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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륙또', '오륙남' 코로나 세대갈등 증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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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륙또', '오륙남' 코로나 세대갈등 증폭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인 연관 없음/ 강진형 기자ayms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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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동훈 기자] 지난달 27일 서울 지하철 2호선 당산역을 지나던 열차 안. 한 남성승객이 50대 남성에게 마스크 착용을 요구하자, 갑자기 폭행이 시작됐다. 50대 남성은 신고있던 슬리퍼를 벗어 남성 승객 2명의 뺨을 무차별적으로 때렸고, 분이 안풀렸는지 한 승객의 목까지 졸랐다. 현장에 있던 목격자가 찍은 이 영상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확산됐고, '또 오륙남'이는 댓글이 잇따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은 세대갈등의 증폭제가 됐다. 장년층을 중심으로 코로나19 집단감염이 잇따르고 있는데다 일부는 정부 방역에 비협조적인 모습을 보이면서 청년층이 기성세대를 조롱하는 등 갈등의 골이 깊어졌다. 지난 5월 이태원 클럽발 집단감염 당시 확진자가 집중된 젊은층에 대한 비난이 집중됐을 당시와는 대조적이다. 청년들에 대한 불만이 중장년층으로 옮아가는 모양새다.


6일 보건당국에 따르면 최근 수도권을 중심으로 50대 이상 확진자가 잇따르고 있다. 수도권 집단감염의 시초격인 사랑제일교회는 지난 1일 기준 1007명의 확진자 중 671명(62%)이 50대 이상이다. 전광훈 목사가 이끄는 이 교회는 코로나19 전국 확산의 단초가 된 815광화문 집회에 신도들이 대거 참석하면서 장년층은 감염병 확산의 책임론에 직면했다.


코로나19 생활방역의 기초인 마스크 착용 위반도 50대 이상에 집중됐다. 서울지방경찰청에 따르면 대중교통 마스크 의무화가 시행된 지난 5월13일부터 지난달 25일까지 마스크 미착용자 대중교통 탑승제한 마찰 사건은 141건이 접수돼 151명을 검거했다. 검거자 가운데 60대 이상이 39%(45명)로 가장 많았고, 그 뒤를 50대(38명)가 뒤를 이었다. 50대 이상 장년층이 절반(54%)을 넘었다.


청년 세대에선 이같은 장년층의 방역방해 행위에 대해 '56세까지 직장 다니면 도둑'이라는 의미로 쓰이던 '오륙도'라는 은어를 '50~60대가 또 방역을 방해했다'는 의미로 쓴다. 또 '50~60대 남성이 문제라는 의미인 '오륙남' 등의 은어를 만들어 이들 세대를 조롱하기도 했다.


'오륙또', '오륙남' 코로나 세대갈등 증폭 지난달 27일 오전 서울 지하철 2호선 당산역 인근을 지나는 열차에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50대 남성이 마스크 착용을 요구한 승객들을 향해 폭력을 행사하며 난동을 부리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지난 5월 이태원 클럽을 중심으로 발생한 집단감염 사례 때는 젊은 층에 대한 비난이 쇄도한 바 있다. 클럽 방문자 대부분은 활동성이 높고 이동반경도 넓은 젊은층이었고 이들이 치명률이 높은 중장년층에 코로나19를 전염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더군다나 당시 역학조사에 따르면, 이태원 확진자 중 무증상 비율은 30%에 달한다. 마스크를 쓰지 않고 음주가무를 즐겼다며 개인 위생에 대한 비판도 집중됐다.


전문가들은 사회 전반에 걸쳐 내재된 세대간 갈등이 코로나19를 계기로 표출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저성장 시대에 출생한 청년층은 달라진 세대 변화를 인식하지 못한 기성세대와 노인층에 대한 불만이 쌓인 세대인 만큼 감염병 확산의 책임을 극단적인 혐오로 표현하는 것이다.


실제 미국 청년세대도 최근 코로나19를 '부머 리무버((Boomer Remover)'라고 불렀다. 베이비 부머 세대를 칭하는 '부머'와 없앤다는 뜻을 지닌 '리무버'를 합친 말로, 60~70세 이상 노년층에게 치명적일 수 있는 코로나19를 두고 '꼰대를 없애는 질병'이라는 뜻으로 쓰인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지난 1일 기준 확진자가 가장 많은 연령대는 20대가 4388명(21.46%)로 가장 많다. 50대(3732명, 14.98%)와 60대(3064명,14.98%)가 뒤를 이었지만, 50대 이상 확진자는 44.69%로 절반에 못 미친다. 유홍식 중앙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는 "젊은층도 개인방역에 소홀히하는 경우가 많은데 최근의 방역 방해 행태만으로 특정 세대에 대한 편견을 고착화해선 안된다"고 말했다.




정동훈 기자 hoon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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