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P vs ISP 입장 첨예 '망 대가' 재정 도출 코앞
방통위 "필요시 본사와 화상회의도 검토할 것"
이달 중순까지 SKB, 넷플릭스 대리인과 회의 진행
이르면 5월께 '재정안' 나올 듯
[아시아경제 구채은 기자] 방송통신위원회가 세계 최대 온라인스트리밍업체인 미국 넷플릭스 본사와 화상회의 진행을 검토하고 있다. SK브로드밴드와 진행 중인 '망 이용대가' 재정안 도출과 관련해 본사의 명확한 입장 확인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넷플릭스 트래픽이 폭증하는 가운데 한국 정부의 중재 하에 마련될 SK브로드밴드와 '재정안'은 글로벌 레퍼런스가 될 것으로 보여, 우리 정부 요청에 넷플릭스 본사가 보일 대응에 귀추가 주목된다.
방통위, 넷플릭스 본사와 화상회의 검토
4일 업계에 따르면 방통위는 이르면 이달, 늦어도 5월 이내에 넷플릭스 본사와 화상회의를 추진한다. 지난해 11월부터 진행됐던 SK브로드밴드와의 '망 이용대가 재정안' 도출의 일환이다. 방통위 관계자는 "넷플릭스 측의 서면 답변서 만으로는 불충분한 부분이 있을 수 있어 본사와의 회의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며 "중립적이고 합리적인 재정안 마련을 위해 필요시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방통위는 지난달 말 SK브로드밴드, 넷플릭스 법정대리인으로부터 각각 최종 '반박자료'를 받고 재정안 마련을 시작했다. 이달 10일까지 SKB, 넷플릭스 대리인 양측과 만나 회의도 진행 중이다. 방통위 관계자는 "현재 불거지는 망 품질 저하 문제도 본질적으로 CP와 ISP 간 망 이용대가 갈등에서 빚어진 사안"이라면서 "여러 이슈에서 다툼의 소지가 있는 부분이라 면대면으로 양측을 만나 쟁점들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의 말을 종합해보면 넷플릭스 측은 미국 본사 기본 입장을 바탕으로 정당하게 망을 쓰고 있으며 협상을 거부하지 않고 있다는 의견을 고수하고 있다. 반면 SK브로드밴드는 넷플릭스의 국내 트래픽이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급속히 늘어, 전송 비용이 급증함에도 넷플릭스가 망 이용대가 협상에 응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이다.
코로나發 트래픽 증가로 갈등 더 커져...'재정안' 촉각
문제는 최근 코로나19 영향으로 네트워크 트래픽이 늘면서 이용자들이 넷플릭스 화질에 불편을 겪고 있다는 점이다. 통신사 진영에선 여전히 넷플릭스 등 콘텐츠업체의 '공짜 망(網) 사용'을 지적하고 있고, 넷플릭스는 캐시서버 설치 등 다른 방식으로 망값 지불을 상쇄될 수 있다고 주장하는데 두 진영간의 갈등으로 이용자들이 불편을 겪고 있는 형국이다. 최근 넷플릭스는 네트워크 정체를 줄이기 위해 유럽에서 화질을 낮추는 '특단의 조치'를 취하기도 했다.
SK브로드밴드와 넷플릭스 간의 '재정안'은 이르면 5월 결론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중재안에는 구체적 분쟁 사례를 바탕으로 망 이용대가 협상 성립을 위한 원칙과 방식, 절차 등 구체적인 기준이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넷플릭스의 국내 유료 가입자는 지난 2018년 40만명에 불과했으나 현재 200만명을 돌파, 2년 만에 5배나 폭증했다.
한편 현재 네이버 등 국내 콘텐츠 업체는 통신사에 망 사용료를 700억원(2016년 기준) 가량 납부하고 있다. 유튜브, 넷플릭스는 망 이용대가를 내지 않고 있다.
구채은 기자 faktu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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