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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대규의 7전8기]과세관청의 유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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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대규의 7전8기]과세관청의 유연성 전대규 서울회생법원 부장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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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생절차를 진행하다 보면 많은 어려움이 있다. 무엇보다 부족한 운영자금이 문제다. 회생절차를 진행하려면 최소 6개월 정도의 운영자금을 보유하고 있어야 하는데, 가지고 있는 자금을 거의 소진한 상태에서 회생절차를 신청하기 때문이다. 회생절차가 시작되면 거래처에서 현금거래를 원하는데, 운영자금이 없으면 자재 등을 구입할 수 없어 사업 유지가 쉽지 않다. 제로금리 시대로 접어들었고 사모펀드를 중심으로 한 자본시장이 발달해 시중에 유동자금이 넘쳐나고 있지만, 회생기업이 돈을 빌리는 것은 여의치 않다. 또한 알게 모르게 회생기업을 어렵게 하는 곳은 과세관청이다.


조세는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의 재정 수요에 충당하기 위한 공익적 목적으로 징수하는 것이므로 다른 채권에 비해 우월적 지위를 인정하고 있다. 절차적으로는 납세의무자가 세금을 납부하지 아니한 경우 자력집행권이 인정돼 곧바로 압류할 수 있다. 실체적으로는 강제환가절차에서 다른 채권에 앞서 우선적으로 징수하는 권한도 있다. 이러한 조세의 특성으로 인해 회생절차에서도 다른 채권에 비해 여러 가지 특칙을 인정하고 있다. 그럼으로써 사실상 조세채권의 우월적 지위가 보장되고 있다.


회생절차에서 조세채권은 원칙적으로 일반의 우선권 있는 회생채권이어서 채권신고를 해야 하고 감면도 가능하다. 하지만 다른 회생채권과 달리 회생계획에서 3년 이하의 기간 동안 징수를 유예하거나 체납처분에 의한 재산의 환가를 유예하는 내용을 정한 때에는 징수의 권한을 가진 자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 또한 3년을 초과하는 기간 동안 징수를 유예하거나 체납처분에 의한 재산의 환가를 유예하는 내용을 정하거나 조세채무의 승계, 조세의 감면 또는 그 밖에 권리에 영향을 미치는 내용을 정하는 때에는 징수의 권한을 가진 자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


간단히 말하면 납부해야 할 세금을 3년 넘게 분할 납부하거나 1원이라도 감액하려면 과세관청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실무에서는 일반적으로 3년 이내에 세금을 전액 납부하는 형태로 회생계획을 작성한다. 하지만 회생절차에 들어온 대부분의 기업들은 상당한 정도의 세금을 체납하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조세채권을 3년 이내에 전액 변제하는 것으로 회생계획을 작성하다 보니 운영자금의 부족은 물론, 다른 회생채권자들에게는 거의 변제할 수 없어 채권자들의 동의를 얻기가 어렵다. 이로 인해 회생절차폐지에 이를 수밖에 없다. 감액은 고사하고 3년을 넘어 납부하는 것으로 회생계획을 작성하면 과세관청은 거의 동의하지 않는다. 2020년 이전까지 파산부장으로 근무하는 동안 2번 정도 과세관청의 동의를 받은 것으로 기억된다.


회생절차는 채권자들의 희생을 전제로 기업의 재기를 꾀하는 것이다. 다른 많은 채권자들은 채무자의 회생으로 인한 손실을 분담하는데, 아무리 조세채권의 공익성을 고려하더라도 전혀 손실을 분담하지 않는 것은 문제다. 감액은 그렇다고 하더라도 3년이 넘는 분할납부는 어느 정도 동의해 주어야 하는 것이 아닐까. 회생절차가 폐지되고 기업이 파산에 이르면 장기적으로 중요한 세원이 없어져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에도 손해다.


하지만 상황이 조금씩 변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라나19)으로 기업들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정부가 정책적으로 기업 지원에 나서서인지 회생절차에도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그동안 꿈쩍도 하지 않던 과세관청의 태도가 부드러워진 것이다. 세금을 감액해주는 것에 동의하는 경우는 찾아보기 어렵지만, 분할 납부에는 상당한 유연성을 가진 것 같다. 최근 서울회생법원에서는 과세관청이 세금에 대해 4년에 걸친 분할 납부(2019간회합100054), 6년에 걸친 분할 납부(2019간회합100076)에 동의한 것은 물론 심지어 10년에 걸친 분할 납부(2020회합100018)에도 동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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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세관청의 이러한 전향적 자세 전환은 어려움에 처한 기업들이 회생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분할 납부를 연장해 줌으로써 그 기간 가산금이나 납부지연가산세를 부담하지 않아도 되고, 연장된 납부기간만큼 해당 자금을 생산 활동이나 근로자의 임금지급 등에 사용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과세관청의 이러한 기조가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일시적 현상이 아니기를 기원해본다.<전대규 서울회생법원 부장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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