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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가구업계, 자의반 타의반 'E0' 정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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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가구업계, 자의반 타의반 'E0' 정착 [자료=한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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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종화 기자]국내 가구업계에 '이제로(E0)'가 정착되고 있다. 친환경이 가구업계 생존 키워드가 되면서 '자의반 타의반'으로 국내 인증 기준보다 높은 미국이나 유럽의 기준에 맞춰 업그레이드한 것이다.


'E0'는 가구의 환경인증 등급 중 하나다. 가구 업체들이 가구를 제작할 때 주로 사용하는 자재는 '중밀도섬유판(MDF)'이다. MDF는 톱밥을 본드에 절여 만든 판인데 휘발성유기화합물(VOCs)과 포름알데히드(HCHO) 등의 인체에 유해한 기체를 상당량 내뿜는데, 그 중 포름알데히드는 새집증후군의 주요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환경부가 가구의 환경인증 등급을 분류할 때는 HCHO의 방출량에 따라 SE0(슈퍼E0)-E0-E1-E2 등 4등급으로 구분한다. 유럽과 미국에서는 E0등급 이상만 실내용 가구에 허용하지만, 우리나라는 HCHO 방출량 1.5㎎/ℓ 이하인 E1등급 이상을 실내 가구용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


불과 10년 전만 하더라도 E1과 E2 자재가 수두룩했는데, 최근 몇 년 새 대부분의 업체가 E0 자재로 업그레이드했다. E0등급 자재는 E1등급보다 포름알데히드 방출량이 70% 가량 적지만, 가격은 10~15% 비싸다. 추가로 비용을 지불해가면서 국내 업체들이 환경등급을 올린 이유는 무엇일까.


2014년 글로벌 가구기업 이케아가 국내 시장에 진출하면서 시장의 판도가 바뀐다. 완성된 가구가 아닌 소비자가 직접 부품을 조립하는 DIY 제품으로, 젊은 소비자들을 사로 잡으면서 국내 시장을 잠식하게 된다. 그러자 국내 가구업체들은 "다른 나라보다 비싸게 팔고, 품질도 떨어진다"고 이케아를 공격했다.


그러나 이케아의 모든 가구는 가장 친환경적 제품인 SE0등급과 E0등급만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국내 가구업체들은 역풍을 맞았다. 마케팅 전략이나 브랜드 가치에서도 밀리는데 품질까지 떨어지면 생존 자체가 어렵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이케아 상륙 이전부터 잰걸음을 하던 업체들도 친환경 제품개발을 더 앞당겼고, 상대적으로 느긋하게 움직이던 업체들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퍼시스와 현대리바트는 전자였고, 한샘과 까사미아, 에넥스 등은 후자였다.

국내 가구업계, 자의반 타의반 'E0' 정착 [자료=한샘]

가장 먼저 움직인 곳은 퍼시스였다. 퍼시스는 2011년부터 모든 제품에 E0등급 자재를 사용하고 있다. 제품 제조 과정에서 사용하는 접착제와 수성 도료도 모두 친환경 제품이다. 이런 발 빠른 움직임으로 국내 업체 최초로 자체 생산한 전 품목이 세계적 친환경 인증인 '그린가드'를 획득했다.


현대리바트는 국내 업체 최초로 친환경 제품 검증과 내구성 실험 전문조직인 '환경기술센터'를 지난 1995년 설립했다. 현재까지 74종의 친환경 접착제·도료 등을 개발했고, 유해물질평가 실험 건수만 2만여 건이 넘으며, 베트남 등 12개국에서 수백명이 방문해 벤치마킹하기도 했다.


현대리바트는 이케아가 국내 상륙한 그 해부터 가구 제품에 E0등급을 적용했다.지금은 자체 보유한 측정장비로 유해물질 평가를 무료로 대행해주는 등 중소협력사의 친환경 기술력 향상도 돕고 있다.


후발주자였던 까사미아와 한샘도 뒤늦게 E0 대열에 합류한다. 까사미아는 2016년, 한샘은 2018년 7월부터 전 가구 제품의 자제는 E0등급을 사용하게 된다. 에넥스는 온라인 쇼핑몰에서는 아직 E0, E1등급 자재를 혼용하고 있다. 점차 E0등급 비중을 늘려가는 추세다.


그러나 일부 협력업체와 영세업체들은 여전히 E1등급이 주력이고, 몇몇 영세업체의 경우 아직도 E2 등급을 시장에 공급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주목할 부분은 브랜드 업체들의 경우 매출이 감소한 상황에서도 연구개발에 지속 투자하고 있다는 점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가구업체인 한샘·현대리바트·에넥스 3사의 지난해 연구개발비는 총 325억6000만 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전년 대비 2% 가량 늘어났다. 한샘은 지난해 무려 291억 원을 연구개발비로 투입했는데 이는 매출액(1조6984억 원) 대비 1.81%에 달한다.


현대리바트 매출 대비 0.26%, 에넥스는 0.1%를 연구개발에 투자했다. 업계는 친환경 등급측정, 환경검증 비용 등이 연구개발비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점을 감안하면 실제 이들 업체가 연구개발에 밝혀진 것보다 2배 이상일 것이라고 추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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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자의반, 타의반'으로 친환경에 투자했다면 이제는 100% 자의로 친환경에 투자한다는 의미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업체들도 친환경에 소홀했던 것은 아니었지만, 이케아의 상륙이 자극이 된 것은 사실"이라면서 "코로나19로 친환경이 다시 주목받고 있는데 이제는 국내 업체들도 품질에서 절대 밀리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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