고 털어놨다.


양동근은 2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영화 ‘죽지않는 인간들의 밤’(감독 신정원) 개봉을 앞두고 진행된 인터뷰에서 작품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죽지않는 인간들의 밤'은 죽지않는 언브레이커블을 죽이기 위한 이야기를 그린 코믹 스릴러 영화다. ‘시실리 2km’, ‘차우’, ‘점쟁이들’로 독보적인 스타일을 드러낸 신정원 감독이 8년 만에 선보이는 신작이다. 신 감독은 장항준이 쓴 원작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영화를 완성했다.


이날 양동근은 “외계인 소재가 참신하고 희소성이 느껴져 좋았다”며 “신정원 감독님이 곧 장르가 아닌가. 장르적 느낌이 매력적이었다”고 출연 배경을 전했다. 그러면서 “독특한 장르 시나리오를 처음 받아봤는데 새로웠다”고 덧붙였다.


“대중이 할리우드 영화에 익숙해져 있지 않나. 또 영화는 곧 '감독 예술'이다. 이걸 내가 할 수 있느냐 없느냐보다는 감독님이 그리는 장르 색이 확실한 작품이라고 봤고, 그 미장센에 들어가고 싶었다”라며 “작품에 접근하는 자세도 달라졌다. 미지의 세계를 탐험하는 마음으로 임했다.”


양동근은 ‘죽지않는 인간들의 밤’이 또 한 번의 터닝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했다. 데뷔 34년 만에 새로운 연기법을 시도했다며 열정을 불태웠다. 그는 “최근 연기 철학, 가치관을 완전히 바꿨다. 여러 영화와 배우를 보며 임하는 자세가 바뀌었다. 현장 생활을 한지 오래됐는데 하던 대로 하는 건 재미가 없지 않나. 계속해서 현장에 애정을 가지고 임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고민했는데, 즐겨야겠다는 답이 나왔다. 전투적으로 임했지만 즐기지는 못했던 게 사실이었다. 현장을 다른 배우처럼 즐겨보자 마음먹고 임했다”고 떠올렸다.


[인터뷰]양동근 "결혼 후 가치관 달라져, 삶이 곧 예술이더라"


“솔직히 전에는 현장에서 감독님과 소통하는 방법을 몰랐다. 평생 독불장군처럼 혼자 살아왔다. 가족이 생기며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방법을 조금씩 알아갔다. 와이프한테 혼도 났다. 절대 나가지 않겠다던 예능에도 출연하고 관계를 만들어가며 배운 거다. 그렇게 못하는 사람이라 엄두를 안 냈는데 그렇게 하면 살아갈 수가 없겠더라. 10년 동안 부닥치고 깎이며 현장에서 마음껏 놀아보자고 마음먹었다.”


양동근은 영화를 통해 유연함도 배웠다고 털어놨다. “예전에는 자연스럽게 연기하는 게 유연한 거라고 생각했는데, 감독이 디렉션에 유연하게 받아들이는 게 진짜 유연함이라는 걸 깨달았다. 정말 헛다리 짚고 있던 거다. 예전에는 이해가 안 되거나 받아들이지 못했을 때는 이유를 묻곤 했는데 이번 현장에서는 디렉션을 받으면 바로 다 했다. 그래서 걷어낸 편집본도 많다. 연기 인생 30년 처음으로 유연함을 맛보고 발견했다. 이제는 작품을 더 가벼운 마음으로 편하게 대하게 됐다.”


‘시실리 2km’, ‘점쟁이들’을 연출한 신정원 감독과의 작업에 대해서는 “감독님이 내성적이고 생각이 많은 스타일이신데 제가 그랬기에 이해가 됐다. 저 아티스트가 머릿속에 어떤 그림을 그리는지, 분명 있을 텐데. 내가 굳이 전체를 알 필요는 없지 않나 내가 해야 할 것, 주어진 것을 묵묵히 하면 감독님이 그리는 그림이 되겠지 믿음을 가지고 했다. 그랬더니 전혀 예상할 수 없는 결과가 나왔다”고 만족감을 내비쳤다.


‘죽지않는 인간들의 밤’에서 양동근은 기존에 익숙한 연기에서 벗어나서 새로운 연기법으로 작품을 지어갔다. 본인이 주도해온 느긋한 연기 호흡을 작품 전개에 맞게 타이트하게 가져간 것. 그는 “순수하게 내 연기만 생각할 때는 지났다”고 말을 꺼냈다.


“영화 러닝타임을 고려해 연기해야 한다. 언브레이커블을 설명하는 부분도 많고 대사가 꽤 많은데 제 스타일대로 했으면 리듬감이 붙지 않아 재미가 없었을 거다. 러닝타임을 계산해 연기한 작품은 없었는데 첫 시도였다. 완전히 달려야겠다는 계산을 하고 연기한 건 처음이다. 적중한 게 아닌가. 신선했다.”


양동근은 1987년 KBS 드라마 '탑리'로 데뷔해 33년째 배우로 걸어가고 있다. 그는 “재미없었던 적도 많았다. 그만두고 싶을 때도 있었다”고 털어놨다.


이어 “데뷔하고 20대 초반에 몇 작품 연기가 재미있다고 느낀 후에는 거의 재미가 없었다. 울며 겨자 먹기로 작품을 해왔다. 했던 걸 또 하나 싶고, 언제까지 연기할 수 있을까 싶었다. 앞으로 계속 연기하려면 뭔가 바꿔야 했다. 예전에 재미있게 해온, 즐기던 배우들이 떠올랐다. 그들은 어떻게 현장이 즐거웠을까 싶었다. 30대에 접어들었을 때 ‘나 나이 드네’, ‘나도 삼촌, 아빠 역할 들어오겠네’ 싶었다. 그럼 결혼도 하게 될 거고. 그렇다면 지향하고 고수하던 대로만 연기할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털어놨다.


[인터뷰]양동근 "결혼 후 가치관 달라져, 삶이 곧 예술이더라"


양동근은 비연예인 박가람 씨와 2013년 결혼해 슬하에 아이 셋을 두고 있다. 그는 “만약 결혼하지 않았다면 겨울 골목 어딘가에 쌓인 쓰레기 더미에서 발견되지 않았을까”라며 결혼 후 달라진 변화에 대해 말했다.


“삶의 패턴이 바뀌면 자연스럽게 가치관도 바뀌더라. 중요하다고 생각해온 인생, 연기의 가치가 변하면서 나도 변했다. 그게 참 재미있더라. 아빠 양동근 전과 후로 바뀐 거 같다. 예전에는 나만의 프레임이 있었다. 히피, 집시 같았다. 예술가로서 다른 무언가를 가지고 있어야 할 거 같았다. 폐쇄적으로 살았다. 연기에 음악까지 했는데 일상이 없었다. 내 예술 세상에는 일상이 없었던 거다. 결혼 후 치열한 육아 현실 속에 놓이니 꽝 하고 맞았다. 예술이랍시고 깝죽거렸구나. 현실이 예술이었다. 남다른 걸 추구하는 게 예술이 아니라 우리가 살아가는 삶 자체가 예술이다.”


2000년대 초반, 양동근은 신비주의를 고수해온 배우였다. 그는 어느 날부터 관찰, 육아, 여행 등 다양한 예능프로그램에 얼굴을 비추며 새로운 모습을 드러냈다. 이는 모두 아내와 가족이 있기에 가능한 것이었다며 의미를 되새겼다. 그러면서 그는 결혼 후 비로소 '나'를 발견했다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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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인으로 살다 보면 타인이 제시하는 프레임에 갇혀 버린다. 그게 내 삶인지 아닌지 모호해지더라. 흔히 연예인 병이라고 하지 않나. 열심히 하려다 보니 타인의 이야기를 들어야 하고 목표를 설정하고 달리다 보면 ‘나는 어디에 있지?’, ‘내가 왜 이렇게 힘들고 아프지?’ 싶어진다. 그게 나를 병들게 한다. 프레임에서 벗어나야 한다. 주체적 삶을 사는 길은 내 평생 숙제다.”




이이슬 기자 ssmoly6@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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