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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 산책] RM을 사로잡은 도예가 권대섭, 이번엔 사발 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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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 산책] RM을 사로잡은 도예가 권대섭, 이번엔 사발 전시 박여숙화랑에 전시된 권대섭 도예가의 사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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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권대섭(68) 도예가는 지난해 10~11월 서울 용산구 박여숙화랑에서 달항아리를 전시했다. 전시 기간 중 방탄소년단(BTS)의 리더 RM이 화랑을 찾았다. RM은 달항아리 한 점을 구매하고 경기도 광주에 있는 권대섭 도예가의 집도 방문했다. RM은 당시 구매한 달항아리를 품에 안고 찍은 사진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리기도 했다.


23일 박여숙화랑에서 만난 권대섭 도예가는 "대화해보니 RM이 미술에 관심이 많고 공부도 많이 하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권대섭 도예가가 이번에는 사발을 전시한다. 박여숙화랑에서 다음달 22일까지 그가 오랜 세월 정성을 쏟아 빚은 사발 약 100점을 선보인다.


권대섭 도예가의 원래 전공은 회화다. 그는 홍익대학교 미대에서 서양화를 전공했다. 인사동에서 조선 백자 달항아리의 아름다움에 마음을 뺏겨 도예가의 길로 들어섰다. 1970년대 후반부터 40년 넘게 달항아리와 사발을 만들고 있다.


그의 달항아리는 2018년 영국 런던 크리스티 경매에서 5만2500파운드(약 7700만원)에 낙찰되기도 했다. 당시 수수료까지 포함한 금액은 1억원에 육박했다.


이번에 선보이는 사발의 가격대는 100만~300만원이다. 하지만 권대섭 도예가는 달항아리보다 사발 만드는 게 더 어렵다고 했다. "사발은 그림을 그릴 때 일필휘지하는 것처럼 한 번에 만들어야 한다. 수정이 불가능하다. 사발 만드는 것을 보면 작가의 실력을 알 수 있다."

[갤러리 산책] RM을 사로잡은 도예가 권대섭, 이번엔 사발 전시 권대섭 도예가

권대섭 도예가는 일본에서 사발을 귀히 여기는 것과 달리 우리나라에서는 사발이 외면받고 있다며 안타까워 했다. 그는 "젊은 도예가들이 찻잔에만 관심 있다"고 꼬집었다.


일본인들은 다도(茶道)를 즐긴다. 우리네 사발을 다완(茶碗)이라 하며 귀히 여긴다. 권대섭 도예가는 "평생 좋은 사발 하나를 갖는 게 꿈이라고 말하는 사람이 일본에 많다"고 전했다.


일본의 사발은 조선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일본은 임진왜란 당시 조선 도공들을 납치하고 조선 백자, 사발, 대접도 노획해 갔다.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차 스승 센노 리큐는 소박하고 자연스러운 아름다움을 간직한 조선 사발에 매료됐던 인물이다. 그는 일본의 독특한 차 문화인 와비차(侘び茶)를 완성하기도 했다. 임진왜란은 '도자기 전쟁'으로 불리기도 한다.



권대섭 도예가는 우리 선조가 일상에서 막 사용하던 사발이 일본으로 건너가 귀하게 대접받고 있다며 오늘날 우리 일상에서 사발을 많이 사용해 고유의 문화까지 되살려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사발을 일상에서 많이 사용해야 한다"며 "그러다 보면 사발이 왜 좋은지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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