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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준영의 도시순례]총선과 축소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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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준영의 도시순례]총선과 축소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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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감소 인한 지방도시의 축소
재생사업으로 극복하는 건 한계
축소지향적 도시전략으로 바꿔야
시민참여·공감대 형성 최우선

국회의원 선거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수많은 후보자는 대한민국 앞에 놓여 있는 많은 과제를 본인이, 또는 본인이 속한 정당이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하면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그러나 그러한 주장 가운데 대표적인 것은 지역 발전일 것이다.


인구 감소를 넘어 지방 자체가 소멸된다는 이야기는 더 이상 낯설게 들리지 않는다. 지방의 축소는 숫자를 넘어 누구라도 피부로 느낄 수 있을 정도로 구체화되고 있다. 빈집의 증가와 폐허가 된 상점들로 대표되는 지방의 몰락은 이제 익숙한 풍경이 됐다. 인구 감소는 지역별로 빠르게 진행된다. 2016년 국토연구원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태백, 공주, 정읍, 남원, 김제, 영주, 영천, 상주, 밀양, 동해, 익산, 여수, 경주, 삼척, 보령, 논산, 나주, 김천, 안동, 문경 등 21곳의 도시가 인구를 비롯한 여러 가지 측면에서 축소되고 있는 '축소도시'로 분류됐다.


이러한 추세를 막기 위해 정부는 60여년에 걸쳐 수도권 규제를 비롯해 혁신도시 건설, 도시재생에 이르는 수많은 사업을 시행하고 엄청난 예산을 투입했다. 그러나 그 성과는 초라하다. 노력에도 어쩔 수 없는 것인지, 아니면 노력이 부족해서 이런 결과가 초래됐는지에 대한 질문에 대부분 지역은 의지와 노력으로 문제를 극복할 수 있다고 생각하며 이를 위해서는 더 많은 예산과 지원이 필요하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균형발전과 수도권 억제라는 대의명분의 존재하에 이러한 주장은 최소한 공식 석상에서는 언제나 진리이자 선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인구 감소가 발생할 경우 지방자치단체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상식적으로 생각해볼 때 가장 먼저 할 일은 줄어드는 인구에 맞춰 각종 시설을 재배치하고 도시계획을 비롯한 각종 계획과 행정 체계를 수정하는 일일 것이다. 인구가 증가하던 시절에 당연하게 생각하던 외곽으로의 확대 역시 강력히 제한하는 것이 타당하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 인구가 감소하고 있는 지자체 가운데 이러한 방식으로 대응하는 곳은 없다.


[최준영의 도시순례]총선과 축소도시

많은 지자체는 여전히 외곽 지역에 새로운 주거 단지를 건설하거나 각종 개발 행위를 적극 허용하고 있다. 장래 인구가 감소할 것으로 전망하고 이에 따른 도시계획을 수립하는 지자체는 거의 없다. 과거 지정한 시가화예정용지 가운데 아직 개발이 이뤄지지 않은 곳을 보전용지로 지정하는 등의 적극적 조치를 한 사례 역시 매우 드물게 나타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인구의 감소를 공무원 조직의 위기로만 간주하는 경향이 강하다는 것이다. 지난해 2월 경북 상주시는 인구가 10만명 이하로 감소하자 모든 공무원이 상복을 입고 근무하는 진풍경을 연출했다. 상주시는 인구가 10만명 이하로 감소한 후 2년간 회복하지 못하면 실ㆍ국이 1개 줄어들고 부시장 직급이 3급에서 4급으로 내려가는 것이 큰 문제라고 이야기하면서 정작 이로 인해 시민들이 겪을 수 있는 불편함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고 있다. 전체 공무원 가운데 1% 미만인 10여명 내외의 4급 서기관 이상에게만 해당하는 이야기를 지자체 전체의 문제인 것처럼 인식하는 것이 우리나라 지자체의 현실이다.


전 세계적으로 중소도시의 축소와 몰락은 광범위하게 발생하는 현상이다. 자동차산업의 중심지로 이름을 날리던 미국 디트로이트의 경우 1950년 185만명을 기록하던 인구가 2018년 68만명까지 감소했다. 기업 유치를 위해 세금 감면 혜택을 부여하고 도시재활성화를 위해 건물 신축, 경전철 개통 등의 투자를 시행했으나 결국 2013년 파산을 선언했다. 디트로이트는 축소되는 도시의 현실을 인정하고 시민들의 참여를 통해 투자억제지역 선정, 도시 서비스 전달 체계 재편, 방치된 주택 철거와 토지 용도 전환 등을 통해 남아 있는 주민들이 기본적인 행정 서비스를 제공받으며 생활할 수 있도록 도시계획을 전환했다. 추세를 반전시키기보다는 추세의 속도와 충격을 완화하는 조치라 할 수 있다.

[최준영의 도시순례]총선과 축소도시 최준영 법무법인 율촌 전문위원


독일의 경우 통일 이후 충분한 검토 없이 동독 지역 재건을 위한 투자를 확대하면서 기존 도시 외곽에 신규 주택 단지들이 건설됐다. 이로 인해 2000년대 들어 기존 도심의 공동화가 가속되고 100만가구 이상의 공실이 발생해 건설업체 파산과 주택시장 붕괴가 일어났다. 독일연방정부는 기존 주택 철거를 위해 보조금을 지급하는 극약 처방으로 공실률을 낮추고 주택시장을 안정화했으며 라이프치히를 비롯한 지자체는 철거 이후 발생한 토지의 효과적 사용을 위해 다양한 파트너십을 형성하는 데 노력했다. 이를 통해 인구 감소와 도시 축소의 속도는 늦춰졌으며 무엇보다도 시민들의 삶의 질 유지 그리고 미래에 대한 대비가 가능하게 됐다. 축소 지향적 도시 전략을 추진하는 도시들은 시민의 참여와 공감대 형성을 최우선으로 고려했으며 다양한 협력적 거버넌스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했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찾을 수 있다.

총선때마다 닮은 꼴 지역후보들
지역개발·예산증액 공약 난무
이젠 지역발전 레퍼토리 탈피
지역간 통합·협력서 해법 찾아야

축소 시대에 대응하기 위해 가장 먼저 해야 할 것은 '축소에 대한 인정'이다. 사람이 청년기를 거쳐 노년을 맞이하듯이 도시 역시 이러한 경로를 걷게 되는 것은 불가피한 면이 있다. 억지로 과거로 돌아가기 위해 노력하는 것보다는 축소를 받아들이고 그 속에서 시민들이 불편함을 느끼지 않도록 모든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그러나 우리는 눈앞의 현실을 부정하고 그 원인과 책임을 외부로 돌리는 데 익숙해져 있다.


문제의 해결은 지역 간 협력과 통합에서 찾을 수 있다. 경북 상주시가 인접한 문경시와 통합할 경우 인구 17만명, 예산 1조5000억원 규모의 지자체가 될 수 있다. 1인당 1000만원 가까운 예산을 집행하는 지자체가 할 수 있는 일은 많다. 그러나 이러한 이야기는 평소에도, 선거 때도 전혀 등장하지 않는다. 모든 문제는 지원이 부족해서 나타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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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 소멸은 과장된 표현이라 하더라도 축소도시는 현실이며, 이에 대한 적응과 준비는 늦출 수 없다. 이것이 현실이지만 정작 총선에 나선 후보자와 정당 누구도 이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고 있다. 수많은 개발 공약이 난무하는 지금의 모습이 4년 후 똑같이 반복될 것임을 우리 모두는 잘 알고 있다. 선거라는 무대에서 끝없이 반복되는 개발, 더 많은 예산 그리고 지역의 발전이라는 레퍼토리에서 이제는 탈피할 때가 되지 않았을까? <최준영 법무법인 율촌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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