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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다이어리]'내 사정이 급해' 트럼프, 절친 아베 외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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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임 기간 내내 친목 과시했지만 결정적인 순간 외면
아베 사임 뉴스, 트럼프 대선 후보 수락연설 효과 희석했다고 판단
'아메리카 퍼스트' 앞에 정상 우정도 없어
'일본 장학생' 볼턴 "아베 사임, 일본과 미국에 엄청난 손실"

[아시아경제 뉴욕=백종민 특파원] 자신의 대통령 후보 수락 연설에 쏠릴 시선을 가로챈 탓일까. 대선을 앞두고 지지율이 뒤진 탓일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8일(현지시간) 자신이 당선된 직후 처음 찾아왔던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사임 소식에 대해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은 채 유세장으로 향했다.

[특파원 다이어리]'내 사정이 급해' 트럼프, 절친 아베 외면 2016년 11월 미국 대선 직후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도널드 트럼프 당선자의 뉴욕 자택을 방문해 악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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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하루전 대선후보 수락 연설 영상을 리트윗하고 좋은 평가가 있었다고 자평했다. 위스콘신주 커노샤에 주 방위군이 진입한 후 폭력시위가 없었던 점도 강조했다.


그런데 어딘가 어색한 부분이 있다. 아베 총리의 사임 발표에 대해서는 아무런 발언을 하지 않은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공식 일정중에도 아베 총리에 대해 발언하지 않았고 저녁 무렵 전용기 편으로 유세장인 뉴햄프셔로 향했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각별한 대접을 해온 아베 총리로서는 억울할 법도 하다.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는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즉각 아베 총리 사임에 아쉬움을 표한 것과도 대비된다.

아베, 차가운 시선 외면하고 4년 공들였는데 떠난다니 트럼프는 외면

아베 총리는 2016년 트럼프 대통령 당선 직후 뉴욕의 자택으로 직접 찾아올 정도로 임기 내내 트럼프 대통령에 공을 들여왔다. 주요 경제대국의 정상이 아직 취임도 안한 미국 대통령 당선자를 만나겠다고 미국으로 향하자 일본에서도 사대외교라는 말이 나왔을 정도였다. 아베 총리는 이런 시선을 일축하며 줄곧 트럼프 대통령을 감싸왔다.


두 정상은 미국과 일본을 오가며 수차례 골프를 쳤던 사이다. 두 사람이 만나던 중 해프닝도 많았다. 2017년 플로리다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회담을 하던 중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하자 긴급 기자회견을 하고 북한에 대한 공동대응에 나서기도 했다.


2017년 트럼프 대통령의 첫 방일 중에는 아베 총리가 그와 골프를 치던 중 발라당 넘어지며 엉덩방아를 찧는 장면이 공개되며 큰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아베 총리가 벙커에 빠진 공을 쳐내고 서둘러 트럼프 대통령을 따라가려다 벌어진 해프닝이었다.

[특파원 다이어리]'내 사정이 급해' 트럼프, 절친 아베 외면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골프를 치던 중 발랑 넘어지고 있다.(유튜브 캡처)


아베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농담조로 "어떤 체조선수보다 낫다”고 말했지만 개의치 않고 웃음을 잃지 않았다. 아베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방일기간 중 하루 삼시세끼를 같이하고 스모 경기를 관람하는 등 극진히 대접했다.


친구가 대장염으로 아파 직장을 그만둘 정도라면 일반인이라도 안부를 물을 만한 사안이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그 시기를 실기했다.


특히 결정적인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아베 총리를 외면한 전례도 있다. 대표적인 예가 환태평양 경제 동반자 협정(TPP)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베 총리가 공을 들여왔던 TPP 협상 탈퇴를 선언하며 결정적인 충격을 안겼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대선후보 수락연설에서도 TPP 탈퇴를 치적으로 거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설에서 자신은 아메리카퍼스트 앞에서는 어떤 것도 용납하지 않는다고 강조하고 동맹의 방위비 분담을 주장했다. 이는 한국과의 관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얼마 후 시작될 미일간 방위비 분담금 협상에 대한 선전포고나 다름 없는 발언이다.

트럼프의 앙숙 볼턴은 "미국과 일본에 엄청난 손실"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는 자신의 대선 출정식에 아베 총리가 사임을 발표한 게 미울 법도 하다. 아베 총리의 사임 소식은 트럼프 대통령 연설 종료 직후 전세계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차지했어야 할 스포트라이트가 아베 총리에게로 향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에게 와야 할 시선을 타인이 차지하는 것을 용납하지 않는 이다. 자신의 행사와 다른 행사가 겹치며 국민들의 시선이 분산될 경우 깜짝 이벤트를 통해 기어이 자신에게 이목을 끌어왔다. 하노이 2차 북미 정상회담 결렬이 그랬다.


아이러니 한 사실은 하노이 북미 회담을 결렬시키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던 이는 아베 총리의 사임을 안타깝게 여겼다는 점이다. 바로 얼마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을 지냈던 존 볼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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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턴 전 보좌관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아베 총리의 사임은 일본과 미국에 엄청난 손실이다. 그는 전세계 정상중에서도 일류이며 미국의 가장 확고한 동맹이었다"고 회고했다. 외교가에서 볼턴 전 보좌관은 '일본 장학생'으로 분류된다.




뉴욕=백종민 특파원 cinqange@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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