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 '떼아뜨르 봄날' 20일까지 '엘렉트라' 공연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트로이 전쟁에서 이긴 그리스군의 총사령관 아가멤논의 말로는 비참했다.
아가멤논은 트로이 전쟁 출정 전 아르테미스 여신의 분노를 잠재우기 위해 딸 이피게네이아를 제물로 바쳤다. 아내 클리타임네스트라는 분노했다. 결국 아가멤논은 미케네 왕국으로 돌아온 뒤 클리타임네스트라가 마련한 만찬에서 살해된다. 비극은 계속 돼 클리타임네스트라는 아들 오레스테스와 딸 엘렉트라에 의해 살해된다.
그리스의 3대 비극 작가 아이스킬로스는 '제주를 바치는 여인들'에서 이 이야기를 다루며, 나머지 두 비극 작가 소포클레스와 에우리피데스는 모두 '엘렉트라'라는 제목의 작품을 남겼다.
극단 떼아뜨르 봄날은 소포클래스와 에우리피데스의 '엘렉트라'를 재해석해 오는 20일까지 서울 성북동 여행자극장에서 공연한다.
엘렉트라는 친자식을 희생시킨 남편을 죽인 어머니 클리타임네스트라와 그 어머니를 죽여 아버지 아가멤논에 대한 복수를 한 딸 엘렉트라의 갈등과 이들의 행동이 과연 옳은가를 고민하게 하는 작품이지만 데아뜨르 봄날은 옳고 그름이 아닌 인간의 욕망에 초점을 맞춘다. 욕망을 통해 인간의 밑바닥을 보여주는데 중심을 둔다. 극단 측은 "인물들의 '표면적 진술'이 아니라 인간 이면의 '자기애적 욕망'을 적나라하고 과격하게 파고드는 사이코-리얼리즘(PSYCHO-REALISM) 연극"이라고 설명했다.
극 속 인물들은 오로지 자신만의 목적을 이루기 위해 행동한다. 귀머거리처럼 다른 사람들의 의견은 들은 체도 않고 앞만 보고 살아간다. 이를 통해 자신의 욕망을 이루고자 하는 인간의 내면을 명백하게 보여준다. 엘렉트라는 어머니 클라타임네스트라와는 물론 감정의 골이 깊지 않은 동생 크리소테미스와의 대화에서도 모든 말을 자신의 입장에서 반박한다. 조금이라도 자신의 의견과 반하는 마음을 가진 자와 부딪히면 극 중 인물들의 욕망과 내면이 여과 없이 드러난다.
연극 '엘렉트라'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중장기 프로젝트의 예술적 목표인 '보컬 시어터(vocal theater)' 작업을 위한 단계로 고전을 재해석한 신개념 음악극이다. 이수인 연출은 앞서 '오이디푸스(2015)', '안티고네(2017)' 등 고전 비극을 새로운 시각으로 재해석해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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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 떼아뜨르 봄날은 이번 공연을 위해 연습 중 발열체크와 연습실 내부 소독 등 철저한 방역수칙을 지켰으며 객석과 무대 거리 확보, 배우와 관객의 동선분리 등 안전한 대면공연을 준비했다고 밝혔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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